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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 돼야""사약"…을 vs 을 싸움만 만든 최저임금 공청회

[현장에서]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가운데)과 노.사.공익위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2020년 최저임금 심의 관련 공청회에서 토론자의 발표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가운데)과 노.사.공익위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2020년 최저임금 심의 관련 공청회에서 토론자의 발표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최저임금이 오르면 짧게 여행도 갈 수 있을 것 같다." (청년유니온 소속 청년)
 

[현장에서]

"2~3%만 더 올리는 것도 사약을 내리는 것과 같다." (40대 편의점주)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 심의를 앞두고 5일 최저임금위원회가 연 공청회에서 나온 말이다. 노동계와 소상공인의 생각이 극명하게 대립했다. 예상과 한 치의 어긋남도 없었다.
 
이날 공청회 토론자는 근로자 쪽에선 노동단체 소속, 사용자 측에선 소상공인 단체가 나섰다. 각 3명씩이다.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를 잃은 실직자의 목소리는 없었다. 그나마 사용자 쪽엔 개인 사업자가 포함돼 현실을 토로했다.
 
노조는 최저임금 심의 전부터 "시급 1만원 쟁취"를 주장하고 있던 터였다. 소상공인은 동결 또는 소폭이라도 인하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공청회 발언 내용도 다를 바 없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한 경험이 있다는 박종은 청년유니온 조합원은 "노동강도에 비해 임금이 적다. (알바생들은)1만원대를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이마트노조 박상순 부위원장은 "노조가 있는 경우에는 그나마 최저임금을 받지만 노조가 없는 협력업체 노동자의 실질 임금은 하나도 인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신상우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는 "월 200만~300만원도 벌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의 인위적인 최저임금 인상 정책으로 자영업자가 퇴출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근재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소상공인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이 반복되면 분노와 저항으로 정부에 대응하겠다"고 주장했다.
 
공청회라기보다 각자의 주장만 강변한, 공회전이 일어난 셈이다.  
 
공익위원을 역임했던 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정부가 의견을 수렴한다는 생각은 좋다. 그러나 뻔한 의견을 공청회란 이름으로 여는 건 얼마 남지 않은 심의 기간을 생각하면 시간만 허비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차라리 산업현장을 한 번이라도 더 찾아 근로자와 실직자. 중소영세사업자를 만나는 게 훨씬 효율적이지 않겠는가." 을(乙)끼리의 말 싸움판을 만들기보다 을(乙)이 겪는 삶의 현장에서 해법을 모색하는 게 맞다는 얘기다. 그래도 공청회가 필요하다면 노동 단체나 사용자 단체가 아니라 산업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청회로 꾸려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최저임금위는 10일 광주, 14일 대구에서도 공청회를 연다. 의견수렴을 하는 시늉을 할 게 아니라 진짜 의견을 들으려는 고민이 느껴지질 바란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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