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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 노조 총파업…대우조선 인수 첫단추부터 꼬였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28일 전면파업에 돌입하고 주총 예정장인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노조는 지난 27일부터 한마음회관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중공업 노조가 28일 전면파업에 돌입하고 주총 예정장인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노조는 지난 27일부터 한마음회관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후 3시. 울산광역시 동구 현대중공업 본관 1층, 출입문 강화유리가 깨진 채 바닥에 나뒹굴었다. 면담을 요구하며 건물 진입을 시도하던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조합원 500여명과 이를 가로막는 경비원 100여명이 엉키면서 출입문이 깨졌다. 이날 산산이 조각난 유리문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선 현대중공업의 현재를 말해준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이 첫 단추부터 어긋나고 있다. 27일 물리적 충돌에 이어 28일에도 현대중공업 사측과 노조는 평행선을 달렸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박근태 노조 지부장 등 노조 간부 42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울산 동부경찰서에 고소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재계에선 노사 간 극한 대립이 이어지면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늦어지거나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갈등은 이달 2일 현대중공업이 이달 31일 오전 10시로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면서 시작됐다. 임시 주총 안건은 분할계획서 승인과 사내이사 선임 두 가지인데 핵심은 분할계획서 승인이다. 현대중공업은 분할계획서에 담긴 물적 분할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분할계획서가 주주총회에서 통과될 경우 기존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으로 바뀌고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이 새로 만들어진다. 한국조선해양은 투자와 연구개발(R&D)를 담당하고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은 생산을 담당한다. 현재 1만4200여명의 현대중공업 직원 중 500여명이 한국조선해양으로 옮겨간다. 인수 예정인 대우조선해양은 한국조선해양 자회사로 편입된다. 현대중공업지주-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으로 이어지는 중간지주사가 탄생하는 것이다.
 
노조는 27일부터 주총장 점거를 이어오면서 분할계획서 주총 승인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형균 노조 정책기획실장은 “모든 자산은 신설되는 중간지주회사가 가져가고 현대중공업은 부채만 떠안는 구조”라며 “현대중공업 부채는 95%로 늘어나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주총장을 점거하고 있는 노조원에 대한 퇴거를 경찰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주총장 변경 등도 검토하는 중이다.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 대표는 지난 21일 입장문을 내고 “기업결합 이후에도 인위적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수차례 제시했다”며 “물적 분할 후에도 모든 제도를 지금과 동일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한국조선해양 본사의 서울 이전을 놓고 울산 정치권 등이 반대 목소리를 키우면서 상황은 더욱 꼬이고 있다. 울산시는 29일 한국조선해양 본사 울산 존치를 촉구하는 울산시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28일 “울산과 함께 성장해온 현대중공업이 향후 100년간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향토기업으로 남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각국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를 앞둔 현대중공업 입장에선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노동자 이슈에 민감한 EU 공정위 등에서 노조 반발 등을 민감한 의제로 다룰 가능성이 있어서다. 당장 노조가 총파업에 나서면서 국내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도 예정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말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었으나 주주총회에서 물적 분할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신청서를 제출하면 관련법에 따라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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