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정태용의 한반도평화워치] 막대한 이득 예상되는 동북아 에너지 협력 나서자

비핵화와 북한 에너지난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 문제는 더욱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북한 비핵화의 범위와 로드맵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 동시에 북한이 비핵화를 진행한다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경제 발전을 위하여 필요한 구체적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국가의 경제 발전은 기본 요건에 해당하는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와 시설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북한 비핵화를 통하여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 보장된다면 이 지역 국가들의 경제 협력이 가능해진다.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과 북한의 경제 발전 로드맵을 가지고 북한과 미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는 서로 조건을 맞추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북한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인 지금이야말로 북한과 국제 사회의 경제 전문가들이 모여 북한의 경제 발전 로드맵을 논의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북아 에너지 협력의 걸림돌 북한
 
국가 간에 에너지 거래를 통하여 서로 이득을 얻는 경우는 아주 많다. 러시아는 풍부한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하여 유럽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기업 가스프롬은 러시아와 유럽을 포함하여 세계 각국에 가스를 공급함으로써 세계적 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하였다. 북유럽의 스웨덴·노르웨이·핀란드·덴마크는 각국 전력망을 서로 연결, 전력 거래를 통하여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지역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여 참여국들이 ‘윈-윈’의 상황을 만드는 사례는 아주 많다.
 
동북아 지역에서도 러시아 가스를 파이프로 연결하여 중국·한국·일본에 공급하는 사업에 관한 논의는 30년 넘게 하고 있지만, 아직도 실현되지 않고 있다. 최근 몽골과 중국 북부에서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발전하여 한국·일본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동북아 수퍼그리드 사업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 그러나 늘 논의에만 그치고 실현이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동북아 지역 국가 간 에너지 협력이 어려운 것은 우선 지정학적(Geopolitical) 요인이 크다. 싸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은 한 국가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유지하는데 기본 요소 중 하나다. 에너지 안보(Energy Security) 문제는 어느 국가든 주요 국가 어젠다이다. 에너지 공급을 주변국과 상호 의존하려면 서로 상당한 신뢰가 쌓여야 한다. 동북아 지역 국가들 사이에는 이러한 신뢰가 매우 부족하다.
  
과거사가 발목 잡은 동북아 협력
 
둘째, 동북아 지역 내 국가 간 경제적·기술적 격차가 너무 크다. 중국·일본·한국은 경제 규모도 크고, 관련 기술도 가지고 있다. 이 지역에서 에너지 협력 사업이 시작되면 투자할 여력도 충분하다. 그러나 몽골·북한·러시아 연해주 지역은 에너지로 활용될 수 있는 천연자원은 많으나 에너지 시스템이 낙후되고 자국의 힘만으로 에너지 인프라를 개선하거나 확대할 수 있는 투자를 할 수 없다. 동북아 지역 국가 간 상이한 여건과 상황을 극복하고 에너지 협력 사업을 발굴하고 국제적 투자 여건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셋째, 이 지역은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얽혀있는 민족 간 정서가 있다. 이 지역은 역사적으로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지배하고, 입장이 바뀌어 지배당한 경험이 많은 지역이다. 서로 협력하고 선의의 경쟁을 통하여 국가와 지역이 이익을 얻는 사례를 많이 만들지 못하였다.
 
더욱이 동북아 에너지 협력을 할 때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북한의 입장이 문제이다. 북한은 오랫동안 중국을 제외하고는 국제 사회와의 경제 협력과 교류를 제한하는 경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북한을 포함하여 동북아 지역 국가들은 에너지 협력으로 예상되는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얻지 못하고 있다.
  
북 에너지 시스템의 3D 원칙
 
북한은 2015년 국제 사회가 온실가스를 자발적으로 줄이고자 하는 파리협약에 동참하였다. 북한은 2016년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안을 기후변화협약에 제출하였다. 국제 사회와 협력을 조건으로 2030년까지 기준안보다 32.25%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구체적 정책 대안으로는 원자력 발전,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용, 에너지 효율 향상 등을 우선순위가 높은 정책으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와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북한 경제 상황은 이를 감당할 수 없다.
 
