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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고 전화·문자…학원 도 넘은 마케팅에 학부모 ‘스트레스’

대치동 학원가 모습. [중앙포토]

대치동 학원가 모습. [중앙포토]

고1 아들을 키우는 전업맘 김모(50·서울 강남구)씨는 지난달 불쾌한 일을 겪었다. 아이의 중간고사가 끝난 후 집 근처 A학원에서 걸려온 전화 때문이었다. 학원의 상담실장인 것 같은 상대방은 “A학원에서 새롭게 개강하는 수학수업을 수강하라”고 권했다. 김씨가 “아이가 이미 다니는 학원이 있고, 해당 과목 시험을 잘 봐 괜찮다”고 했지만, 학원 측은 막무가내였다. 김씨 자녀가 다니는 학교를 거론하며 “이번 중간고사가 쉽게 나왔다. 기말고사는 지금처럼 공부해선 안 된다. A학원 수업을 들어야 1등급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시험 이후나 방학을 앞두고 학원 마케팅이 활발한 기간에 하루가 멀다고 이런 전화를 받는다. 대부분 김씨 자녀가 다닌 적이 없는 학원이다. 김씨는 “아이가 중3 때 고입을 앞두고 강남 대치동 학원에서 열리는 설명회에 자주 참석했었는데, 그때 남긴 연락처를 학원들이 활용하는 것 같다”며 “수신 거부를 하는 데도 한계가 있어서 요즘에는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는 아예 안 받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화·문자 등을 이용한 학원들의 도 넘은 마케팅에 스트레스받는 학부모들이 많다. 학부모들이 상담이나 설명회 예약을 위해 남긴 휴대전화 번호를 학원 측이 폐기하지 않고 이후에도 홍보나 마케팅에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이런 일은 소규모 학원이 밀집한 강남 대치동이나 목동 등지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 이들 학원은 대형학원과 달리 전화나 문자를 이용한 마케팅에 주력하기 때문이다. 강남 대치동의 한 학원 원장은 “대치동에 있는 학원 중에는 문자나 전화를 이용해 학부모들에게 학원 프로그램을 알리는 시스템을 갖춘 곳이 많다”며 “자녀의 성적이나 희망 진로에 따라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이 제각각이라 대상 범위를 좁혀 마케팅하는 게 효과적이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들 학원이 대부분 무단으로 수집한 정보를 활용한다는 데 있다. 현행법상 전화번호 등의 개인정보는 수집·이용·제공할 때 개인의 동의를 받아야만 한다. 만약 학부모의 동의 없이 학원 측에서 이를 수집·활용했다면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
대치동 학원가 풍경. [중앙포토]

대치동 학원가 풍경. [중앙포토]

또 학원들의 마케팅이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비판도 있다. 단순히 학원 프로그램만 소개하는 게 아니라 ‘1등급 20%’처럼 강사들의 성과를 알리는 경우가 많아서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이런 연락 자체가 ‘공포 마케팅’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2 딸을 둔 이모(48·서울 강남구)씨가 최근 대치동의 B학원에서 받은 문자가 대표적이다. 강남 대치동에서 이름이 알려진 고등학생 대상 보습학원에서 한 수학강사의 수업 개강을 알리는 문자였다. 하지만 강의에 대한 정보는 없고, 온통 홍보성 내용뿐이었다. ‘해당 수업을 들은 학생 중에 2019학년도 수능 만점자가 5명 배출됐다’ ‘수능에서 지난해 수강생의 25%가 1등급, 22%가 2등급 상승했다’는 식이었다. 이씨는 “평소에 사교육을 많이 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하다가도 이런 문자를 받으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괜히 우리 애만 쉬운 길을 두고 돌아가는 건 아닌지 불안해진다”고 털어놨다.
 
학원들은 이런 마케팅이 학부모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강남에서 학원을 운영 중인 한 원장은 “학부모들이 먼저 ‘C강사 수업 개강하면 연락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많다. 또 학부모들이 요구하면 연락처를 삭제하고, 문자를 보낼 때도 무료수신거부 번호까지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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