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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과 끝까지 싸우겠다"···국방부장은 군복 입고 협박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AP=연합뉴스]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AP=연합뉴스]

미국과 관세전쟁에 돌입한 중국이 2일 미·중 무역협상 백서를 특별 발표해 “싸우고자 한다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2일 8000여 자에 달하는 ‘중·미 무역협상에 관한 중국 입장’ 백서를 통해 무역전쟁의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 있다고 비난한 뒤 “중국은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공표했다. 이번 백서는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군복을 입은 채 연설하며 “개별 대국(미국 지칭)이 여기저기 지역(남중국해) 일에 끼어들어 난장판을 만들고 있다”고 미국을 정면 비난한 것과 같은 날 나왔다. 미·중 무역전쟁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장기화할 것임은 물론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을 대미 역공 카드로 쓸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중국 국무원신문판공실은 2일 8000여 자에 달하는 '중미 무역협상에 관한 중국입장' 백서를 특별 발표하고 미국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중국 국무원신문판공실은 2일 8000여 자에 달하는 '중미 무역협상에 관한 중국입장' 백서를 특별 발표하고 미국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인민망 캡처]

백서는 서문에서 “2017년 새로운 미국 정부가 들어서면서 빈번하게 무역마찰을 일으켰다”며 “미국은 현재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받들며 ‘관세’란 큰 몽둥이를 휘두르고 있지만 무역전쟁을 통해선 결코 미국이 다시 위대해질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호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백서는 또 이제까지의 무역협상 중 미국이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이랬다저랬다’ 하며 합의를 뒤집었다고 주장하면서 중국이 갑작스레 수정안을 제출해 판을 깼다는 미국의 비난은 황당무계한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현재 중국의 태도는 “협력하면 서로에게 이익이 되고, 싸우면 서로 손해를 보게 돼 협력하는 게 유일하고도 정확한 선택이지만 협력은 원칙이 있으며 협상은 마지노선이 있는 것으로 중대한 원칙 문제에서 중국은 절대로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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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향후 “무역전쟁과 관련해 중국은 싸우기를 원치 않지만 싸움을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필요할 때는 싸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협상하고자 한다면 대문을 활짝 열어놓겠지만 싸우고자 한다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백서는 반복했다.
 
반면에 미국은 지난 1일(현지시간) 중국 포위 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중국 공산당 휘하의 중국은 법치에 기반한 질서의 혜택은 만끽하면서도 그 가치와 원칙은 훼손하고 있다”며 중국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또 중국 내 소수민족 탄압을 적시하며 “깊은 우려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방부장 8년 만에 군복 연설…정부 차원서 안보·무역 대미 공세
 
즉 미국은 일본·한국·호주 등 역내 국가들과 협력의 네크워크를 만든 뒤 ‘법의 지배’를 무시하는 중국의 확장을 견제할 것임을 국제사회에 공개해 미·중의 대립 구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 해사국은 오는 2일과 4일 남중국해 수역에서 군사훈련을 할 계획으로 이 기간 이 수역에 대한 외국 선박의 진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 해사국은 오는 2일과 4일 남중국해 수역에서 군사훈련을 할 계획으로 이 기간 이 수역에 대한 외국 선박의 진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의 무역협상 백서 발표는 그간 주로 관영매체를 통해 대미 비판전에 주력했던 중국당국이 행동으로도 나섰음을 뜻한다. 중국 해사국은 1일 시사(西沙)군도 부근과 하이난다오(海南島) 동남 수역에서 6월 2일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4일 오전 6시30분부터 낮 12시30분까지 군사훈련에 들어가며 이 기간 일반 선박의 해당 수역 진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중국 해사국의 통보는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이 1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지대공미사일 배치를 하는 등 선을 넘고 있다”고 비난한 시점에 맞춰 등장했다.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주장하며 함정을 진입시키는 미국에 대해 사실상 정면으로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은 또 화웨이(華爲)가 보낸 택배를 배송지가 아닌 미국으로 보낸 미국 운송업체 페덱스에 대한 정식 조사에 돌입했다. 국가우정국의 마쥔성(馬軍勝) 국장은 2일 페덱스가 “중국의 택배업 법규를 심각하게 위반해 사용자의 합법적 권익을 엄중하게 해쳤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은 또 2일 홈페이지에 중국인의 미국 방문과 관련한 주의 안내문을 공고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미국 비자 신청자에 대해 소셜미디어 계정을 요구하고 있고 비자 외 활동에 대해 엄격하게 단속하고 있으니 특별히 주의하라는 것이다.
 
그간 중국의 대미 반격은 국내외의 지지를 얻으려는 여론전에 치중했던 모양새였지만 지난달 29일 중국 관영 인민일보가 “우리가 경고하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勿謂言之不豫)”는 ‘최후통첩’성 메시지를 신문에 실은 이후 실제적인 반격 행동으로 바뀌었다. 중국은 1962년 인도와의 전쟁, 79년 베트남과의 전쟁을 앞두고 모두 영어로는 “Don’t say We didn’t warn you”로 번역되는 이 문구를 사용했다. 이에 따라 인민일보의 이번 문구 사용은 중국이 모든 경우의 수를 상정해 미국에 사전 경고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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