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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성 정보로 北 트리튬 시설 감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고 2017년 9월 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 뒤에 세워둔 안내판에 북한의 ICBM급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이라고 적혀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고 2017년 9월 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 뒤에 세워둔 안내판에 북한의 ICBM급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이라고 적혀있다. [연합뉴스]

 미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1년 집권한 뒤 영변에 트리튬(tritium) 관련 시설을 마련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년 간 영변을 주시한 것으로 28일 파악됐다. 지난 2월 하노이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트리튬 시설도 (폐쇄에) 포함하겠느냐”고 북한 측에 물은 배경이다. 외교 소식통은 28일 “미국은 위성 정보로 영변에 트리튬 관련 시설이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며 “이후 트리튬은 미국 입장에선 북한 비핵화에서 배제할 수 없는 요소가 됐다”고 전했다. 트리튬은 삼중수소로, 수소폭탄을 위한 핵융합의 주요 원료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3월1일 새벽(현지시간) 제2차 북미정상회담 북측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전날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된 것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3월1일 새벽(현지시간) 제2차 북미정상회담 북측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전날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된 것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트리튬은 원자폭탄의 파괴력을 능가하는 수소탄 제조에 들어가는 만큼 미국 정계 및 학계에서 주요 관심사다. 북한의 초청으로 영변 핵시설 현장을 방문했던 시그프리트 헤커 미국 스탠퍼드대 명예교수는 지난 3월 일본 교도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영변 핵시설의 폐쇄 범위에 대해 “트리튬 시설(lab)도 포함한다면 성공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훈(왼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양자회의실에서 열린 '비핵화·남북관계 워킹그룹 회의'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워킹그룹 회의가 열리는 것은 지난 3월 14일 워싱턴 회의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도훈(왼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양자회의실에서 열린 '비핵화·남북관계 워킹그룹 회의'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워킹그룹 회의가 열리는 것은 지난 3월 14일 워싱턴 회의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사진공동취재단]

핵 과학자인 크리스토퍼 로렌스는 하노이 회담 직전인 2월 22일 AP통신에 “북한이 영변에서 우라늄ㆍ플루토늄 등 핵물질 뿐 아니라 트리튬 생산 시설도 폐쇄하겠다고 한다면 북한의 핵물질 수급엔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소탄의 핵심 원료는 리튬6와 중수소, 그리고 삼중수소(트리튬) 세 가지”라며 “이 중 리튬6와 중수소는 (영변 외의) 다른 곳에서 생산하지만 트리튬은 영변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파키스탄은 인도 때문에 핵무기를 개발했지만, 보검(寶劒)이 아니라 경제 발전을 막는 불필요한 짐이 됐다“며 ’북한도 같은 처지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파키스탄은 인도 때문에 핵무기를 개발했지만, 보검(寶劒)이 아니라 경제 발전을 막는 불필요한 짐이 됐다“며 ’북한도 같은 처지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북한이 트리튬 시설까지 선뜻 폐쇄할지를 놓고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통화에서 "단계적 비핵화와 동시 행동을 원하는 북한으로서는 바(bar)가 너무 높아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북핵 교착 상태를 뚫기 위해선 늦어도 여름까지는 북한과 미국이 행동에 나서야 하고 그 실마리는 트리튬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하노이 협상이 결렬된 배경은 각자가 원한 '영변 폐쇄'의 정의가 달랐기 때문"이라며 "그 차이점을 좁히는 게 교착 해소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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