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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현대중 물적분할…노조 “3세 승계용” 회사 “합병에 유리”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 후속 작업이 급행열차에 올라탔다. 지난달 31일 주주총회에 따라 신설되는 한국조선해양은 3일 이사회를 열고 권오갑(68)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주주총회 무효 소송을 내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계약서에 물적분할 시점에 대해선 못 박지 않았다”며 한 발 빼는 모양새다.
 

사측 “회사 물리적으로 나눠야
해외 기업결합 심사에 도움돼”
노조 “중간지주사에 알짜 자산
배당 늘려 기업승계 발판 삼을 것”

주말 드라마 급 빠른 전개에 노조는 당황한 표정이다. 사측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 신청서도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물적분할에 나선 것에 반발한다. 김형균 노조 정책기획실장은 “기업결합 심사 이후에 물적분할을 하는 게 상식에 맞다”며 “정부 승인도 나지 않았는데 물적분할을 추진한 건 3세 승계 목적이 아니면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회사를 물리적으로 나눠야 기업결합 심사에 유리하다”고 반박한다.
 
사측 주장에 대해 전문가 의견은 엇갈린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물적분할은 기업결합 심사에 있어 고려요소가 아니다”며 “중요한 건 두 회사 합병을 시장경쟁 저해 침해로 볼 것인지 각국 공정거래 당국이 판단할지 여부”라고 말했다.  
 
반면 송교직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물적분할 종료가 기업결합 심사에서 유리하는 작용하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물적분할로 연구개발(R&D) 관련 자산 등을 골라 흡수한 한국조선해양은 부채비율이 62.1%에서 1.5%로 줄었다. 반면 새롭게 탄생하는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에 자산을 넘기고 부채를 떠안아 부채비율이 60%에서 115%로 늘었다. 이를 두고 지주사 대주주를 위한 결정이란 지적이 나온다. 알짜 자산을 넘겨받은 중간지주사 설립으로 지주사 배당이 늘어나면 결국 3세 승계를 위한 자금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노조는 주장한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12월 주총을 열고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에게 각각 748억원과 147억원을 배당했다. 중간지주사 설립으로 정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손자회사로 편입돼 개정된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재무적으로 우량한 기업 하나와 재무적으로 불량한 기업으로 나눠버리는 게 핵심 이슈”라며 “불량 재무기업으로 전환하면 구조조정 불안은 자연스럽게 생겨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늘어난 부채비율이 회사 경영에 무리가 될 정도는 아니다”며 “중간지주사가 연대 변제 책임을 진다”고 말했다.
 
합병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현대중공업은 이르면 다음 달 유럽연합(EU)을 시작으로 중국·일본 공정거래 당국에 기업결합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지만 승은 여부는 확신하기 힘들다. 특히 머스크 등 세계적인 선박 회사가 집중된 EU 입장에선 메가 조선사 탄생으로 조선업계 파워가 강력해지는 건 달갑지 않은 전개다. 해외 공정 당국 한 곳에서만 반대해도 두 회사의 합병은 물거품이 된다.
 
EU 등이 기업결합을 불허해도 주총을 통과한 물적분할은 되돌릴 수 없다. 합병이 무산될 경우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매각 실패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  
 
반면 현대중공업지주는 기업결합 신청 과정에서 지불한 해외 로펌 비용 이외엔 잃을 게 없다. 확실한 3세 승계 발판 마련에 성공한 현대중 대주주에겐 남는 장사라는 해석이 재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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