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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경찰 "침몰 유람선, 바이킹 앞으로 방향 급히 틀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에서 29일(현지시간) 한국인 33명 이 탄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침몰 했다. 사진은 헝가리 유람선 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에서 29일(현지시간) 한국인 33명 이 탄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침몰 했다. 사진은 헝가리 유람선 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헝가리 유람선 침몰 원인을 둘러싸고 현지 당국의 본격 수사가 시작된 가운데 사고의 직접 원인이 된 추돌 책임이 침몰 선박 '허블레아니호'에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허블레아니호를 뒤에서 들이받은 바이킹 시긴호에 책임의 무게를 뒀던 당초 언론 보도와는 다른 시각이다.
 

허블레아니호 추돌 침몰사고 수사 본격화
현지경찰 “허블레아니가 갑자기 방향틀어”
전문가들 “사고방지 장치에도 사고난건 인재”

30일(현지시간) 헝가리 경찰 당국은 전날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침몰 사고 관련 기자회견에서 “허블레아니호가 사고 직전 갑작스럽게 바이킹 시긴호 앞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밝혔다. 한국인 33명 등 총 35명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는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바이킹 시긴호와 추돌한 뒤 7초 만에 가라앉았다. 
 
기자회견에 함께 한 졸트 팔로타이 부다페스트 재난관리국장은 “두 선박은 북쪽으로 향하고 있었고 머르기트 다리에 이르렀을 때 허블레아니호가 바이킹 시긴호의 앞으로 방향을 틀었다”며 “무슨 이유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시 현장 가까이에 있었다는 체코인 승선원 스타니슬라브 마코프스키 역시 “침몰한 허블레아니호가 대형 유람선 바이킹 시긴의 항로를 가로질렀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AP통신도 전날 공개된 사고 영상 분석을 통해 "허블레아니호가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살짝 왼쪽으로 기울어지면서 크루즈선의 경로로 끼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31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김길수 한국해양대 해사수송과학부 교수는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항법상 같은 방향으로 진행 중인 바이킹시긴호가 앞서가던 허블레아니호를 추돌했다면 바이킹 시긴호 선장의 과실이고, 허블레아니호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바이킹 시긴호를 추월했다면 진로방해를 한 허블레아니호 선장의 과실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수사는 두 선박의 추돌 경위를 밝히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다뉴브강은 계속되는 장대비에 수위가 상당히 올라와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다른 선박 수십척이 문제없이 운항한 데서 보듯 악천후 자체가 원인일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인다. 임레 호르배트 헝가리 항해협회 사무총장은 현지국영방송 M1과 인터뷰에서 “사고가 일어난 밤 다뉴브강의 시야가 나쁘지 않았다. 다른 배들의 움직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레이더, AIS 등 장치에도 사고난 건 ‘인재’
 다뉴브강 사고 현장 잠수부 투입 준비 시작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우측 세 번째 교각 부근에서 3경찰특공대 잠수요원(검정 수트)와 군 장병들이 수중 선체 및 실종자 수색을 위해 잠수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뉴브강 사고 현장 잠수부 투입 준비 시작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우측 세 번째 교각 부근에서 3경찰특공대 잠수요원(검정 수트)와 군 장병들이 수중 선체 및 실종자 수색을 위해 잠수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때문에 이번 사고가 두 항해사의 부주의 혹은 과실에 따른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헝가리 현지 언론 인덱스는 30일 익명의 현지 선박전문가를 인용해 "바이킹 시긴호는 선박명, 종류, 위치정보를 알려주는 자동식별장치(AIS)시스템을 갖췄을 테고 소형 카약이 아닌 허블레아니호 규모의 배는 충분히 감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박이 방향을 바꾸려면 어떤 방식으로든 인근 선박들과 통신을 했어야 하는데 두 선박간 통신이 안 됐거나 통신을 했더라도 다른 한쪽이 간과한 게 비극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레 호르배트 사무총장도 “두 선박 모두 다른 배와의 거리를 4m로 유지할 수 있는 위성항법장치(GPS)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허블레아니호 침몰이 인재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임채현 목포해양대 해양경찰학부 교수는 “다뉴브강처럼 좁은 수로에선 두 선박이 주로 초단파통신장치(VHF)로 교신하고 그게 불가능하면 기적을 울리는 방식을 사용한다"면서 "장비에 문제가 없었다면 아무런 신호없이 갑작스럽게 방향을 바꾼 선장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김길수 교수도 “국제법상 국제항해를 하는 배는 반드시 AIS를 설치해야 하기에 적어도 바이킹 시긴호에는 AIS가 있었을 테고 만약 AIS가 없다 해도 항해 중엔 레이더나 육안으로 선박 간 위치와 항로를 확인한다"면서 “두 배가 제대로 교신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라면 인적과실로 인한 사고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추모의 불빛 밝힌 부다페스트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앞에서 30일 밤(현지시간) 현지 주민들이 놓아둔 꽃과 함께 촛불이 사고 현장을 향해 빛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추모의 불빛 밝힌 부다페스트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앞에서 30일 밤(현지시간) 현지 주민들이 놓아둔 꽃과 함께 촛불이 사고 현장을 향해 빛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현지경찰은 지난 29일 “치명적인 대량 참사를 일으킨 이번 사고에서 위협적인 운항을 한 혐의가 있다"며 우크라이나 출신인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 유리 C를 구금했다. 헝가리인으로 알려진 허블레아니호 선장은 사고 이후 실종상태다. 

 
과도한 선박운영이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덱스는 "다뉴브강을 항해하는 선박은 최근 몇년간 꾸준히 증가해 2000년대 중반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했고 2016년에만 약 250척이 운행됐다"고 전했다. 27년 간 다뉴브강에서 항해를 해온 안드라스 쿠블리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기업들이 사들인 대형 선박이 밤마다 경쟁적으로 관광용으로 다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허블레이니호에 탔던 한국인 33명 중 7명은 구조됐고 7명은 사망, 나머지 19명은 실종된 상태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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