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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귀엽게만 여겼던 펭귄의 치열한 삶, 지켜주고 싶네요

소중 친구들이 어렸을 때, 혹은 지금도 좋아하는 캐릭터 중 뽀로로를 빼놓기는 어려울 겁니다. 노는 게 제일 좋다는 귀여운 개구쟁이 뽀로로의 정체는 다들 알다시피 펭귄이에요. 뽀로로뿐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와 영화 등을 통해 펭귄과 만나고 있지만 과연 우리는 펭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펭귄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출동했습니다.  

글=김현정 기자, 사진=송상섭(오픈스튜디오)·극지연구소, 동행취재=김현서(서울 방배중 1)·양채연(경기도 예당중 2) 학생기자, 자료=극지연구소, 참고도서=『세상의 모든 펭귄 이야기』 『물속을 나는 새』  
 
펭귄은 남극에만 살까
펭귄이라고 하면 자연스레 남극이 떠오르죠. 물론 펭귄의 70%가량은 남극대륙과 그 주변 아남극권(남위 45~55도)에 살고 있어요. 하지만 18종으로 나뉘는 펭귄들 중에는 아프리카를 비롯해 적도 근처에 사는 종도 있죠. 케이프펭귄이라고도 불리는 아프리카펭귄은 남아프리카공화국·나미비아 등 유일하게 아프리카에서 번식하고요. 훔볼트펭귄은 페루·칠레 등 남아메리카대륙의 태평양 해안을 따라 흐르는 훔볼트 해류(페루 해류)를 따라 펴져 있고, 마젤란펭귄은 남아메리카대륙 남쪽 끝의 마젤란해협과 포클랜드제도에 살죠.  
남극에 사는 펭귄들
황제펭귄

황제펭귄

황제펭귄(Emperor Penguin)   
학명: Aptenodytesforsteri
크기: 100~130cm, 20~41kg 
나는 현재 지구에 사는 펭귄 중 가장 커. 괜히 황제라 불리는 게 아니지. 유일하게 남극의 겨울에 알을 낳고 새끼를 키워. 둥지도 없이 얼음 위에서 영하 40~60도 추위와 눈보라를 이기는 비법이 뭐냐고? 서로 순서를 정해 돌아가며 바람을 막고 체온을 나누는 허들링을 하는 거야.
30~43cm정도로 펭귄 중 가장 키가 작은 쇠푸른펭귄은 오스트레일리아 남부와 뉴질랜드, 뉴질랜드 5달러 지폐에도 나오는 노란눈펭귄은 뉴질랜드 남부의 바닷가 숲에서 알을 낳고요. 뉴질랜드 주변에는 눈 위로 뻗은 장식 깃털 ‘우관’을 지닌 피오르드랜드·스네어스(긴눈썹)·볏왕관(선눈썹)펭귄 등도 살고 있어요. 적도 근처에 사는 갈라파고스펭귄 일부는 적도를 살짝 넘은 북반구에서도 발견됩니다.  
남극에 사는 펭귄은 황제·젠투·아델리·턱끈·마카로니펭귄의 5종입니다. 그중 진정한 남극 펭귄은 황제·아델리펭귄이죠. 턱끈·젠투·마카로니펭귄은 남극~아남극권에 걸쳐 번식해요. 황제펭귄과 동일 속(Aptenodytes)으로 생김새도 비슷한 임금펭귄은 아남극권에 살고요. 이름을 보고 감이 왔나요? 임금펭귄은 사람들이 남극대륙에 가기 전까지 가장 컸기에 임금·왕(king)이라 불렸지만 황제펭귄이 발견되며 두 번째가 됐죠.  
남극 장보고과학기지로 향하는 쇄빙선 아라온호(모형)에 탑승한 양채연(왼쪽)·김현서 학생기자.

남극 장보고과학기지로 향하는 쇄빙선 아라온호(모형)에 탑승한 양채연(왼쪽)·김현서 학생기자.

