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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스트] 불법촬영물 '몰카'…'모니터' 찍으면 무죄?

 

우리의 일상을 법으로 바꾸다

금요일 6시 30분 JTBC 유튜브 라이브 <로비스트>

 

대상 의원 :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통과 가능성 : ★★★☆☆

현재 진행상황 : ★☆☆☆☆

예상 통과시점 : 2019년 연말

 

불법촬영물이 나오는 '화면' 찍으면 무죄?

오래된 법률이었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몰래 신체를 촬영하는 행위가 처음 범죄로 규정된 건 1998년 12월 28일이었다. 일본 교세라가 세계 최초의 카메라폰을 공개하기 5개월 전이었다. 당시 규정은 단순했다. "카메라" 등을 이용해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하도록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불법촬영물을 복제하거나, 틀어놓은 모니터 화면을 찍거나, 유포하는 사람 등은 처벌 대상이 아니었다. 초고속 인터넷이 도입된 지 3개월밖에 안 된 시점이었다. 파일을 주고받으려면 네모나고 알록달록한 '플로피 디스켓'을 사용해야했다. 지금처럼 쉬이 '컨트롤 씨·컨트롤 브이' 버튼으로 불법촬영물을 복사해 인터넷에 유포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재생 화면을 재촬영하는 건 더 어려웠다. 동영상을 찍으려면 엄청나게 큰 '캠코더'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오래된 법률은 2006년 10월 27일 수정됐다. 비로소 불법촬영물을 찍은 사람뿐만 아니라 유포한 사람도 벌하게 됐다. 더불어 웹하드 등을 통해 영리 목적으로 판매한 사람도 처벌 대상에 포함됐다. 가구 인터넷 보급률이 78.4%에 달하던 때였다. 인터넷을 통한 불법촬영물 유포가 쉬웠다. 하지만 여전히 불법촬영물은 사람의 신체를 찍은 사진·영상의 원본만 뜻했다. 복제물이나 모니터에 나온 영상 등을 찍은 재촬영물 등은 규제 대상이 아니었다. 법은 느렸지만 기술은 빨랐다. 이듬해 아이폰 1세대가 출시됐고 4년 뒤 카카오톡이 등장했다. 무엇이 원본이고 무엇이 복제물인지, 재촬영물은 뭐고 편집본은 뭔지, 뒤죽박죽이 돼 알 수 없었다.

 

사달이 난 건 2018년 9월 13일이었다. 대법원이 성관계 동영상이 나오는 컴퓨터 모니터를 찍어서 타인에게 보낸 사람을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유는 오래된 법률 때문이었다. 1998년부터 법은 '사람의 신체'를 찍어야 처벌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불법촬영물이 나오는 모니터를 찍은 건 벌할 수 없었다. 비상식적이었다. 부랴부랴 법 개정 논의가 이뤄졌다. 같은 해 12월 18일, 불법촬영물의 범위에 '복제물'이 포함됐다. 그러나 논란은 멈추지 않았다. 가령 고양이가 재롱부리는 영상을 찍었는데 어깨너머로 불법촬영물이 재생되고 있다면 이건 복제물로 볼 수 있는가. 복제물에 더해 재촬영물도 규제해야 된다는 주장이 나온 이유다.

 

 

로비 대상 : 재촬영물 유포 금지법

몰카와 같은 불법촬영물 유포는 범죄인데, 영상이 나오는 모니터·스마트폰 등을 찍은 '재촬영물' 유포는 처벌 받지 않는 모순. 로비스트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 계류 법안을 뒤져봤다. 해결책은 나와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다. 내용은 간단하다. 불법촬영물의 범위에 '재촬영물'을 포함했다. 백 의원은 피해자의 입장을 강조했다. "(불법촬영물이 유포됐을 때) 피해자가 겪는 불이익과 고통은 원본이나 재촬영물이나 똑같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재촬영물은 처벌받지 않는 법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겁니다. '재촬영물도 똑같이 처벌하자' 이런 뜻으로 낸 법안입니다."

 

해외에서도 불법영상물뿐만 아니라 재촬영물 등을 규제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 등 IT기기가 보급돼 동의 없이 촬영된 사생활 영상이 원본·복제물·편집물·재촬영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유포되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2018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주는 2004년 불법촬영물의 범위에 '재생산물'을 명시했다. 영국은 2015년 형사사법재판법 제33조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변경된 사진이나 필름' 등도 규제하기로 결정했다. 호주는 더욱 적극적이다. 불법촬영물의 복제물·재촬영물에 더해 포토샵으로 가공된 이미지도 처벌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재촬영물 유포 금지법'은 지난해 10월 발의된 뒤 논의되지 않고 있다. 법안 통과 5단계(발의→상임위→법사위→본회의→대통령) 중 1단계에 멈춰있다.
 

 

로비 포인트 : 국민의 관심으로 의원을 설득해야

로비스트가 '재촬영물 유포 금지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백혜련 의원을 찾았다. 백 의원은 20대 국회의원의 임기가 내년에 끝난다며 시간이 촉박하다고 말했다. "지금 국회의원 선거가 1년도 남지 않았어요. 그런데 언제 법안이 논의될지 모르는 상황이에요.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합니다." 국회의원은 직업의 특성상 '표'를 향해 움직인다. 당연히 유권자의 관심이 집중된 법안을 먼저 논의할 수밖에 없다. 댓글의 수가 법안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는 뜻이다.

 

백 의원은 불법촬영물의 재촬영 문제에 더해 '모바일 메신저 유포' 문제도 지적했다. "불법촬영물을 단체 카톡방이 아니라 개인 카톡으로 보내면 '유포 행위'가 아니라고 착각하는 분도 있어요. 유포는 단 한 사람에게 해도 유포입니다. 친한 사람끼리 재미로 돌려봤다며 범죄가 아니라고 하는 분도 많은데 피해자에겐 정말 가혹한 얘깁니다."
 

 

로비 결과 : 통과 가능성 60%…연말까지 설득을

백 의원은 국회의원 임기가 1년도 채 안 남았기 때문에 통과 가능성을 60%로 봤다. 논의할 시간이 적기 때문이다. 다만 여·야 대화가 이뤄지면 금방 설득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여러분이 '이 법안 빨리 통과 시켜달라' 목소리를 내주시면 할 수 있어요. 쟁점법안이 아니기 때문에 통과시킬 수 있습니다. 야당 의원님도 다 동의할만한 내용입니다." 통과 시점은 연말로 봤다. "올해 연말이 아니면 어려워요. 이후에는 다들 선거가 있어서 현실적으로 회의하기 힘들기 때문이에요. (법안 담당 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님들을 설득하겠습니다."

 

여러분의 관심으로 법을 바꿉니다.

JTBC 로비스트

기획·제작 : 고승혁, 김민영, 김지원
<로비스트>에 로비 의뢰하기 ▶ https://bit.ly/2PUFdg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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