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꿔준 돈 대신 받은 개발노하우… 30대에 호텔 2개 운영

기자
이상원 사진 이상원
[더,오래] 이상원의 소소리더십(46)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에게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특징이 하나 있다. 바로 남들이 보지 못하는 면을 보고 실천에 옮긴다는 것이다. 비결을 묻는 말에도 덤덤하게 ‘그냥, 그랬다’는 대답이 돌아오곤 한다.
 
30대 젊은 나이로 제주도에 호텔을 두 개 지어 운영까지 하는 ‘체이슨그룹’의 정세호(33) 대표도 마찬가지 경우다. 받을 빚 대신 부동산개발 노하우를 배웠고, 제주도가 좋아 여행을 하다가 호텔을 짓고 경영하게 되었다고 덤덤하게 털어놓는다. 지난 일을 자랑하는 대신 앞으로의 일을 약속하고 다짐하는 모습이 더 인상적이다.
 
제주도가 좋아서 여행하다가 호텔을 짓고 운영까지 하는 ‘체이슨호텔’의 정세호 대표. [사진 정세호]

제주도가 좋아서 여행하다가 호텔을 짓고 운영까지 하는 ‘체이슨호텔’의 정세호 대표. [사진 정세호]

 
호텔이름 ‘체이슨’은 무슨 뜻인가?
체이스, 퍼슨. 체이슨. (Chase + Person = Chason) ‘사람을 따른다, 고객을 섬긴다’는 뜻으로 지은 겁니다. 2017년에 오픈한 첫 번째 호텔은 체이슨호텔의 경영 철학이 담긴 서비스로 고객들이 미소 지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체이슨호텔 더 스마일(smile)’로 지었죠. 이듬해 문을 연 두 번째 호텔은 자연을 읽는 호텔이라는 뜻으로 ‘체이슨호텔 더 리드(read)’로 지었고요.

천지연폭포 옆에 짓고 있는 세 번째 호텔은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고 있어 ‘체이슨호텔 더 뷰(view)’로 브랜딩할 예정입니다. 체이슨호텔 뒤에 함께하는 지점별 명칭은 호텔이 위치한 지역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컨셉을 나타내고 있으며, 해당 컨셉에 맞게 문화 예술 콘텐트를 결합한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창조해내고 있습니다.
 
제주도 출신 고명신 작가가 디자인한 호텔의 대표캐릭터 ‘미스터체이슨’. [사진 정세호]

제주도 출신 고명신 작가가 디자인한 호텔의 대표캐릭터 ‘미스터체이슨’. [사진 정세호]

 
젊은 나이에 무슨 계기로 제주도에 호텔을 짓고 운영하게 되었나?
대학생 때부터 제주도 여행을 많이 했어요. 2006년부터 거의 10년 동안 매년 여름 혼자 제주도 여행을 했죠. 그냥 좋더라고요. 자주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갈대밭, 귤밭이 개발되어 건물이 들어서는 변화를 눈치챌 수 있었어요. 여행지로서 제주도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면서 좋은 기회를 잡을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됐죠. 그냥 막연하게요.
 
막연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사연이 뭔가?
부모님 지인이 부동산개발업을 하다가 부도를 냈어요. 부모님도 그 사람에게 꽤 많은 돈을 빌려줬는데 받을 가능성이 없게 된 거죠. 그때 무슨 생각에서 그랬는지 제가 돈 대신 부동산개발 노하우라도 전수해 달라고 했죠. 그 사람에게 땅을 보는 법, 건물을 짓는 법, 분양하는 법 등을 다 배웠어요.
 
받을 빚 대신 배운 부동산개발 노하우를 발휘해 지은 ‘체이슨호텔 더 스마일’. [사진 체이슨호텔]

받을 빚 대신 배운 부동산개발 노하우를 발휘해 지은 ‘체이슨호텔 더 스마일’. [사진 체이슨호텔]

 
그때 제주도가 떠오른 건가?
그렇죠. 그 이전에도 제주도에 땅을 사서 건물을 짓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말 그대로 막연한 바람이었죠. 방법을 배우고 나니까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더라고요. 서귀포 근처 땅 150평을 산 것이 2015년인데 지금 그 땅에 ‘체이슨호텔 더 스마일’이 서 있죠.
 