남극에는 우리나라 연구자들도 상주하고 있습니다. 남극의 한국 연구기지는 2곳으로, 1988년 남극권에 있는 킹조지섬 바턴반도에 자리 잡은 세종과학기지와 2014년 남극대륙 동남단 테라노바만에 만든 장보고과학기지예요. 한국해양연구원 부설기관인 극지연구소에서 운영하는 극지과학연구시설이죠. 남극의 펭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김현서·양채연 학생기자가 극지연구소를 찾았습니다. 이원영 극지연구소 극지생명과학연구부 선임연구원이 반갑게 맞이했죠. 동물행동학자인 이원영 선임연구원은 5년째 남극을 오가며 펭귄의 생태를 관찰하고 있어요.  
소년중앙-펭귄의 분류

소년중앙-펭귄의 분류

 
 
세종기지 코앞에 펭귄 마을이
동물행동학은 이름 그대로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며 왜 이런 행동을 할까 질문하고 답을 얻는 학문입니다. 예를 들어 펭귄 100마리가 모여서 헤엄을 친다면 왜 모였는지, 모여서 헤엄치는 것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어떻게 함께 헤엄치는 게 가능한지 등을 연구하는 겁니다.
남극은 영하 90도 가까운 기온이 관측되기도 했는데 그런 곳에서 살면서 연구하는 게 힘들진 않을까요. 양채연 학생기자가 물음표를 띄우며 남극에서 펭귄 연구를 하게 된 계기를 질문했죠. 영하 89.6도로 세계 최저 기온이 관측된 건 남위 78도 28분, 3488m 높이에 있는 러시아의 보스토크기지입니다. 남위 62도 13분으로 남극 최북단에 있는 세종기지는 평균 영하 1.8도, 최저 영하 25.6도로 남극에서도 따뜻한 지역에 속해요. 여름인 12~1월에는 영상으로 올라가죠. 
171번째 남극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세종과학기지 근처 나레브스키 포인트를 재현한 전시물에서 포즈를 취한 양채연·김현서 학생기자와 이원영 선임연구원(왼쪽부터).

171번째 남극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세종과학기지 근처 나레브스키 포인트를 재현한 전시물에서 포즈를 취한 양채연·김현서 학생기자와 이원영 선임연구원(왼쪽부터).

“세종기지 정도면 살기에 그렇게 힘들지 않다”며 “이끼 같은 식물도 많고 해서 남극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랑은 거리가 멀어 처음 와서 실망하는 경우도 있다”는 이원영 선임연구원은 원래 까치를 연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까치의 양육 행동을 공부해서 박사가 됐죠. 새로운 연구에 도전하고 싶어 부담을 안고 펭귄을 선택했어요. 연구하다 보니 똑같이 날개 달린 조류라서인지 비슷한 점이 많더군요. 특히 일부일처제에 암수가 번갈아 먹이를 날라주며 공동 육아를 하는 등 육아 전략이 비슷해요.”
남극에 사는 펭귄들
젠투펭귄

젠투펭귄

젠투펭귄(Gentoo Penguin) 
학명: Pygoscelispapua 
크기: 75~90cm, 4.5~8.5kg 
황제·임금펭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몸집에 눈 주변에서 머리 위로 이어지는 흰 무늬와 붉은 부리가 특징이야. 걸을 땐 빗자루 같은 긴 꼬리가 바닥을 쓸기도 해. 펭귄들 중에서도 호기심이 많고 활발하며 온순한 성격이지. 참, 이름 헷갈리지 마. 전투가 아니라 젠투펭귄이라고.
까치와 펭귄이 비슷한 걸 꼽자면 기껏해야 턱시도를 입은 듯한 모습 정도인 줄 알았는데요. 까치는 15년 정도 사는데, 펭귄도 20년 정도 사는 편이라 긴 조(鳥)생에서 이혼하고 재결합하거나, 새로운 짝을 찾는 것도 비슷하다고 해요. 황제펭귄의 경우 이혼율이 85%에 달하죠.
세종기지에서 동남쪽으로 약 2km 떨어진 나레브스키 포인트에는 젠투·턱끈펭귄 등이 수천 마리 살고 있는 펭귄 마을이 있습니다. 이곳은 171번째 남극특별보호구역(ASPA)이라 관광객은 물론 과학자들도 연구 목적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죠. 이원영 선임연구원은 여기서 만난 젠투펭귄 한 쌍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어요.  
남극이(오른쪽)와 아직 솜털이 보송한 새끼 젠투펭귄 겨울이.[극지연구소]

