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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인터넷망' 깐다는 머스크···"하늘 망쳐" 천문학계 반발

사상 최초로 블랙홀을 관측한 EHT 프로젝트에 참여한 칠레 ALMA 전파망원경의 모습. 전파천문학은 우주에서 내려오는 특정 주파수의 전파를 토대로 천체를 관측한다. 이 때문에 일론 머스크가 수백대의 위성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힌 '우주인터넷망' 프로젝트가 전파천문학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제공=ALMA(ESO/NAOJ/NRAO)]

사상 최초로 블랙홀을 관측한 EHT 프로젝트에 참여한 칠레 ALMA 전파망원경의 모습. 전파천문학은 우주에서 내려오는 특정 주파수의 전파를 토대로 천체를 관측한다. 이 때문에 일론 머스크가 수백대의 위성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힌 '우주인터넷망' 프로젝트가 전파천문학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제공=ALMA(ESO/NAOJ/NRAO)]

전 세계에 사각지대 없는 무료 인터넷망을 구축하겠다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 인터넷망’ 구축 계획에 국제 천문학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각)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이른바 ‘스타링크’ 계획을 현실화하기 위해 인공위성 60기를 팰컨9 로켓에 쏘아 올린 데 따른 것이다. 27일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지나치게 많은 군집 위성이 전파 중첩 등 천문 연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국제 천문학계가 우려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스페이스X가 발사한 인공위성은 지상 500~1200㎞의 저궤도에서 지구를 돌며 전파를 송수신하게 된다. 일론 머스크는 향후 1만 2000대에 달하는 ‘인공위성 별자리’를 구축해 우주 인터넷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원웹·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 역시 이 같은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우주 인터넷망 구축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페이스X가 우주인터넷망을 구축하기 위해 제작한 60기의 군집 위성이 23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 커네버럴 공군기지에서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그러나 천문학계는 이같은 군집 위성이 광학ㆍ전파천문관측에 방해가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스페이스X가 우주인터넷망을 구축하기 위해 제작한 60기의 군집 위성이 23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 커네버럴 공군기지에서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그러나 천문학계는 이같은 군집 위성이 광학ㆍ전파천문관측에 방해가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그러나 천문학계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로널드 드림멜 이탈리아 토리노 천체물리학 천문대 연구원은 “스타링크를 비롯한 거대 인공 별자리가 하늘을 망쳐놓을 것”이라며 “밤하늘의 풍경을 바꿔놓는다는 점에서 인류에게 잠재적 비극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인공위성 발사 후 지상 440㎞에서 550㎞로 줄지어 이동 중인 군집 위성 영상이 공개되면서, 다른 별에 비해 유난히 빛나는 위성의 밝기도 문제시되고 있다. 대런 배스킬 영국 서섹스대 박사는 “맨눈으로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예상보다 위성이 매우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맨눈으로 볼 수 있다면 민감한 관측망원경에는 더욱 밝게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가시광선을 이용하는 대형시놉틱관측망원경(LSST) 등 천체망원경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태양의 빛을 반사해 빛을 내는(알베도) 천체들은 인공위성에 의해 가려질 우려가 있다. 일론 머스크는 인공위성이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UPI=연합뉴스]

태양의 빛을 반사해 빛을 내는(알베도) 천체들은 인공위성에 의해 가려질 우려가 있다. 일론 머스크는 인공위성이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UPI=연합뉴스]

특정 주파수의 전파를 이용해 천체를 관측하는 전파 천문학 분야의 비판도 제기됐다. 앨리스 고먼 호주 플린더스대 우주 고고학 박사는 “스타링크 위성이 10.7~12.7GHz 대역으로 전파를 전송하고 있는데, 전파 천문학 연구에 많이 쓰이는 주파수와 중첩된다”고 우려했다. 정현수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본부 책임연구원은 “전파천문학은 우주에서 오는 전파를 지상에서 수신하는 것이 기본인 만큼, 주파수가 중첩되지 않도록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이를 배분하게 된다”며 “향후 이같은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역시 이같은 우려에 응답했다. 그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스타링크 위성이 천문학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며 “특히 (천체가 태양 빛을 반사해 내뿜는 빛인) 알베도 감소 문제에 대해 스타링크 팀에게 메모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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