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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시대의 오리, 백조가 되는 법을 찾으려면

“제가 특출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든 스타트업이 구글처럼 큰 회사가 될 수는 없을 겁니다. 다만 각자의 위치에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인서 마피아컴퍼니, 폴인(Fol:in) 스토리북 <5년 뒤, 누가 변화를 이끌 것인가> 중에서
 
[폴인을 읽다] 미운 오리 새끼가 날 수 있던 까닭은
만 18세에 사업을 시작해 150개국에서 200만 회원을 모은 연주 음악 플랫폼 ‘마피아 컴퍼니’ 정인서 대표는 개인의 영향력이 주목했습니다. 그는 “지난 월드컵 때 한국이 독일을 이긴 것처럼, 모든 개개인과 회사, 상황과 규모에 상관없이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임팩트를 통해 사회에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각자의 영향력을 강조했습니다. 정 대표의 얘기에 안데르센의 동화『미운 오리 새끼』가 생각났습니다.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못생겼다며 놀림을 받기도 합니다. 여기서 저기서 치이던 아이는 알고 보니 남다른 출생의 비밀을 갖고 있었습니다. 바로 다른 오리들을 ‘오징어’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수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백조였습니다.
 
빌헬름 페데르센(Vilhelm Pedersen)이 그린 <미운 오리 새끼> 삽화. [사진 위키피디아]

빌헬름 페데르센(Vilhelm Pedersen)이 그린 <미운 오리 새끼> 삽화. [사진 위키피디아]

 
오늘날 우리 모두 이같은 미운 오리 새끼라는, 혹은 될 수 있다는 말이 계속 나옵니다.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일단 끌리는 것에 몰입하기, 실패를 마주할 줄 아는 용기,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패기 등 여러 요소가 나열되지요.
 
예전부터 중요한 것들이 오늘날 다시 부각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사업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어학성적과 좋은 학교 등과 같은 구체적인 요건들보다 목표를 향해 계속해서 치고 달릴 수 있는 의지와 그 속에서 길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을 원하겠지요.그런 사정을 이해 못 할 것은 아니나 이를 바라보는 우리는 답답함을 느낍니다. 명확한 단어가 있고 그 뜻을 모르는 것도 아니지만, 의지와 열정, 도전정신과 같은 추상적인 말들 앞에서 쉽게 길을 잃고는 합니다. 답은 정해져 있고 뭔지도 아는데 그래도 그게 뭔지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우아햔 형제들이 원하는 인재상은 근면성실, 새시대 새일꾼, 근검절약, 배려와 협동에 어울리는 사람을 인재상으로 꼽는다. [사진 폴인]

우아햔 형제들이 원하는 인재상은 근면성실, 새시대 새일꾼, 근검절약, 배려와 협동에 어울리는 사람을 인재상으로 꼽는다. [사진 폴인]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을 살펴볼까요. 박세헌 우아한형제들 인사 담당 수석은 폴인(fol:in) 스토리북, <5년 뒤, 누가 변화를 이끌 것인가>에서 “예측이 불가능한 시대에 맞춰 기업들과 기업환경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세상은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는데 기존 산업화 시대의 기준에 따른 인재상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거지요. 마치 스펙에 따라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인재상에 기대서는 지금의 영광이 순식간에 과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배달의 민족 역시 이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내부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신춘문예와 치킨 브랜드를 맞히는 ‘치믈리에’ 자격시험 등 사무실 밖 회식 때나 할 법한 것들을 사무실 안으로 데려오고 있습니다.
 
기업의 관점에서 보면 한두 가지로 정의할 수 없는 소비층이 있는 거지요. 누구는 친환경 소비에 관심을 갖고 다른 누구는 저렴한 가격에 더 높은 가치를 둡니다. 또 기술이 발전하면서 경영환경은 너무나 빨리 변하고 세계화 시대에서 경쟁자들도 우후죽순 나타납니다. 이 모든 것을 아우르다 보면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게 없지요.
 
여기서 생각하지 못한 가능성이 대두합니다. 불확실성이라는 시대의 리스크가 되레 우리 자신을 확실하게 돌아볼 장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과거 성장의 시대에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잃으며 회사 혹은 조직의 완전한 부속품이 될 수 있는 사람을 높게 쳤습니다. 오늘날은 반대로 개인이 그 조직 자체이면서도 별개로 존재하도록 권장하고 있죠. 다시 말해 우리 스스로 자기 자신에 대한 관점을 지니라고 합니다. 조직원의 개성과 관점이 다양해야 수많은 맥락이 얽힌 시대상을 그나마 훑어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그래서 우리는 갈피를 못 잡고 헤매는 것인지 모릅니다. 학벌이나 자격증과 같은 숫자로 드러나는 것에 기대지 않고 자기 자신을 만들어가고 설명하는 것만큼 큰 과제가 또 있을까요? 미래를 알 수 없는 미지의 시대가 던지는 화살은 결국 우리 자신을 향하고 있습니다.  
 
폴인(fol:in)의 웹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스토리북 <5년 뒤, 누가 변화를 이끌 것인가>의 표지 [사진 폴인]

폴인(fol:in)의 웹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스토리북 <5년 뒤, 누가 변화를 이끌 것인가>의 표지 [사진 폴인]

 
자존감이 바닥을 치던 미운 오리 새끼는 어느 날 강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아름다운 날개를 펼 수 있었습니다. 만약 자기 자신을 돌아보지 못했다면 그는 영원히 미운 오리로 남았을 겁니다. 지금 우리는 어느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막연하고 추상적인 구호 앞에서, 성공도 실패도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는 시대 속에서 길을 잃은 미운 오리일까요? 아니면 자신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갖고 날개깃을 다듬고 있을까요? 
 
다만 모두가 백조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모두 백조가 되라는 것 역시 과거 산업화 시대의 인재상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오리면 어떻고 백조면 어떠며 또 다른 무엇이면 어떻습니까. 중요한 것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내일의 항로를 나아가는 것이지 않을까요? 불확실성의 시대에 가장 먼저 새겨야 할 경구는 "너 자신을 알라"인지 모릅니다.
 
이두형 폴인 객원 에디터 folin@foli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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