남극이(오른쪽)와 아직 솜털이 보송한 새끼 젠투펭귄 겨울이.[극지연구소]

“부리가 좀 더 긴 펭귄과 머리에 점이 많은 펭귄 커플이 있어 세종이와 남극이라고 이름을 붙였죠. 새끼가 처음 부화했을 때부터 독립해 나가기까지 관찰했어요. 황제·임금펭귄을 제외한 대부분의 펭귄은 알을 2개씩 낳아요. 젠투펭귄도 2개의 알을 낳아 여름이와 겨울이라고 불렀죠. 중간에 여름이는 죽고 말았는데, 왜 죽었는지 이유는 밝히지 못했어요. 겨울이는 털갈이를 마치고 성장한 모습까지 봤지만 부모를 떠난 이후로는 못 봤죠. 어른이 된 새끼펭귄은 근친교배 등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부모와 떨어진 곳으로 번식지를 옮기는 편이에요. 올 11월에 다시 남극에 갈 텐데, 남극이·세종이는 볼 수 있어도 겨울이는 못 볼 가능성이 높죠.”
예전에는 연구를 위해 펭귄 날개에 금속 밴드를 달거나 등에 기계를 부착했는데, 요새는 인식칩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반려동물 인식칩처럼 리더기로 인식하면 어떤 펭귄인지 번호가 뜨죠. 뒷목 지방층에 주사하는 순간만 참으면 돼 펭귄이 받는 스트레스도 전보다 적은 편이래요. 또 망가지거나 분실할 위험도 적고요.  
 
 
펭귄의 날이 4월 25일이 된 까닭은
날지 못하는 새, 펭귄이 헤엄을 치는 건 알고 있죠. 하지만 어느 정도로 수영을 잘하는지는 모를 겁니다. “잠수성 조류인 펭귄이 물속으로 얼마나 깊게 들어가는지 알아보려 수심기록계를 부착했어요. 젠투펭귄은 200m 정도는 거뜬히 잠수하더군요. 황제펭귄의 경우 22분 동안 565m를 기록한 경우도 있죠. 10m에 1기압 정도 수압이 증가해요. 엄청난 물기둥이 누르고 있는 걸 상상해보세요. 견디는 게 신기하죠. 펭귄은 날개를 프로펠러처럼 움직여 추진력을 얻고, 뼈의 속을 채워 단단한 조직으로 만들었으며 날렵한 유선형 몸에 지방층을 쌓아 무겁게 했죠. 이 모든 건 헤엄치는 능력을 높이기 위함이에요.”
연구를 위해 포획했던 젠투펭귄을 놓아주는 이원영 선임연구원. [극지연구소]

연구를 위해 포획했던 젠투펭귄을 놓아주는 이원영 선임연구원. [극지연구소]

왜 그렇게 잠수를 하냐는 질문이 안 나올 수 없죠. 물론 먹이를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펭귄은 어두운 물속에서도 미세한 빛을 감지해 먹이를 찾아요. 오징어·낙지·물고기 등을 먹는 황제·임금펭귄은 더 깊이 잠수하고, 빙하 아래에 사는 크릴처럼 상대적으로 얕은 바다에 사는 먹이를 더 좋아하는 펭귄은 그만큼 잠수할 필요가 없죠.  
펭귄에 대해 잘 몰랐던 건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소중 친구들은 펭귄이 철새라는 사실, 알고 있었나요. 철새란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새죠. 펭귄은 바다가 얼어붙는 남극의 겨울이 오면 혹한을 피해 이동합니다. “장보고기지가 있는 남극 로스해에는 주로 황제·아델리펭귄이 살고 있는데요. 그중 아델리펭귄은 바다가 얼어붙기 시작하는 4월말쯤이면 북쪽으로 갑니다. 정확한 이동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미국 맥머도기지 앞으로 지나가는 게 주로 4월 25일경이라 이날을 기념하기 시작했고, 세계 펭귄의 날이 됐죠.” 이원영 선임연구원의 설명에 두 학생기자가 깜짝 놀랍니다.
남극에 사는 펭귄들
아델리펭귄

