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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자' 잡으려니 부모표가 이탈···여당 '게임중독' 딜레마


‘여의도 인싸’는 국회 안(inside)에서 발생한 각종 이슈와 쏟아지는 법안들을 중앙일보 정치팀 2030 기자들의 시각으로 정리합니다. ‘여의도 인싸’와 함께 ‘정치 아싸’에서 탈출하세요.
 
 
‘게임 중독을 질병에 포함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28일 게임 중독을 국제질병분류에 포함하기로 결정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정부 부처마다 다른 입장을 밝히면서 여당이 이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아야 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당의 약점(청년), 내년 총선(유권자), 정부 가치(혁신) 등이 엉켜 있어 풀기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게임을 하고 있는 게이머들. [중앙포토]

게임을 하고 있는 게이머들. [중앙포토]

청년 vs 학부모 딜레마
우선 청년 이슈부터 보면, 현 정부ㆍ여당에 ‘청년’은 아킬레스건입니다. 청년층은 현 정부 출범 초기만 하더라도 핵심 지지층이었지만, 이들의 지지층 이탈은 이미 오래된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만큼 더 신경을 썼지요. 민주당은 청년 정책 마련을 위한 청년미래연석회의를 이달 안에 출범시킬 계획도 세웠습니다.
 
이렇게 청년 표심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불거진 ‘게임 중독=질병’ 이슈는 민주당에겐 껄끄러운 문제일 수 밖에 없습니다. 게임은 청년층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이슈죠. 이미 ‘게임 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준비위원회’엔 청년 시민단체인 청년문화포럼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 청년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반발이 거셉니다. 게임 커뮤니티 루리웹에는 이런 조롱 섞인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3시간만 일하기로 했는데 8시간이나 했어. 난 일 중독이야.”
“나는 미드 중독인 듯. 한편만 봐야지 했다가 시즌 통째로 보면서 밤 샌 게한두 번이 아닌데.”
 
지난달 9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19 플레이엑스포(PlayX4)'에서 관람객이 VR(가상현실) 게임을 즐기고 있다. [뉴스1]

지난달 9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19 플레이엑스포(PlayX4)'에서 관람객이 VR(가상현실) 게임을 즐기고 있다. [뉴스1]

이런 반발의 중심에는 ‘이남자’(20대 남자)가 있습니다. 게임 주 이용층이자, 현 정부 지지층 이탈 현상의 핵심 계층이지요. 한국갤럽 5월 다섯째 주 조사를 보면 20대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32%로 전 연령층 중 60대 이상 여성(31%) 다음으로 낮습니다. ‘이남자’의 마음을 돌리려면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지 않는 쪽으로 정책을 펴야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게임은 청년의 관심사이기도 하지만, 청소년을 자녀로 둔 학부모에겐 자녀의 미래가 달린 문제입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너무 게임에 몰입해 학업을 등한시하는 걸 원치 않습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주당 한 의원은 “중ㆍ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모두 게임 때문에 고민이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정부가 게임 중독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학부모를 생각하면 정부가 게임 중독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여당엔 유리하겠죠. 청년과 학부모 중 누구의 편도 쉽게 들기 어려운 딜레마 상황입니다.
 
위정헌 한국게임학회 회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위정헌 한국게임학회 회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게임 산업 규제냐, 진흥이냐 딜레마
게임 중독 문제는 특정 계층의 마음을 얻는 일일 뿐 아니라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관련이 있어 민주당 입장에서는 더욱 난감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면서 ‘혁신 성장’을 경제 정책의 큰 틀 중 하나로 세우고, 그 핵심을 ‘4차산업 혁명’으로 봤습니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 디딤돌 중 하나로 게임 산업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정부 출범 초기만 하더라도 문화체육관광부가 제4차 게임콘텐츠 진흥 중장기계획을 마련하고 규제 완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게임은 진흥해야 하는 산업이었지, 규제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이는 청년 일자리 문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게임 업계는 청년 인력 수요가 높기 때문에, 게임 산업이 성장할수록 청년이 일하고 싶어하는 직장도 늘어납니다. 2018년 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게임산업 종사자는 8만1932명이나 됩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국제기구인 WHO가 결정을 내리고, 시민단체와 의료계 등이 ‘게임 중독=질병’이라고 강하게 주장해도 여당이 섣불리 결정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지난달 9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19 플레이엑스포(PlayX4)'에서 캐릭터 복장을 관람객이 댄스 게임을 즐기고 있다. [뉴스1]

지난달 9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19 플레이엑스포(PlayX4)'에서 캐릭터 복장을 관람객이 댄스 게임을 즐기고 있다. [뉴스1]

3년의 여유 시간
현재로썬 민주당은 어느 한 편의 손을 들어주기에 난감한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공개 발언을 삼가고 이슈화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이슈화되면 오히려 반발이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민주당 한 의원은 “WHO 결정이 2022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아직 시간 여유가 있다. 차분히 여론을 수렴해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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