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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싫어” 잇따른 대학가 대자보 훼손, 처벌할 수 있나

지난해 6월 연세대 총여학생회 측이 내건 대자보가 반쯤 떨어져 있다. 총여학생회 측은 총여 폐지에 반대하는 대자보를 누군가 고의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1]

지난해 6월 연세대 총여학생회 측이 내건 대자보가 반쯤 떨어져 있다. 총여학생회 측은 총여 폐지에 반대하는 대자보를 누군가 고의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1]

지난달 30일 오후 중앙대에서 열린 페미니스트 총궐기 대회에는 250여명의 학생이 모였다. 중앙대뿐 아니라 서울대·연세대·숙명여대·성균관대 등 여러 대학의 단체들도 깃발을 들고 참가했다. 집회를 주도한 페미니스트 단체 ‘반’ 관계자는 “총궐기를 준비하며 대자보가 모두 찢겼고 현수막도 찢겼다”며 “성차별에 반대한다면 모두가 페미니스트다”고 외쳤다. 학생들은 “대자보 테러하는 안티 페미 규탄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미투(#Me Too) 운동’ 이후 대학가 페미니즘 활동이 확산하는 가운데, 페미니즘에 대한 반발 움직임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주로 온라인 공간에서 반(反)페미니즘 주장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대학 내에 페미니즘 단체가 내건 대자보를 훼손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단체들은 이를 페미니즘 ‘백래시’(Backlash·사회 변화에 대한 반발 행위)로 보고 처벌을 주장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단체들의 주장이 지나치다며 “무허가 불법 대자보를 철거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중앙대 페미니즘 단체가 게시한 대자보가 찢어져 있다. [중앙대 반성폭력반성매매 모임 '반' 페이스북]

중앙대 페미니즘 단체가 게시한 대자보가 찢어져 있다. [중앙대 반성폭력반성매매 모임 '반' 페이스북]

 
중앙대에서 '대자보 테러'가 논란이 된 것은 올해 1월부터다. 당시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A교수를 규탄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뜯어졌다. 이어 지난달에는 페미니즘 단체가 학내에 붙인 대자보가 찢어진 채 발견됐다. 미투 사건과 총여학생회 폐지 등을 언급하며 ‘남성만을 위한 대학’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이었다. 단체는 대자보 훼손 범인을 찾으려 했는데 최근 한 인터넷 사이트에 본인이 훼손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승인 안 받은 거라 찢어도 된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이후 학생들은 커뮤니티 등에서 대자보 훼손에 대한 찬반 논란을 벌였다.
 
중앙대뿐 아니라 다른 대학에서도 페미니즘 대자보 훼손이 빈번하다. 지난해 11월에는 숙명여대 대자보에 남자 중학생들이 성적인 비하 내용을 담은 낙서를 하는 일이 있었다. 지난해 6월엔 연세대에서 총여학생회 폐지에 반대하는 대자보가 훼손됐다는 주장이 있었고, 4월에는 부산대 미투 지지 대자보가 훼손됐다. 올해 3~4월에는 제주대에서도 페미니즘 단체가 붙인 대자보가 3차례에 걸쳐 찢어지거나 불에 그을렸다.
 
제주대에 게시한 페미니즘 단체 대자보가 훼손됐다. [제주대 페미2리 페이스북 캡처]

제주대에 게시한 페미니즘 단체 대자보가 훼손됐다. [제주대 페미2리 페이스북 캡처]

학생들의 주장은 엇갈린다. 중앙대 성폭력비대위는 “대자보는 공익적 목적의 게시물이고 이를 훼손하는 것은 명백한 권리 침해다”고 밝혔다. 반면 중앙대 학생 박모씨는 “사유지도 아닌 학교 건물에 대자보를 붙이려면 학교 허가를 받아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규칙을 어겼다면 불이익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직접 나서기는 곤란하다는 의견이다. 논란이 있는 사안에 대학이 개입하면 오히려 논란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대 관계자는 “무단 게시물은 학교 권한으로 철거할 수 있지만 모든 사안을 규정대로만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자보 훼손은 허가 여부와 관계없이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법무법인 창과 방패의 이민 변호사는 “대자보 허가 여부와 적법 여부를 떠나 철거 권한이 대학이나 총학생회에 있기 때문에 이외의 사람이 훼손하면 형법 제366조의 문서 재물손괴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학 이외 대자보도 옥외 광고물 등 관리법에 따라 철거해야 하며 권한 없는 사람이 철거하면 손괴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윤서 기자, 김혁준 인턴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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