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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파이프·시너 준비한 노조… 현대중공업 주총장 '폭풍전야'

29일 오전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집회를 연 현대중공업 노조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전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집회를 연 현대중공업 노조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의 물적 분할에 반대해 주주총회장을 사흘째 점거해 농성하고 있다. 노사 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높아지는 가운데 29일 오후 회사 측은 주주총회가 예정된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주변에 사설 경비업체 직원을 배치했다. 이에 맞서 노조는 인력을 동원, 한마음 회관 입구를 막았다.
 
경찰은 사고에 대비해 19개 중대 1300여명의 경찰 병력을 배치했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황세영 울산시의회 의장은 법인 분할 후 새로 만들어지는 한국조선해양 본사의 울산 존치를 촉구하며 삭발했다.
 
29일 오후 현재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내·외부에서는 노조원 1000여명이 문을 걸어 잠그고, 의자 등으로 출입문을 막고 진압에 대비 중이다. 노조는 나무판자와 천막으로 건물 1층 통유리 바깥쪽을 막아 내부를 볼 수 없게 만들었다.
 
한마음 회관 건물 외벽에는 ‘노동자 다 죽이는 법인분할 중단하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 3개가 걸려 있었다. 옥상과 농성장 주변에는 ‘결사 항전’, ‘총파업’, ‘단결 투쟁’ 등과 같은 말이 적힌 깃발 수십 개도 내걸렸다.   
 
한마음회관 내부에는 500여 명의 조합원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밖에 있는 조합원이 음식을 안으로 들여보내고 일부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조합원과 교대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주총이 예정된 오는 31일까지 점거 농성을 유지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 물적 분할에 반대해 주주총회 예정 장소를 점거한 가운데 노조 조합원 차량에서 쇠파이프와 시너 등이 발견돼 경찰이 압수했다. [연합뉴스]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 물적 분할에 반대해 주주총회 예정 장소를 점거한 가운데 노조 조합원 차량에서 쇠파이프와 시너 등이 발견돼 경찰이 압수했다. [연합뉴스]

 
이날 노조 조합원 차량에서 시너와 쇠파이프가 발견돼 경찰이 압수하는 일도 벌어졌다. 사측이 고용한 보안요원은 지난 28일 오후 10시 30분쯤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밖으로 나가던 노조원 차 안에서 20ℓ 시너 2통과 쇠파이프 19개를 발견했다. 보안요원은 경찰에 이를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이를 압수했다.
 
김형균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정책기획실장은 “시너는 현수막이나 깃발에 페인트로 글씨를 쓸 때 사용하고, 쇠파이프는 천막 지지대로 사용하기 위한 용도”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한마음 회관 내부에도 시너와 쇠파이프가 보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측은 한마음회관 시설물보호와 조합원 퇴거를 경찰에 요청한 상태다. 주총은 예정대로 31일 한마음 회관에서 진행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주총장 변경이나 주총 날짜를 바꾸는 등의 대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상황을 지켜본 뒤 장소와 일시 변경 논의 여부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정관에는 임시 주총을 개최할 때는 2주 전 각 주주에게 일시·장소·회의 목적을 공지하게 돼 있다. 정관대로라면 주총 당일 장소 변경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노조의 주총장 봉쇄로 주총 진행이 불가능한 이유가 분명하다면 주주들에게 충분히 알리고 변경 장소로 이동할 수 있도록 조치하면 적법하다는 취지의 법원 판단 사례가 있다.
29일 송철호 울산시장(왼쪽)과 황세영 울산시의회 의장이 울산시 롯데백화점 울산점 광장에서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이후 설립되는 한국조선해양 본사 울산 존치를 촉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29일 송철호 울산시장(왼쪽)과 황세영 울산시의회 의장이 울산시 롯데백화점 울산점 광장에서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이후 설립되는 한국조선해양 본사 울산 존치를 촉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현대중공업 법인분할(물적 분할) 이후 설립되는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 본사 위치를 두고도 지역 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황세영 의장은 이날 오후 4시 롯데백화점 울산점 광장에서 시민 총궐기 대회를 열고 본사 울산 존치를 촉구하며 삭발에 동참했다. 총궐기 대회에 참가한 시민 3000여 명에게 본사가 서울로 이전할 경우 지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알리는 홍보물을 제작해 배포했다.
 
울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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