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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손 절벽 농촌]농번기 90일짜리 공식용병도 부족, 외국인 알바 씁니다

지난 9일 충북 영동군 양강면의 한 복숭아 농장에서 캄보디아 출신 외국인계절근로자들이 복숭아 열매솎기 작업을 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지난 9일 충북 영동군 양강면의 한 복숭아 농장에서 캄보디아 출신 외국인계절근로자들이 복숭아 열매솎기 작업을 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경북 영양군에서 4만9500㎡ 규모로 수박·고추 농사를 짓는 A씨(50)는 올해 베트남에서 온 5명의 인부를 고용했다. 영농철 일손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법무부가 2015년 도입한 외국인계절근로자 제도를 통해 입국한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90일간 체류가 가능한 단기취업(C-4) 비자를 받아 국내에 머물며 농사일을 돕는다.
 
그런데 최근 A씨 농가에 가보니 베트남 계절근로자 5명을 제외하고도, 9명의 외국인 농부가 더 있었다. 농번기 전국을 돌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외국인 농사꾼’들이다. 이들은 승합차를 타고 아침에 논·밭으로 단체로 출근해 일하다가 저녁에 돌아간다.
 
A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안동 등 가까운 지역에서 할머니를 데려와 일을 시킬 수 있었는데 지금은 이마저도 없다. 숙련도가 떨어지고 법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아르바이트 외국인 농사꾼을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합법, 불법을 떠나 보름 전 예약을 해서 일당 7만5000원을 줘야 불러 쓸 수 있을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며"농사를 접지 않는 이상, 정부에서 배정해주는 계절근로자만으론 농번기 농사를 제때 끝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경북 영양군에서 베트남에서 온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농사일을 돕고 있다. [중앙포토]

경북 영양군에서 베트남에서 온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농사일을 돕고 있다. [중앙포토]

외근인 근로자 배정 인원 부족해 아우성
‘대한민국 농촌’을 외국인 근로자가 채우고 있다. 젊은 층의 도시행에 농촌 인구 감소, 고령화까지 겹치면서다. 수건을 목에 두르고, 밀짚모자를 쓴 우리 농부가 급속히 줄고 있다. 정부가 단기 근로제도를 통해 합법적으로 농촌에서 일할 수 있는 외국인 근로자 수를 늘렸지만, 농가들은 “배정 인원이 부족하다”며 아우성이다. 부족한 일손을 아르바이트 외국인 농사꾼으로 대체하거나 불법 파견한 외국인을 고용하는 농가도 늘고 있다.
 
29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41개 시·군에 2597명의 외국인계절근로자가 배정됐다. 이 제도는 자치단체가 자매결연 등을 맺은 외국에서 인력을 확보하거나, 다문화 가정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2015년 시범사업 당시 19명에 불과했던 계절근로자 수는 2016년 200명, 2017년 1087명, 지난해 2822명으로 빠르게 늘었다. 신청농가의 사정 등을 고려해 인력을 배정한다.  
 
비록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계절근로자를 받은 농가들은 반기고 있다. 충북 영동군 양강면에서 복숭아 농장을 운영하는 김중만(49)씨는 이달 초 계절근로자 2명을 채용해 열매솎기 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캄보디아 출신 아내 박유경(35)씨의 가족이다. 김씨는 “일꾼을 구하지 못해 경북 상주에 있는 인력사무소에서 사람을 구한 적도 있다”며 “아내의 가족 2명이 상주하며 일을 거들어 큰 힘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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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양구 표고버섯 농장에서 버섯을 수확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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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없어 불법체류자 쓰는 농가 대다수
반면 계절근로자를 배정받지 못한 농가는 울상이다. 영동군에서 1만3200㎡ 규모의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57)씨는 일꾼을 구하지 못해 한 달째 아내와 둘이서 과수원 일을 하고 있다. 김씨는 “이달 말까지 적과 작업을 끝내고 봉지 씌우기도 해야 하는데, 작업을 못 한 나무는 생산량이 줄어도 그냥 놔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계절근로자를 배정 인원이 적어 불법체류자를 쓰는 농가도 있다. 강원도 인제에서 감자와 옥수수, 고추 농사를 짓는 B씨는 올해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한 명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급한 대로 인력사무소를 통해 하루 10~12만원을 주고 내국인을 쓰는데 그마저도 없으면 어쩔 수 없이 외국인 불법체류자를 쓰고 있다. 그는 “더 많은 농가가 혜택을 받도록 외국인 계절근로자 배정 인원을 더 늘리고 근무 기간도 3개월이 아닌 6개월로 늘리는 게 농촌 현실에 맞다”고 주장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난 9일 충북 영동군 양강면의 한 복숭아 농장에서 베트남 출신 외국인계절근로자들이 복숭아 열매솎기 작업을 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지난 9일 충북 영동군 양강면의 한 복숭아 농장에서 베트남 출신 외국인계절근로자들이 복숭아 열매솎기 작업을 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지난해 이탈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93명
올해 베트남 계절근로자 2명을 배정받은 장시한(52)씨도 “없는 것보단 낫지만, 비자가 만료되는 6월 말에 일꾼 2명이 떠나면 수확기 출하를 도울 인력을 또 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체류 기간을 최대 9개월로 늘리고 인원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계절근로자 제도 확대에 앞서 자치단체에 전적으로 맡기는 근로자 관리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강원 영월군에서 캄보디아에서 온 계절근로자 22명이 무단으로 농장을 이탈했다. 강원 인제군은 필리핀 계절근로자 20명이 무단으로 이탈했고 강원 양구군과 충남 태안군은 각각 7명의 이탈자가 발생하는 등 지난해 전국적으로 이탈자가 발생한 지역만 18곳, 인원은 93명에 달한다. 계절근로자 시행 초기인 2016년에는 이탈자가 4명, 2017년에는 18명에 불과했다.
 
이혜경 배재대 교수(공공인재학부)는 “시·군 실무자가 계절근로자 신청부터 배정, 관리까지 도맡아 하는 바람에 실질적인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며 “계절근로자 수요가 느는 추세를 고려할 때 시·군청에 전담 태스크포스(TF)를 만들거나, 나아가 광역단위 공공기관을 설립해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동·영양·인제=최종권·김윤호·박진호 기자 choigo@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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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