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미국·영국 정년 없어…일본 65→70세, 독일 65→67세 연장 추진

정부가 정년 연장에 사회적 논의를 공식화하면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의 빠른 고령화 속도와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을 감안할 때 ‘딱’ 들어맞는 선례는 없지만, 주요 선진국의 사례는 참고할만하다.
 
3일 기획재정부와 한국노동연구원 등에 따르면 일본은 2013년 ‘고연령자 고용안정법’을 개정해 근로자가 희망할 경우 65세까지 고용하도록 기업들에 의무를 지웠다. 이 법에 따르면 모든 기업은 ▶정년 연장 ▶정년 폐지 ▶계속 고용제 도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근로자가 마음먹기에 따라 65세까지 일할 수 있는 것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한발 더 나아가 ‘70세 정년’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은퇴 시점을 늦추고 싶은 ‘개인’ ▶만성적인 구인난(求人難)에 시달리는 ‘기업’ ▶국내총생산(GDP)의 200%가 넘는 국가부채 부담으로 재정 여력이 제한적인 ‘정부’ 등 3주체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큰 사회적 갈등이 없었다.
 
독일도 현재 65세인 정년을 2029년까지 67세로 연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연금 등 국가 재정 부담을 완화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부족해진 숙련공의 기술 노하우를 더 활용하자는 취지도 반영됐다.
 
미국과 영국은 아예 정년이 없다. 1986년 정년제를 없앤 미국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퇴직시키는 것은 또 하나의 차별’이라는 여론을 반영했다. 영국도 2011년 같은 이유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년을 폐지했다.
 
다만 이들 영미권 국가는 고용상황이 한국이나 일본과는 상이하다. 미국은 기업이 근로자에게 사전통지 없이 고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임의고용 원칙이 통용되는 국가다. 영국 역시 1980년대 성과주의 임금제도가 자리 잡았다.
 
정년 연장이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정년 연장과 맞물려 국민연금 수급 시기를 늦추는 것을 추진하는 경우가 그렇다. 프랑스는 2010년 정년을 60세에서 62세로 늦추고 퇴직·연금 수령 시기를 65세에서 67세로 연장하기로 했다. 그러나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결국 이를 원점으로 돌렸다. 러시아도 지난해 은퇴와 연금수급 연령을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늦추는 안을 추진했다가 전국적인 시위와 지지율 하락이라는 역풍을 맞았다. 결국 푸틴 대통령은 보완책을 마련하고 내용을 수정했다.
 
한국은 사상 최고 수준의 청년실업률, 국민연금 조기 고갈 우려 등을 감안할 때 이들의 사례를 바로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지금의 연공서열 체계에선 기업이 정년 연장을 꺼릴 수밖에 없다. 설사 정년을 연장하더라도 기업은 청년층 채용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하게 된다. ‘정년 연장이 필요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한국은 2013년 60세 정년연장을 추진할 때 임금피크제를 놓고 노사 갈등이 격화했다.
 
이에 정부가 검토 중인 안은 ‘선(先) 자발적 민간고용 확대, 후(後) 정년연장 도입’이다. 윤태식 기재부 대변인은 “장년층 고용 확대 방안으로는 정년 연장과 함께 (장년층 채용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이 있다”며 “시장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임금체계와 고용형태의 유연화 등 구조적 이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으로는 민간의 자발적인 계속 고용을 유도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