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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의 구입 강요 받은 대리점주, 최대 3배 손해배상 가능

기자
김경영 사진 김경영
[더,오래] 김경영의 최소법(7)
모 기업은 '밀어내기' 등 불공정 거래로 규탄을 받았다. 대리점주는 주문하지 않은 제품을 떠안고 할당량을 강요당했다. 사진은 결사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규탄 구호를 외치는 해당 기업 대리점주들의 모습.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모 기업은 '밀어내기' 등 불공정 거래로 규탄을 받았다. 대리점주는 주문하지 않은 제품을 떠안고 할당량을 강요당했다. 사진은 결사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규탄 구호를 외치는 해당 기업 대리점주들의 모습.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사례 1. A는 국내 시장점유율 2위인 X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대리점주다. A는 매일 전산관리프로그램을 통해 제품을 주문하고, X는 주문내역에 따라 제품을 공급했다. 그런데 X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판매가 부진한 제품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주문하지도 않은 제품을 수시로 공급했다. X는 A가 OO 은행에 CMS 계좌를 개설하도록 하고, 매월 말일 CMS 계좌에서 지급대금을 인출했다.
 
사례 2. X는 대형마트, 백화점 등의 대형 유통업체에 직접 상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상품의 공급·배송 등을 대리점주 B에 위탁했다. X는 B에게 위탁업무의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했다. X는 제품 진열, 파손품 확인, 예상 부족상품 등의 업무를 할 판촉사원을 대형유통업체에 파견했는데, 이들의 급여 일부를 대리점주인 B에게 부담시켰다. B도 A와 마찬가지 OO 은행에 CMS 계좌를 개설했고, X는 매월 말일 CMS 계좌에서 판촉사원의 급여를 인출했다.
 
‘갑’의 구입강제, 피해액 이상 배상해야
이러한 X의 행위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한 거래행위입니다. 대리점주 A와 B는 X를 상대로 각자 피해액 2억 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여기서 A와 B가 받을 수 있는 최대 손해배상은 얼마나 될까요? X로부터 입은 손해 2억 원만 받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 이상 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구입강제와 이익제공강요의 행위에 대해서는 피해액 이상의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8년 우리나라 총취업자 수는 2682만여 명이고, 그중 자영업자는 563만여 명으로 21%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전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5위로 자영업자는 우리나라 경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버팀목입니다.
 
대리점이나 가맹사업(프랜차이즈)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영업자로 소상공인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들은 주로 큰 규모의 기업과 거래를 하다 보니, 힘의 차이로 인해 불공정한 거래를 강요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몇 해 전 한 대기업의 대리점에 대한 불공정 거래 행위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그 이후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로부터 대리점을 보호하는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제정·시행되었습니다.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작 조혜미]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작 조혜미]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① 구입강제 ② 이익제공강요 ③ 판매목표 강제 ④ 불이익제공 ⑤ 경영간섭 등 5가지 유형의 불공정 거래 행위 ⑥ 주문내용 확인 거부 및 회피 ⑦ 보복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① 구입강제 ② 이익제공강요에 대해서는 대리점이 입은 손해의 3배까지 배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울러 신고자에 대한 포상,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의무 등의 규정도 마련했습니다.
 
대리점 보호법 시행령에서는 ① 대리점에게 주문을 강요하거나 ② 대리점의 주문을 수정하는 행위, 즉 대리점의 주문을 전제로 한 구입강제만을 금지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③ 주문 자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급하거나 ④ 대리점 동의 없이 다른 제품을 묶어서만 파는 행위도 금지했습니다.
 
이익제공강요 금지와 관련해서도 ① 본사가 필요하여 판촉을 하는 경우 그 비용 또는 인력을 대리점에 부담시키거나 ② 대리점 거래와 무관한 비용을 제공하도록 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③ 대리점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판촉행사라도 과도한 비용을 부담시키거나 ④ 대리점 거래에 수반되는 비용이라도 본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합리적 이유 없이 대리점에 부담시키는 행위도 금지했습니다.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한 대리점 보호법
지난 1월 이순미 공정거래위원회 가맹거래과장이 정부세종청사에서 가맹본부(200개)와 점주(2,500여 개)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불공정거래관행 서면실태조사를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이날 "불공정 관행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남아 있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지난 1월 이순미 공정거래위원회 가맹거래과장이 정부세종청사에서 가맹본부(200개)와 점주(2,500여 개)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불공정거래관행 서면실태조사를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이날 "불공정 관행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남아 있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손해배상법의 기본 원칙에 따르면, 법원은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넘는 금액으로 판결할 수가 없습니다. 사례에서 A와 B가 받을 수 있는 손해배상액은 최대 2억 원을 넘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리점 보호법에 따르면, 법원은 구입강제와 이익제공가요 행위에 대해서는 최대 3배까지 손해배상 판결을 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3배까지 손해배상판결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위반행위로 인한 피해 규모, 공급업자가 취득한 경제적 이익, 위반행위의 기간·횟수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3배까지 배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징벌적 손해배상’을 할 수 있는 경우로 사업자의 위반 정도가 클수록 배상액도 늘어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례의 경우 대리점 보호법이 시행되기 이전이므로 A와 B는 피해액에 대해서만 배상받을 수 있었습니다. 만일 법시행 이후라면 A와 B는 2억원 이상 배상받을 수도 있었을지 모릅니다. 불공정 거래로 인해 얻은 이익보다 배상액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대리점에 대한 구입강제와 이익제공강요 등의 불공정 거래가 상당수 억제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경영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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