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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병원 경영상 정리해고…사실상 사업철수

제주도 서귀포시 토평동 녹지국제병원 전경. 최충일 기자

제주도 서귀포시 토평동 녹지국제병원 전경. 최충일 기자

국내 첫 투자개방형(영리) 병원인 제주 녹지국제병원의 사업자 녹지그룹측이 병원 개원 허가 취소가 난 후 사실상 폐원 절차를 밟고 있다.
 
3일 녹지병원 관계자 등에 따르면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의 구샤팡(Gu Xiafang) 대표이사가 지난달 31일 내부 공지를 통해 직원들에게 A4용지 1장 분량의 ‘작별을 고하며 드리는 말씀’을 전달했다.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 구샤팡 대표이사가 직원들에게 보낸 공문. [녹지병원 근로자 제공]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 구샤팡 대표이사가 직원들에게 보낸 공문. [녹지병원 근로자 제공]

구샤팡 대표는 “4년여간 제주에서 추진 중인 헬스케어사업 중 병원사업을 연착륙시키고자 여러분과 함께 동분서주했으나 계획은 수포가 되었다”고 밝혔다.
 
앞서 녹지 측은 지난 4월 17일 병원 개설허가가 취소된 후, 이달 26일 직원 해고 통보를 했다. 최종 해고 시점은 6월 17일다. 현재 근로자 50여 명 중 30여 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상태다. 또 현재 구샤팡 대표는 사임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앞으로 사업허가 취소에 따른 약 8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 손해배상 소송전이 벌어질 가능성을 열어 두고 “적극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녹지 측이 한중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라 국가 분쟁(ISD) 제도를 통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직접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간 녹지 측은 허가 기간 내에 병원을 열지 못한 귀책사유가 제주도에 있다는 주장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778억원가량을 들여 병원을 준공하고 2017년 8월 개설허가 신청 당시 진료에 필요한 시설·인력을 갖췄지만, 제주도가 15개월간 허가절차를 지연하고 공론조사에 들어가며 수십여 명의 직원이 사직했다”며 개원 지연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또 “투자 시 예상할 수 없었던 내국인 진료제한 조건이 붙었고, 이에 전문업체와의 업무협약이 이뤄지지 않아 인력 구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지연이유를 밝혔다.    
 
반면 제주도는 “15개월의 허가지연과 조건부 허가 불복 소송이 제기됐다는 점이 3개월 내 개원준비를 하지 못할 만큼의 중대 사유로 보기 어렵고, 내국인 진료가 사업 계획상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음에도 이를 이유로 병원을 개원하지 않았다“고 취소에 무게가 실린 의견을 냈다. 또 의료인 이탈 사유에 대해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고, 의료진 이탈 후 신규채용 공고 및 계획 등 의료진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비워질 병원 건물 활용 방안도 관심사다. 제주도는 건물 소유자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와 사업 시행자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이달부터 건물 활용 방안을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녹지병원 건물 활용 방안에 대한 질문에 “제주 헬스케어 산업 육성 목적 달성을 위해 열린 입장으로 접근하겠지만, 녹지병원이 무산되는 과정에서 제주헬스케어타운 애초 취지, 정책적 목적을 어떻게 달성해야 하는지에 대해 대안을 마련해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앞으로 녹지병원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제주도 서귀포시 토평동 녹지국제병원 전경. 최충일 기자

제주도 서귀포시 토평동 녹지국제병원 전경. 최충일 기자

그간 제주도의회와 시민단체 등은 녹지병원 건물의 활용을 놓고 국가 트라우마치유센터,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공공산부인과 등 공공의료기관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제주도 등은 공공기관이 인수해 운영하려면 재정부담이 높고 공공병원 기능을 수행하기에 환자 접근성이 떨어져 현실화하기 쉽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 녹지병원은 2017년에 공사대금 1218억원을 지불하지 못해 대우건설·포스코·한화건설 등 3개 건설회사에 건물 등을 가압류당한 상태다. 이에 따라 녹지병원 부지가 포함된 제주헬스케어타운 정상화에도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당초 2018년 12월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에 대한 반발과 외화반출 축소정책 등의 영향으로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으며 2017년 5월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현 공정률은 54%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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