북한은 온실가스 감축을 포함하여 21세기형 에너지시스템 구축의 기본 방향을 포괄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한을 포함하여 전 세계 많은 국가의 에너지 정책 기본 방향은 탈탄소화(Decarbonized), 분산형 전원 구성(Decentralized), 디지털화(Digitalized)라고 할 수 있다. 북한도 이러한 ‘3D 원칙’ 아래에 구체적 투자와 기술 방안을 포함해야 한다.
 
첫째, 북한 에너지의 탈탄소화 방안이 구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북한의 주요 에너지원은 석탄과 수력이다. 석유의 사용은 매우 제한적이고 국내에서 생산되는 석탄이 1차 에너지원이다. 전력 생산의 반 이상은 수력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 경제가 개방되고 발전한다면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여 화석연료의 사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는 필연적으로 이산화탄소·미세먼지·대기오염 물질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비화석연료나 저탄소를 배출하는 에너지원의 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시급하다.
  
북 비핵화·에너지 논의 병행해야
 
둘째, 분산형 전원 구성이다. 그동안 에너지 시설은 중요한 사회간접자본으로 중앙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다. 그러나 통신 및 다양한 기술의 발전에 따라 재생에너지원과 에너지 저장 장치를 결합한 분산형 전원 구성이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시스템으로 정착하고 있다. 북한도 낙후된 전력 시설을 개선함과 동시에 분산형 전원 구성의 구체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셋째, 에너지 부분의 디지털화이다. 통신 기술과 접목된 양방향 디지털 에너지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스마트 그리드 등 에너지 부문에서 디지털의 활용 방법은 다양하다. 실시간으로 에너지 생산·소비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높이고 다양한 오염원을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다.
 
따라서 북한과 국제 사회는 비핵화 협상과 병행하여 북한 에너지시스템의 기본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 북한 경제 발전의 기반을 제공하고 동시에 동북아 지역의 에너지 협력의 큰 틀에서 관련 국가들과 ‘윈-윈’이 되는 조건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같이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 에너지난 개선 없이 경제 발전 어려워
2015년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찍은 한반도 사진. 남쪽은 불빛이 뚜렷하나 북쪽은 어둠에 묻혀 심각한 북한 전력난을 보여준다. [사진 스콧 켈리 트위터]

2015년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찍은 한반도 사진. 남쪽은 불빛이 뚜렷하나 북쪽은 어둠에 묻혀 심각한 북한 전력난을 보여준다. [사진 스콧 켈리 트위터]

약 반세기 전인 1971년 북한의 1인당 1차 에너지 공급은 1.31t(석유 환산 톤)으로 당시 남한(0.52t)의 2.5배가 넘었다. 1인당 전력소비량도 북한은 909㎾h로 남한(295.6㎾h)의 3배가 넘었다. 남한의 인구가 북한보다 두 배 이상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총 1차 에너지 공급과 총 전력 소비는 북한이 남한보다 많았다.
 
그러나 45년이 지난 2016년에는 정반대 실적이 나타난다. 남한의 1인당 1차 에너지 공급량은 5.51t으로 열 배 이상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북한은 0.35t으로 과거보다 오히려 줄었다. 남한 지표의 6%에도 못 미친다. 2016년 1인당 전력 소비도 남한은 1만618 ㎾h로 45년 동안 36배가량 증가하였다. 그러나 북한은 561㎾h에 불과하여 남한의 5% 정도에 그쳤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북한의 에너지 시설은 대부분 낙후해 전력 부문 효율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국가 경제 발전의 주요 요소인 에너지 부문에서의 획기적 개선이 없이 북한의 경제 발전은 어렵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와 21세기형 새로운 기술의 도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북한의 장기 에너지 정책 기본 방향이 동북아 지역에서의 에너지 협력 사업의 큰 틀에서 북한 비핵화 논의와 더불어 국제적으로 시급히 논의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정태용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리셋 코리아 통일분과 위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