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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수사 어떻게 될까…"진술 없을 것. 물증 확보 여부에 달려"

식당 주인이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택시비를 내주고 있는 모습. [사진 더팩트]

식당 주인이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택시비를 내주고 있는 모습. [사진 더팩트]

서훈 국정원장이 검찰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생겼다. 자유한국당이 28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진 서 원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다. 보수성향 시민단체도 29일 오전 서 원장을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하는 등 비공개 회동 논란 이후 서 원장에 대한 고발이 잇따르고 있다. 
 
객관적 증거가 중요…"수사 의지의 문제"
서 원장은 국가정보원법 제9조를 어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정원법은 9조에서 국정원 직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국정원법에는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의 선거운동을 하거나 선거 관련 대책회의에 관여하는 행위’가 불법이라고 나와 있다. 그러나 양 원장과 만났다는 것 외에는 밝혀진 게 없는 상황에서 서 원장이 법적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검찰 공안통 출신의 변호사는 “선거 개입과 관련해 대화가 오갔다는 증거가 구체적으로 나온다면 서 원장에게 국정원법 위반을 적용할 수 있다”며 “신속한 압수수색으로 이들 휴대전화에서 회담 전후 대화 내용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시 회동을 가졌던 서 원장과 양 원장, 김현경 MBC 통일방송추진단장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가 이뤄진다면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양 원장이 29일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종택 기자

양 원장이 29일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 변호사는  “서 원장이 만난 사람이 사실상 더불어민주당의 내년 총선을 책임지는 사람이 아니냐. 수사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양 원장은 취임 하루 전인 지난 13일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의 이임식에서 “민주연구원이 총선 승리에 꼭 필요한 병참기지 역할을 할 것이다”고 강조했었다.
 
일각선 "수사 본격화 자체 쉽지 않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서 원장과 양 원장이 독대한 게 아닌 데다가 저녁을 함께 먹었다는 사실 외에는 밝혀진 게 없어 수사 개시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안수사를 오래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압수수색을 통해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쟁점인데 선거 개입에 대한 심증밖에 없는 상황에서 현직 국정원장에 대한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밥을 먹었다는 것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설령 총선에 대해 논의했다고 해도 그 자리에 있던 사람 중 누군가가 말하지 않는 한 수사기관이 밝히기는 어려운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원세훈, "야당 승리하면 국정원 없어진다" 녹취록 결정적
앞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지난해 4월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됐다. 법원은 원 전 원장이 국정원 직원들에게 ‘야당이 승리하면 국정원이 없어진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국정원법 위반의 핵심 증거로 봤다. 녹취록에도 남은 이 발언을 근거로 사실상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하도록 국정원 전체에 지시한 것이라고 봤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뉴스1]

원세훈 전 국정원장. [뉴스1]

서 원장 역시 국가 공무원이기 때문에 정치 개입이 입증된다면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이 동시에 적용될 수 있다. 공직선거법과 국정원법은 모두 선거기간이 아니더라도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국정원법의 경우 2014년 법이 개정되면서 선고 가능한 형량이 늘었다. 정치 관여 금지 원칙을 어긴 국정원 직원은 최고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증거 확보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사기관이 아닌 정치권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며 “사실 국정원 직원은 신분증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고도의 보안을 지키는데 그 수장의 동선이 외부에 드러난 게 이번 논란의 더 큰 문제다”고 밝혔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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