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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T는 공짜 점심…돈 마구 찍다 재정위기 겪은 나라 많아

‘적극적 재정 확대’ 주장, MMT는 맞나 
마이클 바 교수

마이클 바 교수

“MMT는 공짜 점심이다.” 마이클 바 전 미국 재무차관보의 말이다. 중앙SUNDAY와의 인터뷰 자리에서다. 최근 그는 세계경제연구원 초청으로 서울을 찾았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2010년 재무차관보로 금융개혁을 주도했다.
 
요즘 미국에서 현대화폐이론(MMT)이 실제 뜨거운 논쟁거리인가.
“민주당 하원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뉴욕시) 등이 앞장 서 MMT를 주장하고 있다. 코르테즈 의원은 진보적인 정치인인 버니 샌더스 캠프에서 활동했다. 샌더스도 MMT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MMT 논쟁이 이코노미스트들 중심으로 이뤄지다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MMT가 처음 등장한 시기는 1990년대로 알고 있다. 왜 요즘 쟁점이 되고 있을까.
“기존 경제이론과 정책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MMT는 정통이론이 아니다. 검증되지 않았다. 정부는 ‘화폐를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재정적자가 이어져도 파산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하지만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가 많다.”
 
유명한 억만장자들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등이 MMT가 초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어 반대하고 있다. 물론 헤지펀드 매니저인 레이 달리오는 지지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 등 케인스학파 학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워런 버핏, 폴 크루그먼 등도 MMT 반대
 
억만장자의 눈에 비친 MMT

억만장자의 눈에 비친 MMT

MMT가 초인플레이션을 일으킬까.
“재정적자가 늘어나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국채를 사줘야 한다. 채권시장 투자자들이 국채를 무한정 사들일 순 없다. 결국 통화량이 늘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MMT 이론가들은 초인플레이션은 심한 정치적 불안 등이 야기한다고 말했다.
“남미 국가들이 MMT 주장대로 중앙은행이 찍어낸 통화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렸다.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 몇몇 나라는 자국 통화와 미국 달러를 고정 환율로 묶은 뒤에야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
 
MMT이론가들은 기존 경제이론과 정책이 실패했다고 주장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요 나라 중앙은행들이 적극적으로 통화정책을 펼쳤다.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낮추고 양적완화(QE)란 새로운 정책도 실시했다. 처음에는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듯했다. 사실 통화량을 늘렸는데도 물가가 디플레이션 증상을 보이고 있기는 하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잖다.”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재무부 경험에 비춰 기존 이론을 바탕으로 해도 다양한 정책을 개발해 낼 수 있다. 예를 들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중소기업에 대출을 많이 해준 시중은행에 더 많은 자금을 공급해주는 정책을 활용하고 있다. MMT가 제대로 된 처방이 될지 의문이다. 특히 MMT가 분명치 않다.”
 
감춰진 비용, 다음 세대가 치를 수도
 
MMT가 분명치 않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MMT 지지자들은 각자 다른 논리와 주장을 내놓고 있다. 어떤 학파의 이론이 완벽하게 통일되기는 힘들지만, MMT는 학자마다 차이가 너무 크다.”
 
예를 든다면.
“어떤 학자는 재정지출보다 시중은행의 신용창출 기능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기보다 시중은행에서 직접 자금을 대출받아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벌여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MMT가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다. 정책 대안의 성격도 뚜렷하지 않다. ”
 
일자리 보장제는 기본소득과 비슷하다.
“일자리 보장제가 아이디어 차원에서는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MMT 지지자들은 일자리 보장 등으로 재정정책이 단기적으로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어떤 효과나 부작용이 나타날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론가들과는 달리 정책 담당자들은 비용과 효과를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MMT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가 뭘까.
“공짜 점심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당장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도 쉽게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다는데 싫어할 사람이 있겠는가. 하지만 모든 정책은 부작용이 따른다. 감춰진 비용도 있게 마련이다. 얼마 뒤에 또는 다음 세대가 그 비용을 치르게 된다. 나는 MMT 팬이 아니다.”
 
강남규 기자
마이클 바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의 보좌관으로 재무부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2009년 이후엔 재무부 차관보로 월가 개혁법안인 도드-프랭크법을 설계하기도 했다. 그는 금융 시스템 개혁에 상당히 적극적인 인물로 꼽힌다. 현재 미시간대 공공정책대학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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