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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맥주 '4캔 1만원'···50년만의 주세 개편, 결국 이걸로 끝

오비맥주의 '카스' 캔 제품. [중앙포토]

오비맥주의 '카스' 캔 제품. [중앙포토]

50년 만의 주세 개편이 결국 ‘국산 맥주 4캔에 1만원 만들기’로 일단락됐다. 
주세 개편으로 세 부담이 확실히 줄어든 품목은 국산 캔맥주뿐이기 때문이다. 500mL 1캔당 총 세금은 207.5원이 내려간다. 반면 병맥주는 1L당 23원 오르며, 소주·위스키 등 증류주는 기존 종가세(가격에 비례해 과세)를 유지하기로 해 변동이 없다. 생맥주는 종량세(양과 도수에 비례해 과세)를 도입할 경우 1L당 445원 오르지만, 2년간 세율을 20% 경감키로 했다. 

맥주·막걸리, 종량세로 개편

 
편의점 CU에 따르면 카스(2850원·오비맥주)·테라(2700원·하이트진로)·클라우드(2950원·롯데주류)의 500mL 캔 소비자가는 2833원이다. 종량세를 도입해 1캔당 207.5원(출고가 기준)의 세금 인하 효과를 그대로 적용하면 약 2600원이 된다. 출고가가 내려가면 도·소매 유통 비용도 줄어들어 소비자가는 이보다 더 내려갈 수 있다. 4캔으로 치면 1000원 이상의 인하 여지가 생긴 셈으로 ‘4캔 1만원’이 가능해졌다. 
 
하이트진로 '참이슬' 소주. [사진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 '참이슬' 소주. [사진 하이트진로]

국산 맥주 3사(오비맥주·하이트진로·롯데주류)는 반색이다. 3사는 일제히 “이제야 ‘기울어진 운동장’이 바로 섰다. 수입맥주와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5일 밝혔다. 기존 종가세에선 수입가를 낮게 신고한 수입맥주의 과세 표준이 국산 맥주보다 낮아 상대적으로 국산 맥주가 ‘역차별’을 받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수입맥주에 밀려 가동률이 떨어진 국산 맥주 공장이 다시 돌아갈 것”이라며 “다시 호가든·버드와이저의 국내 생산을 검토 중이다. 거의 확정적”이라고 말했다. 가격 인하 계획에 대해서도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종량세 도입을 줄기차게 요구한 수제맥주도 환영 의사를 밝혔다. 지금까지 가격이 비싼 수제맥주는 이와 비례해 높은 세금을 냈다. 김태경 어메이징브루잉 대표는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큰 그림으로 봐서 종량세가 맞다. 이제부터는 맛과 품질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매장에서 7000~8000원에 팔리는 수제맥주(생맥주) 가격을 1000원~1500원 정도 내릴 여지가 생겼다”고 했다. 
 
‘주세 개편’ 열매 누가 따먹었나 
50년 만의 주세 개편은 국산 맥주의 볼멘소리에서 시작됐다. 수입맥주가 편의점 등 가정용 채널에서 ‘4캔 1만원’으로 영토를 넓히자 국산 3사의 점유율이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수입맥주 점유율은 지난 2013년 4.4%에서 5년 만에 21.3%로 늘었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는 국산 맥주의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 아래 종량세 도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종량세를 도입할 경우 “4캔 1만원 맥주는 못 먹는 거냐”는 소비자 반발에 부딪혔다. 또 도수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면 소주 가격이 오르게 돼 ‘서민의 술’ 가격을 올릴 거냐는 반발도 컸다. 양립 불가능한 2가지 숙제를 안고 오락가락하다 결국 ‘맥주 내리고 소주 그대로’로 일단락 지은 셈이다. 아량을 베풀 듯 호기롭게 시작했으나, 결말은 어정쩡했다.  
 
그 와중에 오비맥주·하이트진로·롯데주류는 종량세 발표 전인 지난 4~5월 일제히 가격을 올려 ‘꿩 먹고 알 먹고’를 실현했다. 맥주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한 오비맥주는 종량세 전환 후 가격 인하 ‘찬스’도 쓸 수 있게 됐다. 또 호가든·버드와이저 등을 국내 생산할 경우 원가를 낮춰 시장점유율을 더 끌어올릴 수도 있다. 소주·맥주를 모두 생산하는 하이트진로·롯데주류도 이번 주세 개편의 수혜자다.   
 
“소주·맥주만 술이냐”…기타 주류의 반발 
와인·사케·위스키 등은 이번 개편에서 제외됐다. 또 소주(희석식)의 종가세가 유지되며, 같은 종별로 묶인 증류식 소주도 여전히 높은 세금이 매겨진다. 고급 증류식 소주 ‘화요’가 대표적이다.
 
기재부는 “여타 주종은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며 “맥주의 (종량세) 전환 효과를 봐가며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의 ‘선택적 종량세’는 세수 감소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맥주 세제 개편으로 세수가 300억원이나 줄어드는 마당에 위스키 등 고도(高度)주까지 포함할 경우 감소 폭이 더 늘기 때문이다. 
 
조태권 화요 회장은 반발했다. 조 회장은 “50년 만의 주세 개편이 국산 맥주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선 안 된다”며 “이번 개편안은 기재부·국세청이 메이저 주류 회사와 결탁해 내린 마피아와 같은 행태”라고 말했다. 또 “그간 메이저 주류 회사는 시장 과점을 통해 혜택만 누려왔다. 주세 개편이 5조원 국내 주류 시장 보호를 위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국산 맥주와 희석식 소주만 고집해선 경쟁력이 없다. 우리 술이 관광·농업과 연결한 큰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웅 한라산소주 대표도 “(주세 개편 등이) 대기업 위주로 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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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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