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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유람선 실종자 상당수 6m 아래 선실 갇혀있을 듯"

31일(현지시각) 오전 다뉴브강을 여전히 오가고있는 대형 크루즈선의 모습. 박태인 기자

31일(현지시각) 오전 다뉴브강을 여전히 오가고있는 대형 크루즈선의 모습. 박태인 기자

 
 

[다뉴브강 현지 르포]
수색현장 30km 추적해보니

"쾌속정만 왔다 갔다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국민 33명이 탑승했던 허블레아니호가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지 이틀째인 31일 아침 8시 30분(현지시간). 
 
사고 현장에서 약 30km 떨어진 다뉴브강 남쪽 인근 마을에서 만난 주민 이스타반은 "5분 전 경찰 쾌속정이 강을 이동하며 실종자를 찾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을 전했다. 
 
실종자들, 헝가리 국경 벗어났을 가능성 
헝가리 당국은 다뉴브강의 빠른 유속(시속 9~12km)을 고려해 이날 실종자들의 수색 범위를 사고 지점에서부터 하류 30km로 확대했지만 아무런 소득도 거두지 못했다. 
 
헝가리 당국과 한국 외교부는 실종자들이 헝가리를 벗어났을 가능성에 대비해 인접국인 세르비아와 루마니아에도 협조 요청을 했다. 사고 2시간 뒤 시신이 발견된 지점이 사고 현장에서 10.7km나 떨어졌던 만큼 실종자들이 이미 헝가리를 벗어났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황대식 전 한국해양구조협회 구조본부장은 "유속이 너무 빠르고 다뉴브강의 수온이 낮아 실종자들이 생존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골든타임을 말하기가 참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수온이 낮은 만큼 "일부 실종자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고 해도 최소 5일은 걸릴 것"이라고 했다. 
 
사망자가 발견된 지점(사고 현장 5~12km)부터 30km까지 확대된 수색 현장에는 쾌속정 1~2대만이 다뉴브강 주변을 훑어보고 있었다. 빠른 유속에 잠수부의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수색현장 30km 지점, 쾌속정 오가며 순찰
수색 지역에서 만난 헝가리 시민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안타깝다"는 말을 전했다. 다뉴브강의 정박한 한 크루즈선에서 전날 심야 근무를 했다는 마일로스는 "사고가 났지만 아직 크게 변한 것을 느끼지 못한다, 우리 크루즈선은 오늘 예정대로 운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일부 언론에선 다뉴브강의 쿠르즈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다뉴브강의 일부 대형 크루즈선들은 예정대로 운항을 하며 이동 중인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허블레아니호 사고 현장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는 헝가리 당국의 모습. 박태인 기자

허블레아니호 사고 현장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는 헝가리 당국의 모습. 박태인 기자

허블레아니호가 침몰된 머르기트 다리 아래의 사고 현장에는 이날 새벽부터 수중 레이더와 잠수부 등이 동원돼 선체 내부에 대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허블레아니호가 크루즈선인 '바이킹 시긴'호에 선미를 부닥친 뒤 7초 만에 침몰한만큼 대부분의 실종자가 수면 6m로 가라앉은 배의 선실 속에 갇혀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머르기트 다리 위에서 사고 현장을 지켜보던 솔티 플로라(27)는 "이런 비극이 헝가리에서 발생해 한국인들에 정말 미안하다"며 "비극의 현장에 찾아와 미안함이라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머르기트 다리엔 플로라를 포함한 수십명의 헝가리인들이 한국인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정부는 이날 실종자들에 대한 구조와 사망자 수습, 생존자들의 지원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직접 현장을 찾아 오전부터 헝가리 외교부 장관 및 내무부 장관과 회담을 했다. 
 
사고가 발생한 머리기트 다리에 놓여진 희생자들을 위한 꽃과 양초의 모습. 박태인 기자

사고가 발생한 머리기트 다리에 놓여진 희생자들을 위한 꽃과 양초의 모습. 박태인 기자

헝가리 외교장관 "거친 유속에 수색 난항" 
 
페테르 시야르토 헝가리 외무부 장관은 강 장관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헝가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거친 유속에 수색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해군과 해양경찰청 등이 포함된 신속대응팀 47명을 급파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사고 당사자들의 가족 43명도 6월 2일까지 모두 현장에 도착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생존자 7명, 사망자 7명, 실종자 19명이란 이 세 가지의 숫자는 미동조차 하지 않는 상황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1일 오전(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의 유람선 침몰 사고현장을 찾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1일 오전(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의 유람선 침몰 사고현장을 찾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생존자 7명 중 이모(66)씨를 제외한 6명은 퇴원해 부다페스트 시내 호텔에 머물고 있다. 주헝가리 한국대사관에선 생존자 및 실종·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언론의 접촉을 제한하고 있다. 
 
한편 헝가리 당국은 허블레아니호와 충돌 사고를 냈던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을 구금해 체포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유리.C로 신원이 공개된 선장은 우크라이나 오데사에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은 바이킹 시긴호에 탑승했던 관광객들이 사고가 발생한 뒤 침몰한 배 주변에서 허우적대던 한국인들을 봤다는 목격담을 전하기도 했다. 
  
미국 해양전문 변호사인 제임스 워커는 중앙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바다가 아닌 강에서 진행되는 유람선 관광상품은 구명조끼 등 기본적인 안전장치도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지금과 같은 치명적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실제 직접 기자가 지켜본 다뉴브강의 유속은 구명조끼가 없는 실종자들이 감당하기엔 너무나도 빠르게 느껴졌다.

 
정부에서 파견된 수습대와 헝가리 당국은 향후 허블레아니호의 인양 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양 과정에서 일부 실종자들이 발견될 가능성에 대비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대식 전 본부장은 "실종자들이 일부 발견될 가능성에 대비해 한국 정부의 전문가들과 헝가리 당국, 선체 인양을 담당하는 현지 민간 업체가 유실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다페스트=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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