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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그 많던 임진강 ‘황복’ 어디로…어민들 “3년 전 북한댐 방류 여파”

 
지난 2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리 임진강 임진나루. 나루에는 0.5t급 소형어선 4척이 정박해 있고, 배 위에는 어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나루 옆에는 강에서 건져 올린 빈 그물만 잔뜩 쌓여 있다. 나루 옆 뭍에는 조업을 포기한 어선 5척이 강에서 들어 올려져 있다.
 
나루에서 만난 어부 김현옥(50) 전 파주어촌계장은 “올봄에는 황복이 자취를 감추다시피 해 임진강 어민 100여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조업을 포기한 상태”라며 허탈해했다. 그는 “예년 같으면 봄철 어민들의 최대 소득원인 황복 피크 철을 맞아 어민들이 밤낮없이 강에 들어가 황복을 잡아야 하는데 올해는 일손을 놓다시피 하고 있다”고 했다.
 
3년 전 초당 400t 예고 없이 방류 
김씨는 황복이 급감한 이유를 3년 전 임진강 상류 북한 황강댐(총 저수량 3억5000만t)의 대규모 방류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파주시 임진강에서는 3년 전인 2016년 5월 16일 오후 10시 50분과 17일 오전 1시 등 두 차례에 걸쳐 황강댐에서 초당 400t가량의 물을 예고 없이 방류하는 바람에 어민들의 어구가 대부분 떠내려가는 피해가 발생했다. (중앙일보 2016년 5월 18일 1면)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리 임진강 임진나루. 요즘 봄철 진객인 황복과 웅어가 자취를 감추다시피하면서 조업을 포기한 어선 여러 척이 나루에 발이 묶여 있다. 강에서 걷어올린 빈 그물도 뭍에 잔뜩 쌓여 있다. 전익진 기자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리 임진강 임진나루. 요즘 봄철 진객인 황복과 웅어가 자취를 감추다시피하면서 조업을 포기한 어선 여러 척이 나루에 발이 묶여 있다. 강에서 걷어올린 빈 그물도 뭍에 잔뜩 쌓여 있다. 전익진 기자

 
김씨는 “당시 산란철을 맞아 서해에서 임진강 하류로 회귀 중이던 봄철 임진강 최고급 어종인 황복이 쓸려 내려가고, 냉수 유입으로 수온이 낮아져 황복 알이 폐사하는 등 산란지 생태계가 파괴되는 피해가 발생한 게 올봄 황복이 사라진 이유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예년 어획량의 20분의 1로 급감  
황복은 임진강 일대에서 부화한 뒤 서해로 돌아가 3∼5년 후 봄철을 맞아 산란을 위해 임진강으로 돌아오는 대표적인 회귀성 어종이다. 올해의 경우 50여 명 어부가 하루 총 황복 20마리(10㎏) 정도를 잡는 데 그치고 있다. 예년 이맘때 하루 100여 명 어부가 200㎏ 이상 잡던 것에 비하면 20분의 1로 어획량이 줄어든 수준이다. 황복 식당 판매가격은 ㎏당 20만 원 선이다. 
 
이런 가운데 황복과 함께 봄철 어민들의 주요 소득원인 회귀성 어종인 웅어도 올봄에는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장석진(56) 전 파주어촌계장은 “웅어 고갈현상도 황복과 마찬가지로 3년 전 북한의 ‘물 폭탄’으로 산란지 생태계가 파괴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의 경우 강수량과 수온 등 기상조건에도 특이 사항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고 했다.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리 임진강 임진나루. 요즘 봄철 진객인 황복과 웅어가 자취를 감추다시피하면서 조업을 포기한 어선 여러 척이 나루에 발이 묶여 있다. 강에서 걷어올린 빈 그물도 뭍에 잔뜩 쌓여 있다. 전익진 기자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리 임진강 임진나루. 요즘 봄철 진객인 황복과 웅어가 자취를 감추다시피하면서 조업을 포기한 어선 여러 척이 나루에 발이 묶여 있다. 강에서 걷어올린 빈 그물도 뭍에 잔뜩 쌓여 있다. 전익진 기자

 
3년 전 북한 황강댐 방류 이전 1개월여 사이에 80여 명의 어민이 총 70t의 웅어를 잡았는데, 이후부터는 봄철 내내 총 수백㎏ 정도만 잡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는 북한 댐 방류로 서해에서 회귀한 웅어가 산란한 알이 떠내려가거나 폐사하는 등으로 수생생태계가 파괴된 여파로 보인다”고 했다.  
 
장씨는 “요즘 어쩌다 1∼2마리 잡히는 황복도 인공부화 후 방류한 것으로 보이는 크기가 작은 황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점에 비춰볼 때도 황복이 사라진 이유가 북한댐 방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이후에도 황복이 올라오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절망적이다. 그런데도 3년 동안 정부와 지자체의 어민에 대한 피해보상이나 지원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주 어민들은 “황복 등 민물 어족자원 서식환경 확보와 나머지 어종에 대한 어민 지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16년 5월 북한 황강댐 무단방류로 인한 파주 물난리 피해지역 위치도. [중앙포토]

2016년 5월 북한 황강댐 무단방류로 인한 파주 물난리 피해지역 위치도. [중앙포토]

북한 황강댐 위치도. [중앙포토]

북한 황강댐 위치도. [중앙포토]

 
"다각적 원인 및 실태 조사 필요" 
이완옥(어류학 박사) 전남대 학술연구교수는 “황복 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은 남획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어민들이 주장하는 이유도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는 아니며, 다각적인 원인 및 실태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와 파주시는 “올해 황복이 자취를 감추다시피 한 원인은 다양한 조사를 통해야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 조사를 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도와 시는 “북한댐 방류로 인한 피해는 자연재해가 아니어서 관련법상 보상규정이 없어 어민들에 대해 지원을 하지 못했다”며 “황복의 경우 어족자원 증식을 위해 매년 치어를 방류하고 있고, 올해도 6∼9월 69만 마리를 임진강 등에 방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파주=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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