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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대신 현송월과 동행…22일 만에 나타난 김정은

22일만에 나타난 김정은 근로단체부 향해 "일하는 태도 글러 먹었다"
 
22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근로단체부를 강하게 질책했다. 자강도 강계시의 ‘배움의 천리길 학생소년궁전’을 현지지도하는 자리에서다. 학생소년궁전은 청소년들이 방과 후 특별활동과 각종 행사를 하는 시설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배움의 천리길학생소년궁전을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배움의 천리길학생소년궁전을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북한 매체들이 1일 전한 보도에 따르면 학생소년궁전을 둘러본 김 위원장은 2016년 완공된 시설의 설계가 잘못됐고, 샤워실의 수도꼭지가 없는 등 관리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31일 이곳을 찾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는 “궁전 일군(일꾼, 간부)들이 일을 바로 하지 못하고 있고 청년동맹과 중앙청년동맹 아래 청소년 과외 교양지도국이 말공부만 하면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더더욱 틀려먹은 것은 당 중앙위원회 근로단체부가 과외 교육 교양 부문에 대한 정책적 지도를 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매체들도 “(김 위원장이) 엄하게 지적했다”며 막대한 비용을 들여 건설한 시설에 대한 불만을 전했다. 오랜만에 재개한 공개활동에서 청소년들의 사상교육과 단체생활을 담당하는 근로단체부를 향해 폭풍 질책을 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은 지난달 9일 미사일 발사를 참관(보도는 지난달 10일)한 지 22일 만이다. 그가 올해 들어 최장기간 공개활동을 중단한 뒤 등장해 후학 양성을 위한 기관에서 강한 질책을 한 건 체제 단속 및 기강 잡기의 일환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인근 공장을 찾아선 “공장현대화에 박차를 가하라”거나 “공장의 안팎을 수림화하고, 원림화”하라는 주문하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강도 당,행정 및 설계기관 관계자들과 강계시와 만포시건설총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강도 당,행정 및 설계기관 관계자들과 강계시와 만포시건설총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이번 공개활동은 이틀 사이에 강계트럭터공장 등 7곳을 찾는 ‘강행군’이었다. 그가 지난해 7월 18일 함북 청진 일대의 공장과 각종 시설을 하루에 8곳을 둘러본 적이 있지만 이런 행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전현준 한반도평화포럼 부이사장은 “김 위원장이 한동안 나타나지 않으면서 국내외에서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가 찾은 공장들이 대부분 북한의 대표적인 군수공장이라는 점에서 시설 점검과 별도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직 정부 고위당국자는 “김 위원장은 집권 뒤 장기간 공개활동을 중단한 뒤 재개할 때는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또는 대화에 나선 경우가 많다”며 “이번에 군수공장이 밀집해 있는 자강도를 찾은 건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비핵화 협상은 물론이고 재래식 무기를 통한 군사적 긴장 가능성을 암시하는 차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4일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한 뒤 환영행사가 열리고 있다. 현송월(왼쪽 다섯번째)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등 수행단이 도열해 있다. [사진=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4일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한 뒤 환영행사가 열리고 있다. 현송월(왼쪽 다섯번째)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등 수행단이 도열해 있다. [사진=뉴시스]

 
◇김여정 대신 현송월?= 김 위원장의 이번 공개활동에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의 등장이다.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을 겸하고 있는 현송월은 김 위원장의 베트남(2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4월) 방문에 동행했다. 지난해 2월엔 방한 공연을 한 뒤 김 위원장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김 위원장의 국내 현지지도에 수행하고, 동행 사실이 북한 매체에 공개된 건 처음이다.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는 “현송월은 선전선동부의 정책이 아닌 공연분야의 책임자인데 북한 매체가 공개하지 않은 현지 공연이 없었다면 이틀 연속 동행한 건 이례적”이라며 “가까이에서 김 위원장을 보필하던 김여정이 하노이 회담 이후 자숙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김여정 대신 김 위원장을 챙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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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