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공대 아름이’는 옛말…최근 30여년 간 여자 공대생 20배 증가

서울 한 대학에서 여학생들이 기계 프로그래밍 수업을 받고있는 모습.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중앙포토]

서울 한 대학에서 여학생들이 기계 프로그래밍 수업을 받고있는 모습.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중앙포토]

“30~40년 전에는 ‘공대 나오면 시집 못 간다’는 말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9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여학생들의 공대 진학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요즘에는 공대에서 여학생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학과나 직업에 대한 선입견이 사라지고, 공대가 취업 등에서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서울 한 사립대 이공계열 교수)
 
“어렸을 때부터 기계를 만지는 것을 좋아했고,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자연스럽게 공대에 진학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공학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소통 능력이 뛰어나고 섬세한 면을 가진 여자들의 역할도 늘어날 거라 기대한다.”(서울 한 사립대 이공계열 1학년)
 
실제로 공대에 대한 여학생들의 선호는 매우 높아졌다. 지난 30년간 공대 여학생 수는 20배 넘게 늘었다. 2008년 한 통신사 광고에 등장한 ‘공대 아름이’는 이제 옛말이다. 당시 광고에선 여학생이 혼자 공과대학에 입학해 남학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이와 함께 간호학과와 생활과학대(가정대)의 남학생 수도 급격히 증가했다. 과거 전통적인 남녀의 전공이나 직업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008년 한 통신사 광고에선 여학생이 혼자 공과대학에 입학해 남학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광고 화면 캡처]

2008년 한 통신사 광고에선 여학생이 혼자 공과대학에 입학해 남학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광고 화면 캡처]

29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1985~2018년 학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공대 여학생 수는 1985년 5487명에서 지난해 10만9190명으로 증가했다. 30여년 사이 여학생 비율이 2.7%에서 19.1%로 급증한 것이다. 황성호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우리 대학의 경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체 정원 200명 중 여학생이 3~4명이라 학생들 사이에서 ‘올해는 SES냐. 핑클이냐’고 우스갯소리를 했던 기억이 있다”며 “스마트폰이나 PC의 대중화로 기계에 대한 친밀도가 높아지면서 공대의 인기가 올라간 것 같다”고 말했다.
 
공대 여학생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1995년 이후다. 여성 엔지니어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공대가 취업에 유리해지자 여대에서도 공대를 신설하기 시작했다. 1996년 이화여대가 여대 중 처음으로 공대를 신설해 학생을 모집했고, 2015년에는 숙명여대 공대가 문을 열었다. 이들 대학은 이후에도 여성공학도를 키우는 데 앞장섰고, 2017년 휴먼기계바이오공학부(이화여대)와 기계시스템학부·전자공학전공(숙명여대) 등을 신설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하지만 세부 전공 별로 살펴보면 아직 공대 내에서 여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과는 제한적이다. 공대 중에서 여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학과는 섬유공학으로 전체 37.4%가 여학생이다. 그다음은 조경학(35.3%), 건축학(33.8%), 화학공학(33.5%) 등 순이다. 반면 자동차 공학(5.4%), 기계공학(7.9%), 전기공학(9.3%) 등의 학과에서 여학생 비율은 10%가 넘지 않는다. 황성호 교수는 “여학생 중에는 남학생보다 물리 과목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기계공학이나 자동차공학이 거친 학문이라는 인식이 아직 남아있는 것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공대 여학생뿐 아니라 간호대 남학생의 수도 많이 증가했다. 간호대 남학생은 1985년 13명(0.4%)에서 2018년 9536명(20.9%)으로 773배 늘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이사는 “남학생 사이에서 간호학과 인기가 올라간 것은 졸업 후 안정된 직장이 보장되고 간호사 직업에 대한 남자들의 기피 현상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현재 남자 간호사들은 병원을 비롯해 보건 분야 공무원, 보건진료원, 간호 장교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활과학대 남학생의 수도 1985년 552명(2.9%)에서 지난해 2만781명(38.1%)으로 38배 증가했다. 생활과학대의 전신이 가정대의 경우 1970년대까지 남학생이 거의 없었지만 1983년 연세대가 남학생 지원을 허용하면서 사회 분위기가 달라졌다. 1990년을 전후해 대부분 대학이 가정대라는 명칭을 생활과학대로 바꾸면서 남학생들의 진학도 늘었다. 오종운 이사는 “최근 들어 개인과 가족의 삶의 질 향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에 패션·인테리어 디자이너, 식품영양 전문인, 소비자 전문 연구원 등의 직업이 주목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남학생들의 생활과학대 진학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