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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 형제' 형 시신서 알약 성분, 동생 '동의살인죄' 검토"

지난달 17일 전북 남원시 한 아파트 13층에서 이 집에 사는 A씨(47)가 투신했지만,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설치한 에어매트 위에 떨어져 목숨을 건졌다. [사진 전북소방본부]

지난달 17일 전북 남원시 한 아파트 13층에서 이 집에 사는 A씨(47)가 투신했지만,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설치한 에어매트 위에 떨어져 목숨을 건졌다. [사진 전북소방본부]

전북 남원에서 희귀병을 앓던 중년 형제가 극단적 선택을 해 형은 숨지고, 동생은 살아남은 가운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숨진 형의 위에서 알약 성분이 나왔다. 목 조른 흔적 등 특별한 외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남원경찰서에 따르면 국과수는 최근 구두로 이런 내용을 경찰에 통보했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국과수 최종 부검 결과는 약독물 검사 후 최소 2주 이상 걸린다"고 했다. 지난달 17일 오후 7시 42분쯤 남원시 조산동의 한 아파트 13층에 사는 A씨(47)가 발코니에서 뛰어내렸다. A씨는 소방 당국이 설치한 에어 매트 위에 떨어져 목숨을 건졌지만, 목뼈가 부러져 전신이 마비됐다. 형 B씨(51)는 거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형제는 수십년간 베체트병을 앓았다. 숨진 형이 25년 전쯤, 동생은 3~4년 뒤 같은 병에 걸렸다. 대한베체트병학회에 따르면 베체트병은 입안이나 성기 등에 궤양이 생기고, 환자의 35%는 실명할 수 있는 만성 전신 혈관염이다. A씨 형제도 모두 1급 시각장애인이다.  
 
이 사건은 A씨 형제와 함께 살던 70대 노부모가 당일 오후 4시쯤 타지에 사는 다른 아들 집에 가려고 집을 비운 사이 벌어졌다. 숨진 B씨는 다섯 형제 중 맏이고, A씨는 셋째다. 이들은 부모와 함께 인천에서 거주하다 지난 2월 어머니 고향인 남원으로 이사했다고 한다. 경찰은 "동생이 주로 형을 보살피고, 바깥 외출을 거의 못해 형제끼리 의지했다"며 "모두 직업이 없지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아니었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형제는 다이어리에 각자 유서를 7~8장씩 썼다. "어머니, 아버지 죄송해요" "이만 생을 마감합니다. 이게 최선입니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동생 A씨는 사건 직전 가족에게 전화해 "너무 아파하는 형과 함께 죽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아파트에는 A씨 형제가 매일 먹어야 할 약봉지 30여 개도 발견됐다. 형 B씨는 지난해에도 한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번에도 빈 약봉지가 상당수 있는 점으로 미뤄 B씨가 약 일부를 먹은 것으로 추정했다.  
 
나머지 형제들은 경찰 참고인 조사에서 "셋째 형은 큰형 모습이 자기 미래 모습이라고 여겨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형제가 신병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형이 부탁해 동생이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국과수 부검 결과를 토대로 동생의 입건 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일명 '동의살인죄'로 불리는 촉탁·승낙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다. 형법 제252조는 '사람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그를 살해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는 현재 병원에서 회복 중이며, 의사소통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사건 당시 상황이)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원=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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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체트병이란

베체트병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게 되는 만성 전신 혈관염의 일종으로, 어느 조직 또는 장기의 혈관을 침범했는지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대개 구강 궤양, 외음부 궤양, 피부 중상 등에 국한되지만, 환자의 35% 정도는 안구를 침범하여 포도막염을 일으키고 경우에 따라서는 실명을 가져오기도 한다. 이 외에도 전체 환자의 10% 미만에서는 중추신경계 혈관, 심장 판막, 대동맥 등에도 염증을 일으켜 심각한 합병 및 사망을 일으키기도 하는 병이다.

이 병을 일으키는 원인 유전자인 HLA-B51이 환자의 약 40%에서 관찰되나, 환자의 60%에서는 이 유전자가 음성인 경우에도 병이 생길 수 있어 유전자 유무와 진단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주로 인구 내 HLA-B51의 빈도가 높은 지중해 및 실크로드에 이르는 동아시아 지역에 흔하며, 우리나라 역시 서구에 비해 발생률이 높은 지역이다.

현재 베체트병의 진단은 ISG(international study group criteria)를 따른다. ISG에 의하면, 구강 궤양과 함께 기준 증상 4가지(외음부 궤양, 안구 내 염증, 피부의 염증, pathergy test 양성) 중 2가지를 가질 경우 가능하며, 이 질환을 혈액 또는 검사실 검사로 진단하지는 못한다. 이러한 증상들이 동시에 나오기보다는 구강 궤양으로 시작하여 차차 다른 증상이 추가로 발현하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상기 진단에 필요한 증상 외에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소수에서는 근골격계(만성 염증성 관절염, 척추염, 근육염), 소화기계(만성 염증성 장 질환), 신경계(뇌수막염, 뇌염, 뇌혈관염), 심혈관계(대동맥염, 심내막염 등) 등의 전신 기관을 침범 할 수 있어 환자에 따라 매우 다양한 임상 경과와 중증도를 보이는 질환이다. 따라서 환자의 치료는 일괄적이기보다는 각 개별 환자의 침범 기관, 중증도, 합병증 상태에 따라 세밀하게 조절하여야 하며, 전문적인 의료진에 의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질환의 병기가 정해져 있지는 않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치료가 적절히 되지 않을 경우 만성 염증에 의해 각 침범 기관의 기능 상실(시력 상실, 관절 변형, 장 협착 또는 천공, 혈관성 치매, 사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현재 류마티스 관절염과 강직성 척추염에서 급여 허가된 종양괴사인자 차단제가 베체트병의 대부분의 증상에서 좋은 효과를 보이나 국내에서는 베체트병의 포도막염과 베체트장염의 치료 불응성 경우에만 허가가 되어 있다. 종양괴사인자 차단제는 기본적으로 면역 억제제이기 때문에 감염에 대한 취약성이 높아져 경증의 질환이나 다른 대체 치료제로 조절 가능한 경우 사용할 필요는 없으나, 중요 장기 침범이 있고 충분한 치료에도 증상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 사용이 권장된다.

현재 베체트병은 희귀난치질환으로 지정되어 산정특례를 적용받고 있다. 산정특례란 희귀질환자로 확진받은 자가 등록절차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한 경우 본인부담률을 10%로 경감하는 제도이다. 단, 비급여, 100/100 본인부담 항목은 제외된다. 또한 베체트병은 의료비 지원 사업 대상 질환으로 의료비의 경제적 부담이 과중하여 가계의 사회·경제적 수준 저하가 우려되는 희귀질환자에 대해 요양급여 중 본인부담금 10%에 대해 지원을 받게 되어 있다. 따라서 본인의 소득 수준에 따라 본인부담금 전액을 면제받을 수도 있다.

▶자료: 대한베체트병학회
회장 이은소(아주의대 피부과학교실)
총무 유형곤(서울의대 안과학교실)
학술 안중경(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류마티스내과)
재무 천재희(연세의대 내과학교실 소화기내과)
섭외 박수정(연세의대 내과학교실 소화기내과)
무임소 강은하(서울의대 분당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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