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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캐 격파한 호수 '파로호', 중국 압박에 이름 바꾼다고?

‘오랑캐를 무찌른 호수’라는 의미가 담긴 화천 ‘파로호(破虜湖)’. [중앙포토]

‘오랑캐를 무찌른 호수’라는 의미가 담긴 화천 ‘파로호(破虜湖)’. [중앙포토]

 
‘오랑캐를 무찌른 호수’라는 의미가 담긴 화천 ‘파로호(破虜湖)’ 명칭을 조성 당시 쓰던 ‘대붕호(大鵬湖)’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화천군에 따르면 ㈔남북강원도협력협회와 대붕호 사람들 등은 24~26일 화천 파로호와 간동종합문화센터 일원에서 ‘2019 DMZ 대붕호 평화문화제’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6·25전쟁 당시 중공군 수만 명이 수장당하면서 붙여진 ‘파로호’ 원래 이름을 되찾고, 비극의 호수를 ‘평화와 상생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기획됐다.
 
여기에 최근 중국이 우리 정부와 자치단체에 파로호 이름을 바꾸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주중대사 시절 중국 측으로부터 비슷한 요구를 받은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파로호’는 1951년 한·미 연합군이 중국군 2만4000여명을 사살하고 호수에 수장시킨 화천전투의 승전을 기념해 이승만 전 대통령이 붙인 이름.[중앙포토]

‘파로호’는 1951년 한·미 연합군이 중국군 2만4000여명을 사살하고 호수에 수장시킨 화천전투의 승전을 기념해 이승만 전 대통령이 붙인 이름.[중앙포토]

일제 강점기인 1944년 댐 건설로 생겨난 인공 호수
파로호는 일제 강점기인 1944년 댐 건설로 생겨난 인공 호수다. 저수량은 약 10억t에 이른다. 조성 당시엔 ‘대붕호’라고 불렸다. 하루에 구만리를 날아간다는 상상의 새 대붕(大鵬)과 호수 모양이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해방 이후 북한에 속해 있을 때는 ‘화천저수지’로 불렸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한·미 연합군이 중공군 2만4000여 명을 사살하고 호수에 수장시킨 화천전투의 승전을 기념해 이승만 전 대통령이 파로호 친필 휘호를 내리면서 명칭이 바뀌었다.
 
화천문화원을 비롯한 화천지역 사회단체는 역사적인 지명인데도 지역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바꾸려는 시도를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을 통해 “대붕호는 일제가 1944년 댐을 만들면서 명명했고 역사적으로 보면 대붕호는 10개월, 화천저수지는 6년 남짓 불렸으며 파로호는 67년을 사용한 지명”이라며 “왜 하필 우리가 지은 파로호라는 지명이 있는데 일제가 지은 이름으로 되돌아가려고 하는지 그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화영 화천문화원장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군민들의 여론도 듣지 않고 오히려 일제가 붙인 지명을 사용하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랑캐를 무찌른 호수’라는 의미가 담긴 화천 ‘파로호(破虜湖)’. [중앙포토]

‘오랑캐를 무찌른 호수’라는 의미가 담긴 화천 ‘파로호(破虜湖)’. [중앙포토]

명칭 변경하려면 군민 전체 뜻 따라야
강원도와 화천군은 파로호 명칭 변경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이다. 화천군 관계자는 “현재 대붕호 명칭을 누가 명명했는지도 명확하지 않아 고증 작업이 필요하다”며 “명칭을 변경하는 부분 역시 몇 사람이 바꾸라고 해서 되는 부분이 아니며 군민 전체의 뜻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화천군은 국가기록원 자료 조사와 당시 발전소를 건설한 일본 회사 방문 등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확인한 뒤 군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파로호 이름을 바꾸려면 지역 주민 여론 수렴을 거쳐 강원도지명위원회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 더욱이 파로호는 화천군과 양구군에 걸친 곳으로 해당 지역에서 협의를 마친 뒤 안건을 올려야 명칭을 변경할 수 있다. 현재 강원도지명위원회엔 명칭 변경과 관련한 신청은 없는 상태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파로호 명칭 변경과 관련해 정부 측의 요청은 전혀 없었다. (명칭 변경은) 주민투표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앙정부나 강원도가 끼어들 여지가 전혀 없고 그럴 권한도 없다”며 “지역에서도 찬반이 나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화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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