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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뺑소니? 공무집행방해? 3년째 재판 시달리는 성주군민

2016년 7월 15일 사드배치 설득을 위해 경북 성주를 방문했다 주민반발로 철수하는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 오른쪽은 검찰이 해당 주민을 공무집행 방해죄로 기소하고, 증거로 제출한 블랙박스 장면. [연합뉴스]

2016년 7월 15일 사드배치 설득을 위해 경북 성주를 방문했다 주민반발로 철수하는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 오른쪽은 검찰이 해당 주민을 공무집행 방해죄로 기소하고, 증거로 제출한 블랙박스 장면. [연합뉴스]

 
28일 오후 대구 달서구 대구지법 서부지원 32호 법정.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2017년 12월 재판에 넘겨진 이모(39)씨의 일곱 번째 공판이 열렸다. 재판엔 서부지원 제1형사단독 성기준 판사가 나섰다.
 
이씨는 3년 전 여름 일어난 교통사고 때문에 지금까지 송사에 시달리고 있다. 오래 전 사건인 데다 선고가 나는 기일이 아니다 보니 재판정엔 방청객이 한 명도 없었다.
 
이씨가 받고 있는 재판은 2016년 7월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현 자유한국당 대표)가 주민의 차량을 들이박은 뒤 아무런 조처 없이 떠났다고 해서 세간의 입에 올랐던 사건에서 비롯됐다. 이른바 ‘황교안 뺑소니 사건’이다.
 
사건은 2016년 7월 1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방부가 경북 성주군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배치하겠다고 발표한 뒤 이틀이 지난 날이었다. 황교안 전 총리는 일촉즉발의 상황에 성주군청을 찾아 군민들 앞에서 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대화는커녕 황 전 총리에겐 계란과 물통이 날아들었다.
 
황 전 총리는 버스를 타고 군청을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성난 군민들에게 막혀 6시간가량 오도 가도 못했다. 그러다 혼란을 틈타 다른 차량(경찰관 개인 소유 쏘나타)으로 옮겨 탄 뒤 헬기가 있는 성산포대로 향했다. 경찰차가 총리를 태운 승용차 앞을 내달렸고, 쏘나타 뒤로는 또 다른 경찰관의 개인 승용차가 따랐다.
2016년 7월 15일 오전 경북 성주군청에서 열린 사드배치 관련 주민설명회에서 성난 주민들이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가 피신한 버스 앞에 트랙터를 배치한 채 대치하고 있다. [뉴시스]

2016년 7월 15일 오전 경북 성주군청에서 열린 사드배치 관련 주민설명회에서 성난 주민들이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가 피신한 버스 앞에 트랙터를 배치한 채 대치하고 있다. [뉴시스]

 
성산포대 인근 도로에서 문제의 사건이 발생했다. 주민 이씨가 몰던 차량(쏘울)이 중앙선을 가로질러 쏘나타를 가로막으면서다. 두 차량은 이 과정에서 충돌 사고를 일으켰다. 쏘나타 오른쪽 앞부분과 쏘울 오른쪽 뒷부분이 부딪쳤다. 쏘나타에는 운전자와 황 전 총리·경찰관 등 3명이, 쏘울에는 이씨와 그의 아내·자녀 등 5명이 타고 있었다.
 
쏘나타는 충돌 이후 아무런 조처 없이 성산포대로 향했다. 이후엔 쏘나타를 뒤따르던 경찰관 1명이 공무집행방해라며 망치로 쏘울 운전석 창문을 깨고 차량을 발로 차는 일도 벌어졌다.
 
이씨는 사고 직후부터 28일 열린 공판까지 일관되게 “성산포대로 향하는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성주에서 살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는 “황 전 총리를 막으려고 했다면 가족들과 함께 갈 리가 없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2016년 7월 15일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탄 승용차와 성주에 사는 주민의 차량이 충돌한 당시 상황. [연합뉴스]

2016년 7월 15일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탄 승용차와 성주에 사는 주민의 차량이 충돌한 당시 상황. [연합뉴스]

 
이씨는 2016년 11월 “경찰의 과도한 조치로 차량이 파손되고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받았다”며 국가와 경찰관 4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2017년 12월 검찰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이씨를 불구속기소 하면서 그가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은 멈춰섰다. 결론을 형사재판 결과가 나온 뒤로 미루면서다.
 
현재 진행 중인 형사소송의 쟁점은 이씨가 황 전 총리 탑승 차량을 가로막은 게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하는지다. 이씨 변호인 측은 “차량을 가로막은 자체로 공무집행방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차량 진로 방해도 공무집행방해”라며 맞서고 있다. 황 전 총리가 타고 있는 차량이 이씨 차량을 피하는 과정에서 이씨가 후진을 했는지도 쟁점이다.
 
현장 상황이 담긴 유일한 증거인 경찰차 블랙박스 영상을 복구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경찰은 2017년 이씨가 제기한 손배소에서 블랙박스 영상 5개를 제출했다. 이 중 2개는 일부가 삭제된 채 제출돼 논란이 일었다. 편집된 영상은 아직 복원되지 못했다.
2016년 7월 18일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에서 경북지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이 사고 현장 검증을 하고 있다.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가 탄 차량이 주민 차량과 충돌한 사고에 대한 검증이다. [연합뉴스]

2016년 7월 18일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에서 경북지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이 사고 현장 검증을 하고 있다.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가 탄 차량이 주민 차량과 충돌한 사고에 대한 검증이다. [연합뉴스]

 
이씨 변호인 측은 “블랙박스 영상을 증거로 신청하기 위해 사설 업체 등에 복원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며 “다음 공판 기일까지 제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7월 23일 열린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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