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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택시는 망하지 않을 것이다

전영선 산업1팀 기자

전영선 산업1팀 기자

택시 덕에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었다. 특히 기자 초년 시절, 첫차가 다니기 전 출근해야 할 때가 많았다. 지인들은 택시비가 아깝다며 차라리 돈을 모아 차를 사라는 잔소리도 많이 했다. 정작 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이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택시비가 저렴해서다. 당시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소형차 계약금과 기름값, 주차비, 세금, 보험료, 대리비 등을 감당하는 것보다 택시를 타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지금도 이 마음에 큰 변화는 없다. 한 달 내내 택시를 타도 직접 차를 굴리는 비용의 3분의 1 정도만 쓰면 된다. 게다가 택시를 타면 이동 중에도 전화 통화가 자유롭다.
 
‘타다’가 나온 뒤에 몇 번 이용했다. 매우 편리했다. 하지만 내 출·퇴근 패턴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단연 비용이다. 택시보다 약 20~30%를 더 내야 한다. 가끔이라면 모르겠지만, 거의 매일 이용하는 입장에선 자연스럽게 늘 타던 택시를 잡게 된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택시 애용자로 최근 과열된 타다와 택시업계 논쟁을 지켜보며 든 생각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택시 업계의 불안감은 과도하다. 요금이 치솟지 않는 한, 기존 승객이 갑자기 택시를 외면할 이유는 없다. 국가가 준 합법적인 면허권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택시 업계는 비교우위에 서 있다. 그래서 현재 1000대 정도인 타다의 영업으로 당장 손님 빼앗겨 망할 것이라는 주장은 엄살로 보인다.
 
또 하나. 타다를 굉장한 혁신 서비스, 공유경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칭송하는 분위기는 민망하다. ‘모빌리티 플랫폼’이라는 수식이 붙지만 결국은 또 하나의 교통수단, 친절한 콜택시(기사와 승합차를 공유하는 렌터카라고는 하지만)일 뿐이다. 수백억 원이 투입됐고 아직은 적자인 타다가 어떤 형태로 변할지 가늠할 수 있는 단계도 아니다.
 
안타까운 것은 타다는 혁신으로, 기존 택시는 적폐로 가르는 이분법이다. 한 사업 영역에서 충돌해 다투는데 왜 타다는 옳고 택시는 그른가. 택시가 그동안 서비스 개선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물론 나도 불쾌한 사건은 많다)도 나오지만 이게 밥그릇을 빼앗을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최근 타다 스타일을 벤치 마킹하는 기사를 자주 만날 수 있었다. 급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시끄럽게 라디오를 켜 손님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다. 이젠 골목까지도 잘 가 준다. 타다의 등장이 시장에 미친 긍정적 영향이다. 합의점을 찾으면 될 일, 극단으로 몰아가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좋지 않다.
 
전영선 산업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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