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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3년 ‘장구핀 학대’ 보육교사, 대법원이 판결 깬 이유는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사무용 핀(일명 장구핀)으로 아동 7명의 배와 발등 등을 찔러 아이들을 학대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보육교사 이모(31)씨의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으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제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원심 절차상 피고인에게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지 않았다”며 30일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2015년 부산의 한 어린이집에서 새싹반 보육교사로 일했던 이씨는 그해 12월부터 이듬해 1월 사이 자신이 돌보던 김모군(당시 3세) 등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핀이나 바늘로 이들의 신체를 찔렀다고 의심받았다. 부모들은 김군을 포함해 아이 7명이 40여 차례 학대당했고 이씨가 아이들의 등과 배, 발등 등 신체 여러 부위를 가리지 않고 핀으로 찔렀다고 주장했다.  
 
1심, “유죄로 단정짓기 어려워”
당시 1심 재판부는 “‘이씨가 장구핀이나 바늘 또는 뾰족한 것으로 찔렀다’는 피해자들의 진술 등에 비춰보면 피해자들이 어린이집에서 육체적ㆍ정서적 학대를 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면서도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범죄사실이 입증되지는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바늘에 찔린 사실을 최초 알게 된 날 이전에는 피해 아동들이 통증을 호소한 적이 없었던 점 ^새싹반 교실은 대부분 유리로 돼 있어 외부에서 보기 쉬웠던 점 ^새싹반에는 실시간 감시가 가능한 CCTV가 있었던 점 ^새싹반을 같이 맡은 교사가 학대 정황을 전혀 몰랐다는 점 ^새싹반에는 바늘이나 뾰족한 도구가 마땅히 없고 장구핀 2개만 교실 뒤 게시판에 꽂혀 있었던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들의 진술도 신빙성이 약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약 38개월 내지 48개월인 아동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어머니와 대화하거나, 상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오염됐을 수 있다”고 적었다. 또 사건 발생 초기 부모들이 아이 진단서를 떼러 갔던 병원에서 “시간이 지나 뚜렷한 피부 소견이 없어 바늘에 찔린 것인지 진단할 수 없다”고 본 점 등을 참작했다.  
 
2심, “아이들 말 믿을 수 있다” 징역 3년 선고
2심은 이를 뒤집었다. 2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들의 증언의 신빙성을 판단하기 위해 전문심리위원을 법정으로 불렀다. 심리위원은 “아이들은 서로 표현 방식을 다르지만 ‘피고인 이모씨’가 ‘다양한 색을 띤 뾰족한 물건’으로 ‘찔렀다’는 핵심 부분은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고 의견을 냈다. 심리위원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특정 행위에 대해 여러 아이가 일관되게 말하는 것은 이것이 한 번이 아닌 반복적으로 각인된 행위임을 보여준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새싹반 7명 아이 신체에 같은 시기에 핀에 찔린 정도 크기의 딱지가 동일하게 발생했다는 점도 고려했다. 이씨는 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피고인 방어권 보장안돼 다시 판단 해야”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에서 전문심리위원을 선정하면서 절차적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피해 아동 등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는 이 사건 유ㆍ무죄를 좌우하는 중요한 사안이다”며 “원심은 전문심리위원이 법정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하는지 등을 피고인 측에 사전에 구체적으로 통보하지 않았다”고 썼다. 피고인이 충분히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대법원은 “이후 피고인 측에서 신청한 사실조회를 원심이 모두 기각하면서 실질적 반론 기회도 보장하지 않았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부산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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