아델리펭귄

아델리펭귄(Adelie Penguin)

학명: Pygoscelisadeliae

크기: 평균 70cm, 3~6kg

내 이름은 1840년 남극을 탐험한 프랑스의 뒤몽 뒤르빌이 부인에게서 따서 지었어. 눈 주변을 둥글게 감싼 흰 띠가 특징이지. 땅에 구멍을 파고 자갈 등으로 둘러싸 둥지를 짓는데, 돌멩이를 구하려고 싸움도 하지만 사회성은 좋은 편이야. 황제펭귄과 함께 남극 대표라 할 수 있지. 
 
유일하게 남극의 겨울에 번식하는 황제펭귄의 경우 1~3월에는 바다에서 열심히 먹고, 4월이 되면 얼음 위를 가로질러 50~150km를 이동해 집단 번식지로 향하죠. 5~6월에 짝짓기를 하고 단 하나의 알을 낳습니다. 얼음(해빙) 위에서 번식하는 황제펭귄은 둥지를 짓지 않아요. 발 위에 얹고 포란낭(배란낭)이라는 가죽으로 감싸 부화시키죠. 엄마펭귄이 약 45일간 굶어가며 알을 낳으면 아빠펭귄이 7~8월쯤 새끼펭귄이 알을 깨고 나올 때까지 눈 이외에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영하 40도 이하 강추위에 맞서 알을 품습니다. 혹한을 이기기 위해 한데 모여 허들링을 해요. 바깥쪽 펭귄과 안쪽 펭귄이 조금씩 자리를 옮기며 체온을 나누는 거죠.  
알을 낳고 바다로 향한 엄마펭귄이 먹이를 먹고 돌아올 때까지 아빠펭귄은 반쯤 소화된 먹이를 토해내거나 식도에서 분비되는 단백질·지방이 합쳐진 펭귄밀크를 뱉어 새끼펭귄에게 먹여 키웁니다. 엄마가 돌아오면 역할을 교대하죠. 40~50일쯤 지나 먹는 양이 늘면 부모가 모두 바다로 가고, 새끼들끼리 보육원을 만들어 집단생활을 시작하죠. 남극의 여름, 12~1월이면 번식지의 얼음이 녹아버리기에 집단 전체가 바다로 나갑니다. 솜털을 벗고 방수털을 갖춘 어른의 모습이 되면서 바다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하죠. 막 어른이 된 새끼펭귄은 3년 정도가 지나면 번식을 할 수 있게 돼요.
젠투펭귄 번식지의 모습. 젠투펭귄은 2개의 알을 낳아 평균 35일간 품는다. [극지연구소]

젠투펭귄 번식지의 모습. 젠투펭귄은 2개의 알을 낳아 평균 35일간 품는다. [극지연구소]

번식기나 알을 품는 기간, 둥지에서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기간, 교대 시간 등은 조금씩 다르지만 다른 펭귄들도 마찬가지로 부모가 교대로 사냥을 나가요. 이후 새끼들은 보육원을 만들고요. 젠투·턱끈펭귄은 새끼를 키우는 동안 9~10시간에 한 번씩 교대하며 가까운 바다에서 크릴을 먹고 돌아와 새끼를 먹입니다. 바다에서 돌아오는 부모펭귄들은 배가 불룩 튀어나온 게 보일 정도죠. 
 
 
펭귄을 위협하는 적
사자나 호랑이, 북극곰 같은 맹수, 최상위 포식자가 거의 없는 남극에 사는 펭귄은 생존경쟁에서 꽤 자유롭습니다. 범고래·표범물범을 피하고, 알과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를 노리는 도둑갈매기나 조금 큰 새끼를 공격하는 남방큰풀마갈매기를 쫓아내야 하는 정도죠. 되레 크릴이나 작은 물고기 등 남극의 생물로 먹이사슬을 그리면 상위 포식자에 속하는 펭귄의 가장 큰 적은 바로 기후변화예요.  
멀리 세종과학기지가 보이는 곳에서 만난 젠투펭귄. 세종기지에서 2km 떨어진 곳에 펭귄마을이 있다. [극지연구소]

