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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대우조선 합병, 정작 문제는 해외 승인

오는 31일 현대중공업이 노조의 반대를 뚫고 법인분할(물적분할)을 위한 주주총회를 통과시키더라도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완료하기까지는 갈 길은 멀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완전히 품에 안으려면 해외 각국의 ‘결합 심사’를 모두 통과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새로 만들어질 지주회사는 현대중공업의 사업법인, 대우조선·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이 자회사로 편입돼 세계 최대의 조선 그룹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세계 선박 수주 점유율은 21.2%에 이른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가 강점을 보이는 초대형원유운반선(VLCC)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경우 점유율을 합치면 세계 시장의 72.5%, 60.6%를 차지한다. 조선업계의 독과점 논란이 불거져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우선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 다음 중국과 일본·유럽연합(EU) 등 최소 10개국에서 각국 공정거래 당국의 결합심사 승인을 받아야 한다. 만일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두 회사의 합병은 물거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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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일본 공정거래 당국의 승인을 얻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한국과는 경쟁 관계인 이들이 한국 국적의 세계 1위 조선사가 탄생하는 일을 내심 반길 까닭이 없다. 선박 구매 ‘큰손’인 EU·미국 등에서도 난관이 예상된다. 특히 EU는 반독점 금지 규정이 강하기 때문에 LNG 운반선 등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게 되는 이번 합병에 대해 까다롭게 볼 확률이 높다. 특히 내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로 LNG 운반선 발주가 세계적으로 급증할 전망이라 더욱 그렇다.
 
실제 최근 한국을 견제하는 해외 공정거래 당국의 발언들이 속속 전해졌다. 독일 안드레아스 문트 연방카르텔청장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가)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는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위원회가 합병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제한 여부와 소비자에 대한 영향”(EU 집행위), “한국의 독점적 지위가 경쟁을 왜곡시키지 않을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일본 교통부)라는 입장도 나왔다.
 
각국의 심사 포인트는 독과점 심화에 따른 가격 인상 등과 같은 경쟁제한 폐해의 발생 여부다. 합병 회사의 시장 점유율 합계만 따지면 21.2%로, 공정위 경쟁제한 기준선인 50%에 미달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시장을 LNG 운반선과 VLCC 등 선종별로 따지면 기준을 훨씬 초과하게 된다. 본격적인 기업결합 심사에 들어가면 각국의 공정거래 당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데이터들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 이학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인수에서 가장 큰 난관은 국내에서는 노조, 해외에서는 경쟁국들의 기업 결합심사”라며 “10여 개 국가에서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심의일정이 국가마다 달라 이 과정이 짧게는 4개월에서 최장 1년 가까이 소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근 세계적 기업 간의 기업결합이 잇달아 무산된 것도 부담이다. 지난해 8월 미국 반도체설계회사 퀄컴은 네덜란드 NXP반도체를 440억 달러(약 50조원)에 인수하는 계획을 포기해야만 했다. 한국 등 8개 국가에서 승인을 받았지만, 중국 정부가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EU집행위원회는 세계 2위 철도차량 제조업체인 독일 지멘스와 3위 업체인 프랑스 알스톰의 철도사업 합병을 불허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는 정부 주도로 이뤄졌다.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56%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이번 합병의 선봉에 서있다.  
 
정부는 장기간의 시장 침체를 겪고 있는 조선업이 이번  빅2 조선사의 합병을 통한 경쟁력 제고 등 시너지를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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