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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희토류 수출규제 외친 날, 美 "한국과 공조" 동맹 압박

중국의 희토류 광산 채굴 현장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의 희토류 광산 채굴 현장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희토류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관세와 화웨이 논쟁 등으로 표출됐던 미·중 갈등이 이번에는 희토류를 매개로 불붙었다.
 
中 ‘전략자원’ 인식…“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희토류 무기화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쪽은 중국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이하 발개위)가 4일(이하 현지시간) 희토류 업계 전문가를 모아 대미 수출 규제 방안을 논의했다. 발개위는 중국의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기구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망 등은 해당 회의에서 “희토류는 현대 산업 전반에 필수불가결한 전략적 물자로,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수출 물량 흐름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 및 심의 절차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고 전했다. 발개위는 이에 대해 “효과적인 보존 및 생산 운용을 추진해 희토류 자원이 전략자원으로서 특별한 가치를 나타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국은 지난달 8~9일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된 뒤 이처럼 희토류 수출 규제를 노골적으로 공론화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0일 류허 부총리를 대동하고 중국 장시(江西)성 희토류 생산지를 시찰한 게 신호탄이었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달 20일 중국 희토류 생산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신화통신]

시진핑 주석이 지난달 20일 중국 희토류 생산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신화통신]

 
 지난달 28일에는 발개위 책임자가 중국 CCTV 인터뷰에서 “만일 누군가 우리가 수출하는 희토류로 만든 제품을 이용해 중국의 발전을 저지하고 압박하려 한다면 장시성 남부 옛 중앙 소비에트 인민과 중국 인민 모두 불쾌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유통을 사실상 거의 독점한다. 지난 2월 미 지질조사국(USGS)은 지난해 희토류 글로벌 생산량(17만t)의 70.6%(12만t)가 중국산이라고 집계했다. 게다가 직전 4년(2014~2017)간 미국이 수입한 희토류의 80%가 중국산이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익명의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은 중국처럼 희토류가 풍부하지 않다. 우리는 ‘킬러 카드’를 가지고 있다”는 중국인들의 관점을 전했다.
 
美 안보 이슈화…“한국 등 동맹과 전략적 공조”
 미국은 일찍이 희토류 문제의 심각성을 감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무역전쟁 선전포고 이전인 2017년 12월에 이미 “차질 없는 ‘중대 광물(Critical minerals)’ 공급 확보를 위한 연방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여기서 말하는 중대 광물이란 “미국의 경제 발전과 국가 안보에 필수 사안”이 되는 자원들이다. 미 내무부가 지난해 희토류를 비롯한 중대 광물 35종을 추려 발표했다.
 
그래픽=김영옥·차준홍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차준홍 기자 yesok@joongang.co.kr

 
 중국이 발개위 회의를 연 4일, 미 상무부는 차질 없는 희토류 공급 확보를 위한 연방정부 차원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위협이 최근 현실화하자 곧바로 준비했던 대책을 공개한 것이다. 50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미국은 중대 광물 공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경제·군사 양쪽 모두에 잠재적 취약점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동맹국들과의 전략적 공조를 통해 중국 공세를 무력화하겠단 방침을 밝혔다. 상무부는 “관심이 있는 파트너들, 특히 캐나다, 호주, 유럽연합(EU), 일본, 한국과 협력·공조를 계속 확대해야 한다”고 기술했다. 화웨이 때와 마찬가지로 안보동맹국들에게 ‘희토류=안보 문제’라는 인식을 전파하고, 대중국 희토류 전선 동참을 요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탐사·채굴·가공·유통은 물론이고 재활용과 연구·개발, 정보공유까지 광범위한 공조를 추진할 계획이다.
 
 보고서에는 동맹국 공조를 포함한 24개의 세부 목표와 61개 행동 권고 사항이 담겨 있다. 희토류는 휴대전화, 컴퓨터, 자동차, 비행기뿐 아니라 각종 첨단 무기 생산에 필요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이 이날 보고서를 발표하며 “희토류 없이는 현대의 삶이 불가능하다”며 “정부는 미국에 핵심 자원의 공급이 끊이지 않도록 보고서 권고에 따라 전례 없는 조치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희토류 동맹국으로 한국을 거론하면서 상황에 따라 우리 정부가 난처한 입장에 처해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한국 역시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가 높은 데다 미국은 우리와의 동맹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연구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희토류 수입(약 826억7000만원어치)의 42%가 중국에서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소장은 5일 국회 강연에서 “미·중 무역전쟁은 단순한 ‘관세 전쟁’을 넘어 ‘미래 패권경쟁’이 됐다”면서 “우리나라는 끊임없이 선택을 강요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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