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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동맥 자릅니다"···유튜브로 실시간 중계된 폐암 수술

분당서울대병원이 폐암 환자 수술 장면을 실시간으로 일본 병원 두곳과 러시아 병원에 중계하고 있다.[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이 폐암 환자 수술 장면을 실시간으로 일본 병원 두곳과 러시아 병원에 중계하고 있다.[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폐가 들러붙어 있는데, 이 수술법 말고 다른 방법을 왜 쓰지 않으냐."(일본 의료진)
"그 방법도 쓰지만 이번에 컴퓨터단층촬영(CT) 한 걸 보고서 이렇게 해도 문제없어 보여 선택했다."(조석기 교수)
"항상 3D로 수술하느냐."(일본)
"장비가 잘 갖춰져 있어서 가급적이면 모든 폐암 수술을 3D로 하려고 한다."(조 교수) 
 
지난달 31일 오후 분당서울대병원 스마트수술실에서 폐암 수술 집도 의사 조석기 교수(흉부외과)와 일본 규슈대학병원과 도쿄의과대학 의료진 간에 이런 대화가 오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날 조 교수팀이 흉강경(내시경의 일종)으로 71세 폐암 환자 수술 장면을 실시간으로 일본 두 병원과 러시아 모스크바보트킨병원 등 세 곳에 중계했다. 
 
조 교수가 얼굴에 마이크를 부착하고 중계 시작 30분 전에 수술을 시작했다. 환자 가슴에 3개의 구멍을 뚫어 칼이 달린 흉강경을 넣었다. 환자는 과거에 병을 앓아서인지 폐가 가슴에 들러붙어서 유착된 상태였다. 조 교수가 유착을 먼저 해결했다.
일본 규슈대학

일본 규슈대학

 
"조석기 교수가 유착된 부분을 뗐어요. 이제부터 중계를 시작합니다."
수술 해설과 진행을 맡은 이 병원 전상훈 교수(흉부외과, 전 분당서울대병원장)가 중계 시작을 알렸다. 처음에는 일본 쪽에서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했지만 금세 해결했다. 이날 대화는 영어로 진행했다. 
 
분당서울대는 이날 수술 난이도가 중간 정도인 환자를 택했다. 의도적으로 너무 쉬운 환자를 골랐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서다. 주요 단계마다 조 교수가 간단하게 설명했다. "지금 폐동맥을 박리(자르기 전에 잘 보이게 발라내는 작업)합니다." "00폐동맥을 자릅니다."
조 교수가 수술에 집중해서 일본 측의 질문을 까먹었는데, 이걸 전 교수가 적절한 시간에 알려줬다. 
 
"깔끔하게 하네요. 오늘 잘 봤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과 처음 이런 걸 한 건데, 괜찮은 것 같아요."  
수술이 끝날 무렵 일본 의료진은 이렇게 찬사를 보냈다. 
 
이날 수술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연수한 개도국 의사들이 중계를 봤다. 지난해 3월~올 2월 분당서울대에서 연수를 받고 돌아간 몽골 의사는 수술 후 SNS로 "내가 한국 수술실에서 보는 것처럼 유튜브로 봤다. 앞으로도 여기서 볼 수 있게 생중계를 자주 해달라"고 요청했다. 몽골 의사는 자기 병원 의료진을 모아서 회의실에서 같이 봤다고 한다.
 
이날 실시간 수술 중계는 스마트병원을 지향하는 분당서울대병원의 기술이 뒷받침됐다. 스마트수술실에는 각종 첨단장비가 설치돼 있다. 현존하는 수술 장비 중 가장 해상도가 뛰어난 4K 수술 내시경, 가슴을 열고 보는 것처럼 입체감을 살려주는 3D 기술, 근적외선 이미지를 보여주는 NIR 카메라와 흉강경 기구를 잡아주는 로봇팔 등이다.                                          
조 교수는 "복강경 카메라 해상도가 워낙 좋아서 가슴을 열고 눈으로 보는 것과 다름없이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종전에 기술이 좀 떨어질 때는 중계 중 끊기기도 했으나 이번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실시간 수술 중계는 실력이 없으면 안 된다. 실력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해외로 수술 장면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토론하려면 며칠 전부터 장비를 세팅해야 하는데, 스마트수술방은 이런 게 갖춰져 있어 언제든지 가능하다. 중계를 받을 해외 병원의 여건만 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일본 의료진과 해외 학회에서 자주 보기 때문에 잘 안다. 상호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이번 수술 중계를 시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가 유튜브로 중계한 이유는 한국의 의술을 개도국에 전수하기 위해서다. 한국의 우수성을 알려서 더 많은 해외 의료진이 한국으로 와서 배워가도록 유도한다. 조 교수는 "한국에서 배워 간 의사들이 돌아가면 끝이다. 그런데 유튜브 생중계를 하면 계속 실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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