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시론] ‘구로동 여경 사건’ 계기로 공권력 권위 강화해야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서 경찰이 술값 시비로 소란을 피우던 50대 중국 동포 취객을 공무집행방해혐의로 체포했다. 이 과정을 담은 동영상이 온라인에서 공개되면서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 여성경찰관의 대응을 놓고 여경 무용론과 여혐 논란뿐 아니라 공권력 추락 비판까지 야기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구로동 여경 논란’ 은 공권력의 권위를 무시하고 경찰관에게 폭력을 행사한 주취자(酒醉者)의 잘못된 행동에서 시작됐다. 범법자를 체포하기 위해 경찰이 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누구나 그 요청에 협조해야 한다(경범죄처벌법 제3조). 하지만 경찰의 미흡한 대응을 지적하는 일부의 주장은 여경을 우리 사회의 안전과 법 집행을 담당하는 치안전문가로 인정하기를 꺼리는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여 걱정스럽다.
 
물론 경찰의 취객 처리업무 과정에서 제기된 우려 부분은 개선해야 마땅하다. 경찰관에 대한 체력 측정을 강화하고 용의자 체포 훈련을 철저히 해야 한다. 하지만 공개된 짧은 분량의 동영상만 보고 경찰관의 대응을 질타하고 여경 무용론을 내세우는 것은 지나치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경찰관으로서 전문성을 부정하는 편견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경 숫자는 2015년 1만 명을 돌파했고 전체 경찰관(12만 487명) 중 여경 비율은 11.3%다. 하지만 영국(28%)·캐나다(21%)·미국(14.1%)에 비해 여전히 낮은 여경 비율을 한국 정부는 2022년까지 15%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여경은 여성·청소년 업무와 상담 업무뿐만 아니라 수사와 형사 업무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능력을 인정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더군다나 여성 피의자 조사와 여성이 다수를 차지하는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진술 확보와 보호 활동에서 여경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치안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남성과 여경의 구분보다는 개인별 능력과 전문성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로동 사건은 경찰 장비와 무기 사용지침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보여줬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공권력의 권위가 살아 있고 경찰관은 체포에 저항하는 시민에 대해 한 단계 위의 물리력을 동원한다. 미국에서는 경찰관의 몸에 손을 대는 경우가 드물다.
 
최근 한국 경찰청은 비례원칙에 따른 다섯 단계의 물리력 사용기준을 마련해 인권 침해 논란이나 법적 책임으로부터 현장 경찰관들을 보호하려 노력한다. 그렇지만 아직도 일선 경찰관이 단계별로 구분해 현장에서 활용하기에는 애매모호한 점이 있다. 내용을 잘 숙지하도록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더 중요한 고려사항은 위험하고 긴급한 현장에서 일선 경찰관의 판단과 재량권을 좀 더 폭넓게 인정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 질서와 국민 안전을 위해 정당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찰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중대한 범죄행위이기 때문에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하지만 일선 경찰관들은 물리력을 사용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감찰과 소송에 시달린다. 이런 현실 때문에 적극적인 공권력 행사를 주저한다. 미국에서는 경찰 업무의 합법성과 공익성을 폭넓게 인정해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경찰 총격 사건에서 공무 중 정당방위가 인정된다. 설령 재판까지 가더라도 경찰이 승소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경찰은 민주노총이나 각종 시위대에 폭행당하는 일이 잦다. 우리도 경찰관의 정당한 업무수행 중에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경찰관 개인이 법적인 소송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경찰조직 차원에서 법률 자문과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결국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해서는 경찰 공권력의 권위를 국민 개개인이 지켜야 한다는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