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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때리고 정신병원까지 보낸 원장…횡령 의혹도


[앵커]

장애인 시설을 운영하는 원장이 이곳에 있는 장애인을 폭행하고,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시킨 사실이 드러나 비난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이 원장은 정부 보조금을 빼돌리고 후원금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미 과거에 시청에 제보가 들어갔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고, 경찰의 압수수색이 언제인지도 원장은 미리 알았습니다.

박병현, 임지수 기자가 이어서 보도해드리겠습니다.

[박병현 기자]

경북 경주의 한 장애인 거주시설 내부 식당입니다.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이 손가락질을 하며 한 장애인을 부릅니다.

잠시 후 이 남성은 장애인 팔을 뒤로 꺾더니, 식탁으로 거세게 밀칩니다.

장애인이 도망치자 식탁을 발로 찹니다.

가해자는 이 시설의 정모 원장.

직원들은 CCTV가 없는 곳에서 더 심한 폭행이 이루어졌다고 말합니다.

[A씨/장애인 거주시설 관계자 : 거기 CCTV가 없어요. 거기서 이제 원장님이 폭행을 하고 계셨어요. 벽에 붙이고 민 다음에 진짜 여기를(얼굴을) 그냥 정말 무자비하게…]

때린 이유는 자폐 장애인 김모 씨가 자신을 놀렸다는 것입니다.

[B씨/장애인 거주시설 관계자 : 한번 본때를 보여주면 다시는 나한테 안 그런다.]

폭행 후 원장이 김 씨를 보낸 곳은 정신병원.

[A씨/장애인 거주시설 관계자 : 저 XX 빨리 치워버리라고 그리고 당장 퇴소시켜버리라고 막 그러셨어요.]

아버지는 아들의 문제로 알고, 입원에 동의했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 자기들 말, 의견을 잘 안 따르거나 애가 자꾸 남한테 때리거나 사고 친다 이거죠.]

폭행 사실도 올해 3월, 경찰 연락을 받고 알게 됐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 피해자가 OO이라 조사를 꼭 해야 됩니다. 그래서 알게 됐죠.]

정 원장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7월, 원장 폭행과 보조금 횡령 의혹을 제보받은 장애인 인권기관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입니다.

직원들은 3년 전에도 시청에 감사를 요청했지만 아무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조모 씨/전 회계담당자 : 노트북하고 외장 하드에 서류를 다 들고 시청 상담실에 그 계장님을 찾아가서 사정이 이러이러하다.]

이후 자신이 제보한 사실만 알려졌다는 것입니다.

[조모 씨/전 회계담당자 : 그 계장님과 원장님이 아주 친분이 두텁고 (시청 방문 이후) OOO하고 접촉을 하지 마라.]

담당 공무원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김모 씨/당시 담당 공무원 : 정확하게 기억을 못 하겠는데 내용은 제가 정확하게 기억을…]

경찰 수사 과정도 황당합니다.

지난 3월 경찰의 압수수색 하루 전 날, 정 원장이 직원에게 전화를 겁니다.

[정모 원장 (올해 3월 직원과 통화) : 내일 아침에 경찰에서 압수수색 오거든? 특히 동영상 같은 거 CCTV 다운 받은 그런 거 찾아보고 최OO 자료 찾아보고 다 지우고. 부식 관련 서류라든가 촉탁의 관련 서류 같은 거 다 없애버리고.]

당일 CCTV에는 원장 지시에 따라 직원들이 증거를 없애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혔습니다.

경찰은 단순 실수였다고 말했습니다.

[경주경찰서 관계자 : 순경이 그걸 잘 몰랐어요. 몰라가지고 (현장에) 입회를 하라고 전화를 알려준 거 맞아요. 그거 실수한 거 맞아요.]

정 원장은 취재진에게 "지역 공무원과의 유착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면서도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고 해명했습니다.

[임지수 기자]

정 원장의 부인이자 사무국장인 서모 씨가 장애인 특별급식비로 처리한 영수증입니다.

지난해 10월, 한 대형마트에서 소불고기 1팩, 명란 마요네즈 등 17만 원어치를 샀습니다.

서씨는 대형마트 영수증을 수시로 특별급식비로 처리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장애인 식사를 만드는 조리사는 대형마트 식재료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이모 씨/장애인 거주시설 조리사 : 취급 자체를 안 합니다. 그런 거는 단가도 크고 해서 아예 그런 건 쓰지도 않았거든요.]

오히려 식비를 줄이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모 씨/장애인 거주시설 조리사 : 금액이 좀 커진다 싶으면 매일 불러내서 사람을 잡았거든요. 쥐잡듯이.]

정부에서 정 원장 시설에 지급하는 한 달 부식비는 750만 원에 달합니다.

직원들은 정 원장 부부가 부식비 일부도 업체로부터 현금으로 돌려받았다고 주장합니다.

[C씨/장애인 거주시설 관계자 : 원장이 어느 날 갑자기 계속 저한테 요구했어요. 부식비를 저보고 받아오라. 그래서 자기한테 줘라.]

이 때문에 장애인들에게 특별급식은 커녕, 죽과 김치만 주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A씨/장애인 거주시설 관계자 : 그 여자는 그 카드를 들고 장을 봐서 자기 집 애들을 먹인 거죠. 특별급식비라고 거기다 적어버리면 그거 누가 알겠어요?]

정부 보조금을 받는 장애인시설들은 보건복지부 회계 시스템에 사용 내역을 올립니다.

하지만 정 원장 부부처럼, 보조금을 엉뚱하게 쓰고 사용 내역을 가짜로 기록해도 문제가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정 원장이 노린 제도상 허점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장애인 거주시설은 담당 의사를 반드시 지정해야 합니다.

이른바 '촉탁 의사' 제도입니다.

정 원장은 촉탁 의사에게 지급되는 보조금 수백만 원도 후원금으로 일부 돌려받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C씨/장애인 거주시설 관계자 : 촉탁의 급여를 주고 이제 후원금 명목으로 100만원이나 150만원 이렇게 받으면 원장이 개인적으로…]

경찰은 이번주 중 수사를 마무리 짓고 검찰에 사건을 넘길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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