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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노인? 67세 이 총리의 운전면허 반납, 나만 불편한가요

‘여의도 인싸’는 국회 안(inside)에서 발생한 각종 이슈와 쏟아지는 법안들을 중앙일보 정치팀 2030 기자들의 시각으로 정리합니다. ‘여의도 인싸’와 함께 ‘정치 아싸’에서 탈출하세요.
 
“늦지 않게 운전면허증을 반납하겠습니다.”

[여의도 인싸]

 
이낙연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도로교통공단 주최 '교통사고 줄이기 한마음대회'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도로교통공단 주최 '교통사고 줄이기 한마음대회'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30일, '운전 졸업'을 선언했습니다.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도로교통공단 주최로 열린 교통사고 줄이기 한마음 대회 격려사에서입니다.
 
이 총리의 발언은 고령 운전자의 면허반납을 장려하는 사회 분위기를 감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도로교통법상 65세 이상 운전자는 '고령 운전자'로 분류됩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한 해 전체 교통사고 중 고령 운전자의 사고 비중은 2014년 9%에서 지난해 13.8%로 급증했습니다. 올해 2월에는 서울에서 96세 운전자가 후진하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사고도 있었죠. 
 
도로교통공단은 최근 전국 시·도와 협력해 면허를 자진 반납하는 고령 운전자에게 교통비 지원 등 혜택을 주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서울, 경기, 부산, 대전, 광주, 여수, 창원 등 주요 시·도에서 이 같은 사업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아직은 제한적 인원에게 소액이 든 교통카드를 지급하는 등의 일회성 정책에 그치고 있지만요.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습니다. 국가나 지자체가 보상해주는 방식으로 고령 운전자의 면허 자진반납을 촉진하는 법안이 김종민·김민기(더불어민주당)·강석호(자유한국당)·주승용(바른미래당) 의원 등의 발의로 4건이나 계류 중입니다. 국회가 열린다면 통과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총리는 1952년생으로 만 67세입니다. 법적으론 '고령 운전자'에 해당합니다. 이 총리가 면허증 반납을 언급한 날, 2030 세대가 자주 이용하는 한 커뮤니티에는 관련 게시물에 100여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멋있다”는 댓글도 있었고, “80세 이상 초고령 운전자에게선 아예 면허를 박탈해야 한다”는 글도 눈에 띄었습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하지만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바로 다음 날 이 총리를 비판하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요즘 65세 이상이 어디 노인인가. 인생 황혼에도 노후대책을 위해 일하는 분들도 다 면허 반납을 해야 하나. 늙기도 서러운데 밥그릇까지 뺏어서야 되겠나”라고요. "이 총리는 면허가 없어도 운전기사가 딸린 차를 타고 다닐 것"이라는 일침도 덧붙였습니다. 올해로 만 55세(1964년생)인 김 의원이야 당장 면허를 반납할 일은 없겠지만, "요즘 65세가 어디 노인인가"라는 비판에는 공감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지난 2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현행 60세인 정년의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빈곤율도 높아지고,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한편 대중교통 무료 연령도 현행 65세에서 70세부터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결국 사회적으로 '노인'의 기준을 점점 높여가는 추세인데, 65세 이상을 ‘고령 운전자’로 분류하며 총리가 나서 면허 반납을 권장하는 상황이 다소 모순적이라는 지적입니다. 
 
노인 면허 반납엔 확실히 반대 여론이 높습니다. 노인의 '이동권' 박탈이라는 취지입니다. 특히 도시보다 대중교통망이 취약한 농촌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불만이 강합니다. 
 
기자가 출근길에 만난 택시기사 양모(62)씨는 "정년퇴직 후 생계를 위해 택시 운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린 당장 운전대를 놓아야 하나"라고 했습니다. 2018년 9월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택시기사 약 27만 명 중 65세 이상 운전자는 약 7만3000명(27%)에 달합니다. 
 
줄지어 운행하고 있는 택시. [뉴스1]

줄지어 운행하고 있는 택시. [뉴스1]

한국노년학회가 지난 3월 발표한 ‘노년기 운전중단 결정 인식과 태도에 관한 연구’에서 65세 이상 응답자 2076명에게 물어봤더니, 62.8%가 "운전을 그만두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절충안도 나옵니다. 유수재 교통안전공단 연구위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고령 운전자 중 운전능력이 떨어지는 분들이 소수라 하더라도,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할 수 있는 장치는 필요하다"며 "현행법상 75세 이상의 면허 갱신 기간을 3년으로 하는데, 그 연령 기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고는 예방해야겠죠. 위험도 줄여야 하고요. 그럼에도 국가가 나서 "이 나이 이상은 운전하지 마"라고 강제하는 게 과연 맞는 것인지는 여전히 고개가 갸웃합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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