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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수술하며 中 도피…'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8년 추적기

'조희팔' 일부 범죄수익금 배당 심리 재개
검찰이 조희팔 사건을 재수사 할 당시, 관련 자료로 제작한 조희팔 관련 일지.[중앙포토]

검찰이 조희팔 사건을 재수사 할 당시, 관련 자료로 제작한 조희팔 관련 일지.[중앙포토]

조희팔. 거액의 유사수신 사건이나 사기범이 나타나면 늘 한 번씩 나오는 이름이다. '제2의 조희팔' 같은 형태로다. 1957년생 조희팔. 그는 ‘희대의 사기꾼’이다. ‘단군 이래 최대 사기범’ 같은 수식어를 달고 있다. 2016년 검찰은 재수사를 벌여 조희팔 사기 사건의 피해 규모 등을 밝혀내고, 2011년 조씨가 중국에서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 일부 사람들의 술자리에선 “조희팔이 해 먹은 돈이 4조원이 넘는다더라. 사기당한 피해자도 7만 명을 넘는다네”, “진짜 죽은 게 맞겠지?” 등 안주 삼아 도는 말이 수없이 많을 정도다.  
 
오는 3일 대구지법 서부지원에서 조희팔의 은닉재산 중 법원이 공탁해 챙겨둔 700억 원대 일부에 대한 범죄수익금 배당 심리가 재개된다. 이 심리를 앞두고, 다시 조희팔이라는 이름 석 자가 등장한 것이다. 
 
조희팔 사기 사건의 시작은 2004년 대구가 출발지다. 조씨는 그해 10월 지인 10여 명의 도움을 받아 ㈜BMC라는 이름의 회사를 대구시 동구에 설립했다. BMC는 ‘Big Mountain Company(큰 산과 같은 회사)’의 약자다. 이 회사는 투자자를 모아 목욕탕과 병원에 안마기·골반 교정기 등의 의료기기를 임대한 뒤 그 수익을 배당하는 회사다.  
 
투자자가 한 계좌(440만원·의료기 한 대 가격)를 투자하면 8개월간 원금과 배당금을 합쳐 매일 2만6000∼4만2000원씩 166차례에 걸쳐 581만원(수익률 32%)을 준다는 조건이다. 높은 수익률을 앞세워 조희팔과 그의 오른팔 강모씨 등이 적극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조희팔씨가 2008년 다단계업체 세미나에서 강연하는 모습. [사진 바른가정경제 실천을 위한 시민연대]

조희팔씨가 2008년 다단계업체 세미나에서 강연하는 모습. [사진 바른가정경제 실천을 위한 시민연대]

현재 구속 상태인 강씨는 ‘국립대 수석 졸업의 인텔리, BMC의 브레인.’ 이름 대신 이런 별명으로 불리는 달변가이자, 투자자 모집 과정의 교육 강사였다. 한 피해자는 “100만원이 넘는 고급 양복에 좋은 차를 타고 국립대 학벌로 포장하니 다들 인텔리나 회사 브레인쯤으로 여길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BMC는 진짜 약속한 날짜에 약속한 돈을 줬다. 투자자가 의심하면 별도로 꾸며놓은 의료기기 임대 처로 그를 데려가 기기가 설치된 모습을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돈을 꼬박꼬박 주고 그럴싸한 의료기기 임대 처에, 잘 차려입은 달변가까지 있으니 조희팔 유사수신 업체는 순식간에 믿을 만한 회사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를 바탕으로 조희팔은 사업을 더욱 확장해나갔다. 대구뿐 아니라 서울과 부산·인천·경남 등지에 유사한 법인을 계속 만들었다.  
 
인맥과 혈연으로 이어진 측근들에게 회사를 하나씩 차려주면서 투자자를 전국적으로 모집했다. 주된 타깃은 40~60대 주부들이었다. 치밀하게 계산된 사기 조직은 계산이 밝은 경기도 화교들의 주머니까지 노렸다.

 
법인을 분리해 BMC와 별개의 기업처럼 운영하며 세무 당국의 감시도 교묘하게 피해 나갔다. 이렇게 만든 법인 수가 전국적으로 20개를 넘었다. 한쪽 법인에서 투자자에게 돈을 못 주면 다른 지역의 법인에서 돈을 받아 돌려막는 방법을 썼다. 국내 최초의 유사수신 돌려막기 수법이다.  
 
당시 조희팔 사건을 수사한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실제 투자금은 의료기기 임대가 아니라 바다이야기·백화점·호텔·무역·노름판 등 합법·불법 여부를 따지지 않고 마구잡이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검찰 조사 결과, 조희팔과 그 일당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7만여 명에게 4조8800억 원대의 투자금을 받았다. 대구지검이 조희팔 일당의 유사수신 법인 23개의 계좌를 추적, 1800만 건의 입·출금 내역을 확인한 결과였다.  
 
사기는 그리 길게 가진 못했다. 후발 투자자의 돈으로 예전 회원들에게 이자를 주는 구조가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입금이 늦어지자 피해자들이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내기 시작했다. 2008년 10월 결국 그의 사기 행각은 들통이 났다.  
 
경찰은 조희팔의 회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조희팔과 측근들은 당시 수사 관계자들에게 사건 무마를 시도하기도 했다. 조씨와 그 일당은 2008년 12월 9일 충남 태안의 한 항구에서 어선을 타고 중국으로 밀항했다. 1만원권으로 7000만원의 돈다발을 선주에게 건네주었다. 충남 태안에서 배를 띄워 공해상으로 나간 뒤 조카가 중국 헤이룽장 성(黑龍江省)에서 나와 준비해둔 중국 선박에 옮겨 타고 밀항에 성공했다.  
 
조희팔. [중앙포토]

조희팔. [중앙포토]

성형 수술을 하면서 중국 도피 생활을 하던 조희팔. 2011년 12월 경찰은 조희팔이 중국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살아있다는 목격설이 계속 나왔다. 검찰은 재수사에 나섰다. 다시 2016년 6월 "2011년 12월 19일 0시 15분에 조희팔은 사망했다"고 재차 결론 내렸다. 이 과정에서 조씨 측근과 조력자 등이 잇따라 검거됐다. 범죄 은닉재산과 수익금, 5조원에 가까운 투자금의 실체도 드러났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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