어린 나이에 무슨 돈으로 땅을 사고 호텔을 지었나?
사는 데에 6억 원이 들었는데, 그동안 모은 돈에 대출을 받아서 보탰지요. 건설자금이 없으니까 객실을 분양해서 모았습니다. 운도 따랐지요. 모델하우스를 열자마자 서귀포에 제2 공항 건설계획이 발표가 나더군요. 두 호텔 객실 180개가 50일 만에 모두 분양되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개씩 계약을 해 나가는데 실감이 안 날 정도였습니다.
 
분양이 잘 되었으니 투자 대비 수익이 컸을 텐데 직접 운영까지 한다. 드문 경우인데 이유가 뭔가?
처음에는 오피스텔을 지으려고 했는데 문득 예전의 마음이 떠오르더군요. 공대를 졸업하고 산업과 예술의 만남을 비즈니스로 풀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석사, 박사 과정으로 문화예술경영, 도시계획을 공부하게 된 이유죠. 국내외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공간, 사람, 서비스 등에서 느꼈던 감동을 사람들에게 전해 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오피스텔 대신 흔히 볼 수 없는 디자인호텔을 지어서 운영까지 잘해 보자는 것으로 마음을 바꿨습니다.
 
다른 호텔들과 구별되는 점은 뭔가?
제 입으로 열거하기는 쑥스럽지만 꽤 많습니다. 제주도 출신 고명신(갑빠오) 작가가 저희 호텔의 캐릭터 ‘미스터체이슨(Mr. Chason)’을 만들어 줬습니다. 콘래드호텔서울 출신 김시엽 파티셰의 베이커리 ‘봉주르마담’과 독점 납품 계약을 맺고 매일 아침 갓구워진 크루아상과 신선한 원두커피로 조식이 서비스됩니다.

지점별 컨셉에 따라 조식 서비스 방식이 다른데 ‘체이슨호텔 더 스마일’은 고객과의 접점을 통해 미소를 드리고자 룸서비스로 제공되며 ‘체이슨호텔 더 리드’는 고객께서 세계자연유산 제주도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실 수 있게 밀박스로 제공 드립니다.

무엇보다 잠자리가 편해야 하니 베딩(시몬스 침대)에 신경을 많이 썼고, 객실 내에 세탁기와 전자레인지를 비치했습니다. 이런 점들이 인정받아 1년도 안 되어 호텔예약사이트 4곳으로부터 고객만족도 1위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고객평가 평균 9.9점으로요.
 
가족이 함께 묵기에도 좋은 객실(위)과 룸 조식 서비스로 맛볼 수 있는 ‘봉주르마담’의 크루아상과 커피(아래). [사진 체이슨호텔]

가족이 함께 묵기에도 좋은 객실(위)과 룸 조식 서비스로 맛볼 수 있는 ‘봉주르마담’의 크루아상과 커피(아래). [사진 체이슨호텔]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 제주도가 첫 사업지인 만큼 고마운 마음이 큽니다. 일자리와 수익을 지역사회에 돌려드리고 싶어요. 작게나마 호텔에서 판매되는 커피 수익은 전액 해당 동사무소에 기부하고 있는데 호텔 운영사업 시작 때부터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저는 사회복지사 및 심리상담사 자격도 취득하고 있어 기업이 성장하면 제가 몸소 뛰는 봉사활동도 전사적 차원으로서 직원들과 지역사회에 공헌할 계획입니다.

호텔 경영 측면으로는 체이슨호텔의 철학을 확대해 서비스 산업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자는 포부를 갖고 있습니다. 새로 짓고 분양한 후 운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존 호텔을 위탁받아 운영해 보려고요.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을 잘해서 호텔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은 거죠. 철학이 깃든 운영이면 어디든 통할 수 있습니다.

작은 호텔이지만 처음부터 특급 호텔 출신 전문 인력들을 영입해 프리미엄 서비스를 시장의 눈높이에 맞게 제공하였고 고객분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며 햇수로 3년의 경험까지 쌓였으니 더욱 기대됩니다.
 
또래의 젊은이들이 첨단 IT 기술, 벤처사업 등에 관심을 기울이는 데에 비해 정 대표는 일찍부터 다소 고전적인 건설, 호텔업에서 성공적인 경험을 쌓아왔다. 성공의 비결을 묻는 말에 대한 답도 상당히 고전적이다. 사람들 사이의 신뢰를 지키면서 건강한 몸을 유지하면 시간 싸움에서 반드시 이긴다는 것이다.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고,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4~5일은 운동으로 땀을 흘리는 이유라고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젊은이에게도 해 줄 수 있는 말이다.
 
이상원 중앙일보 사업개발팀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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