멀리 세종과학기지가 보이는 곳에서 만난 젠투펭귄. 세종기지에서 2km 떨어진 곳에 펭귄마을이 있다. [극지연구소]

김현서 학생기자는 기후변화가 펭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 실제로 남극에선 어떻게 느껴지는지 질문했죠. 이원영 선임연구원은 “몸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라고 답했습니다. “세종기지 인근 빙하가 헤매다 후퇴하고 있는 걸 그냥 눈으로 봐도 알 수 있어요. 위성사진으로 비교하면 아예 다른 곳 같죠. 아마 펭귄들은 자주 가던 곳에서 먹이가 사라지거나, 둥지를 짓기 어렵다거나 하는 등 더 많은 변화를 느끼고 있을 거예요. 아남극권에 사는 임금펭귄이 남극권인 세종기지 근처에서 발견된 적도 있어요.”
그린피스에 따르면 지난해 아델리펭귄 1만8000쌍이 번식한 페트렐섬에선 기후변화로 거대한 얼음지대가 형성되며 단 두 마리의 새끼만 생존했죠. 빙하가 늘어난 2013년, 왕복 200km라는 기나긴 여정을 무릅쓰고 먹이를 구해왔는데, 빈 둥지를 마주한 부모펭귄들은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미국 델라웨어대 연구진이 2016년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한 연구 결과로는 2099년엔 아델리펭귄의 60%가 사라진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서식지를 이동하는 아델리·황제펭귄도 있습니다. 새로운 곳에 적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데 남극의 환경이 너무 빨리 변하고 있는 게 문제죠.  
남극에 사는 펭귄들
턱끈펭귄

턱끈펭귄

턱끈펭귄(Chinstrap Penguin) 
학명: Pygoscelisantarctica 
크기: 68~76cm, 3.5~6kg 
뺨에서 턱을 가로지른 검은색 띠 무늬가 인상적이지. 이름도 거기서 따온 거야. 부리는 검고 발은 분홍색이지. 다른 펭귄들보다 새끼와 어른이 닮은 편이고. 가장 공격적인 펭귄으로 손꼽히지만, 사교적이기도 한 우리는 젠투펭귄이나 아델리펭귄과 같은 동네에 둥지를 짓기도 해.  
 
“특히 황제펭귄은 바다가 얼면 그 해빙 위에서 번식하는데 얼음이 줄어들며 항상 가던 번식지가 사라지고 있어요. 아예 빙하 위에서 번식하는 모습도 관찰되죠. 겨울에 얼었다 번식기 끝 무렵 사라지는 해빙과 달리 계속 얼어있는 빙하는 활동하기 좋지 않아요. 추운 남극의 겨울에 얼음 위에서 번식하기 위해 발 위에 알을 품는 등 독특하게 적응하는데 성공한 황제펭귄이 너무 급격한 변화 때문에 위기를 맞은 거죠.”
소년중앙-남극특별보호구역

소년중앙-남극특별보호구역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엔 지난 5월 20일 "지구 온도는 금세기말까지 5도가량 오를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이 실렸는데요. 그만큼 빙하가 녹고 얼음이 사라지는 속도도 예상보다 빠릅니다. 빙하가 녹으면 여기 사는 해조류가 줄고, 이를 먹는 크릴도 줄어듭니다. 여기에 각국이 크릴을 산더미처럼 잡아가고 있습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남극 크릴 어획량이 3번째로 많은 나라죠. 먹이와 번식지가 모두 사라지고 있는 황제펭귄은 2100년까지 40~99% 감소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어요. 지난 4월엔 남극에서 두 번째로 큰 황제펭귄 집단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습니다. 현서 학생기자가 황제펭귄의 멸종 위기를 얘기하자 이원영 선임연구원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황제펭귄도 어렵고, 다른 펭귄들도 위험해요. 적도 근처 갈라파고스펭귄이나, 케이프타운 근처 아프리카펭귄이 더 위기라는 연구도 있죠. 이들은 사람이 사는 지역에 살아서 어업활동과 행동반경이 겹치거든요. 먹이 감소 속도도 빠르고 유조선의 기름 유출이나 관광객에 의한 스트레스 등 사람의 영향도 많이 받죠. 오히려 더 빨리 사라질 수도 있어요.”
소년중앙-남극조약

