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만난 벨기에 출신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와 엄마 베로니끄 퀸타르트. 아들과 함께 한국 방송 프로그램에서 몇 차례 요리 솜씨를 뽐낸 베로니끄는 최근 요리책도 펴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6/06/5f5dd06d-1a58-48a8-8ab7-06bb89f92106.jpg)
서울에서 만난 벨기에 출신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와 엄마 베로니끄 퀸타르트. 아들과 함께 한국 방송 프로그램에서 몇 차례 요리 솜씨를 뽐낸 베로니끄는 최근 요리책도 펴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비정상회담’ 줄리안 엄마 요리책
참치 채운 복숭아, 콩 베이컨 스튜…
TV에서 손맛 보여준 유럽의 집밥
전세계 학생 사귀며 메뉴 넓혀가
한국 김·더덕 외국에도 잘 통할 듯
![예능 ‘삼청동 외할머니’에서 벨기에식 미트볼을 만들고 있는 베로니끄. [사진 KBS]](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6/06/6e239224-041f-48fe-b710-a7024be455c0.jpg)
예능 ‘삼청동 외할머니’에서 벨기에식 미트볼을 만들고 있는 베로니끄. [사진 KBS]
베로니끄는 이처럼 “지리적으로 해체된 가족들을 위해 요리책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매일 함께 식사할 수는 없지만 더 많은 레시피를 공유하게 된 것 같아요. ‘엄마, 이건 어떻게 만드는 거야?’라는 전화를 하루걸러 하루씩 받다 보니 아예 가족 요리책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었죠.”
그는 “유럽 요리라고 하면 매우 복잡하고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먹는 집밥은 그렇지 않다”며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따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식 집밥』에는 애피타이저·전채·메인요리·수프·디저트 등 50가지 레시피가 담겼다. 참치를 채운 복숭아, 깍지 콩 베이컨 스튜 등 간편하면서 파티에 제격인 요리도 여럿 눈에 띈다.
![베로니끄와 남편 도미니끄 퀸타르트. [사진 다산북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6/06/f171553b-f64a-4f2c-94ae-8021bb91acda.jpg)
베로니끄와 남편 도미니끄 퀸타르트. [사진 다산북스]
다양성은 이 가족의 식탁이 더 풍성해진 비결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도 다른 문화권에서 생활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 베로니끄 역시 학창시절 1년간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사과 크리스피는 홈스테이 가정의 아빠한테 배운 레시피예요. 완전 미국식이죠. 줄리안이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간 동안 우리집에도 교환학생들이 왔어요. 일본·미국·멕시코·브라질 등에서 새로운 학생이 올 때마다 스시·피자·세비체·슈하스코 등 새로운 요리에 도전할 수 있었어요. 김치와 살라미를 넣은 샌드위치도 꽤 괜찮은 조합이랍니다.”
베로니끄는 가장 좋아하는 한국 식재료로 김을 꼽았다. “벨기에는 해초류를 잘 안 먹어요. 그런데 김은 너무 맛있더라고요. 불고기맛·치즈맛 등 한국에 올 때마다 새로운 맛이 생기고. 누구에게 선물해도 다 좋아하고요. 더덕도 유럽에서 잘 통할 것 같아요. 식감도 독특하고 건강한 느낌이라. 벨기에 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 한국 식당이 많아졌어요. 한국 식당이 아닌 곳에서 김치를 주는 경우도 있었는 걸요. 웰빙 음식이라면서.” 줄리안이 SBS ‘잘 먹고 잘 사는 법’에서 3년간 전국 재래시장 등을 훑고 다닌 덕에 베로니끄도 메주 만들기부터 김장 체험까지 한국 음식 경험 폭이 넓다.
그는 벨기에의 달라진 식문화에 아쉬움을 표했다. “제가 어렸을 때는 점심시간이 2시간이어서 출근한 아빠도, 학교에 간 아이들도 다 집에 돌아와서 점심을 먹었거든요. 지금은 불가능하죠. 여자들도 다들 일을 하니 식사 준비를 할 수가 없죠. 남녀평등은 좋지만 점심은 다 샌드위치로 때우게 된 건 슬픈 일인 것 같아요.”
줄리안은 처음 듣는 듯 “그게 정말이냐”며 “벨기에에서는 점심을 ‘디네(dîner)’, 저녁을 ‘수페(souper)’라고 하는데, 진짜 예전에는 가장 주된 식사가 점심이었나 보다”라며 신기해했다. “사실 저도 벨기에에 대해 잘 모르는 것도 많아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한국에 와서 쭉 살았잖아요. 그래서 ‘비정상회담’을 할 때는 부모님과 하루에도 몇 시간씩 통화하고 그랬어요. 주제가 정해지면 저도 공부를 해야 되는 거죠.”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