소년중앙-남극조약

남극은 기후변화를 연구하기 좋은 곳으로 꼽힙니다. 극지에서 지구온난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생태계가 단순한 편이라 연구하기도 좋은 편이죠. 남극 연구의 중요성을 묻는 채연 학생기자에게 이원영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 남극 연구 수준은 세계 10위권 정도로 높은 편”이라며 이같이 덧붙였어요. “남극은 지구의 변화를 감지하기 위한 지표와 같은 곳이에요. 지구의 미래를 알 수 있다고도 하죠. 자원 개발 같은 경제 논리 말고 인류 미래를 위해 평화롭게 과학적으로 보전해야 합니다.”  
남극에 사는 펭귄들
마카로니펭귄

마카로니펭귄

마카로니펭귄(macaroni penguin) 
학명: Eudyptes chrysolophus 
크기: 60~76cm, 3.5~6.5kg 
눈 위에서 뒷머리 쪽으로 뻗은 노란색 장식 깃털 ‘우관(羽冠)’ 어때, 멋지지. 나와 비슷하게 우관을 지닌 펭귄으로는 바위뛰기·피오르드랜드·볏왕관(선눈썹)·스네어스(긴눈썹)·로열펭귄 등이 있는데, 나만 남극과 주변 섬에 살아. 그중 우리가 제일 수가 많고, 몸집도 가장 커.  
남극과 펭귄의 위기는 우리와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펭귄이 위기를 맞은 건 인류가 초래한 지구온난화 탓이기도 하고요. 지구온난화는 인류의 위기기도 하죠. 지난 4월 25일 세계 펭귄의 날엔 여러 환경단체에서 다양한 캠페인을 벌였어요. 지난해 11월 무산되긴 했지만 남극 웨델해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고요. 크릴 함유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기업도 생겼습니다.  
펭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이원영 선임연구원은 한가지 당부를 했습니다. “지금 여러분처럼 작은 관심을 꾸준히 갖고 살피는 게 필요해요. 귀엽게만 여겼던 펭귄이 나름의 방식으로 남극에 적응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생물이란 것, 귀여운 외양마저도 물속에서 헤엄치는 데 적응하기 위한 것이고, 겉보기가 다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고요.” 
 
소중 학생기자 취재 후기
평소 펭귄에 대해 궁금했던 것이 많았는데 이원영 박사님과 대화하면서 나의 지식이 한층 더 성장한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펭귄’ 하면 떠오르는 황제펭귄이 2100년쯤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죠. 지난 50년간 황제펭귄의 반이 사라졌으며, 멸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놀라웠어요. 또 철새인 펭귄이 겨울이 되면 남극에서 그나마 따뜻한 곳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알게 됐죠. 펭귄은 뒤뚱뒤뚱 걸으며 짧고 귀엽지만 사실은 그 모든 것이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조건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겉으로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김현서(서울 방배중 1) 학생기자 
 
소년중앙 학생기자가 되고 첫 인터뷰라 궁금한 점도 많았고 긴장도 했지만 이원영 박사님이 차분하게 질문에 답해 주셔서 긴장감이 조금 날아갔어요. 머릿속에 계속 남았던 점은 지구온난화가 심각하다는 거예요. 환경변화를 인간이 육안으로 확인할 정도면 펭귄 같은 남극 생물들은 그 변화가 얼마나 크게 느껴질까 의문이 들었죠. 또 펭귄이 단순히 귀여운 이미지를 떠나 엄청난 능력치를 가지고 있어 놀랐어요. 젠투펭귄은 수심 200m까지 잠수할 수 있는데 그를 위해 20기압을 견뎌낼 수 있거든요. 펭귄과 남극 연구에 대해 궁금했던 점에 대한 답도 얻고, 남극에 사는 펭귄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지구온난화의 심각성과 지구온난화를 악화시키는 우리 인간들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양채연(경기도 예당중 2)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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