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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헬스] 암도 '조기 진단' 어렵지 않아요

한 건강검진자가 위내시경 검진을 받고 있은 모습. IS포토

한 건강검진자가 위내시경 검진을 받고 있은 모습. IS포토



53세의 김모씨는 최근 가슴을 쓸어내렸다. 새로 나온 대장암 검사 임상에 참여했다가 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선종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검사법도 간단했다. 몸속으로 내시경 등을 넣지 않고 대변 속 유전자 분석을 해서 진행성 선종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용종 단계에서 발견, 바로 처치해 대장암을 조기에 예방할 수 있었다.

암을 비롯해 거의 모든 질환은 조기 발견 여부가 중요하다. 심각한 암이라고 해도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도 간단하고 완치도 가능하다는 것이 의사들의 공통 견해다.

문제는 조기 진단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징적 증세가 없어 조기에 알아채지 못하거나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회사에서 매년 건강검진을 진행해도 제대로 받지 않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바쁘다' '귀찮다' 등 여러 이유를 얘기한다. 금식 등 검사를 위해 준비하는 것이 번거럽고, 몸속에 검진 기기를 넣었다가 문제가 생기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도 생기는 것을 검진을 꺼리는 이유로 꼽는다.

하지만 이제 복잡하고 번거로운 검사와 이로 인한 부작용을 걱정할 필요가 점점 없게 된다. 혈액이나 침, 대소변 등으로 간단하게 특정 질환을 진단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체외 진단기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대변으로 간단하고 안전하게 대장암 조기 진단
 
최근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체외 진단 기기가 있다. 암 조기 진단 기업인 지노믹트리가 이달 초 정식 출시한 '얼리텍 대장암 검사' 기기다.

이 기기는 대변 DNA를 분석해 대장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 금식하고, 대장을 비우는 약을 먹고, 천공이 걱정되는 대장 내시경을 하지 않아도 간단하고 안전하게 대장암 여부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검사법은 대장암이 있는 경우 대변 DNA에서 신데칸-2 유전자의 DNA 메틸화 현상이 초·중·말기 등 병기에 상관없이 95% 이상 빈번하게 관찰되지만, 정상인의 경우 관찰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DNA 메틸화란, 개별 DNA의 염기에 '메틸기'가 달라붙는 현상을 말한다. 메틸기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대사 물질이다.

지노믹트리 측은 이 검사법이 정확성도 높다고 말했다.

세브란스 병원 암센터와 세브란스 체크업은 30~80세 남녀 585명을 대상으로 대변 DNA를 이용한 전·후향적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종양의 단계나 위치, 연구 대상자의 성별이나 나이와 상관없이 대장암 보유 여부를 진단해 내는 민감도(진양성률)가 90.2%, 질병이 없을 때 '없음'으로 진단해 내는 특이도(진음성률)가 90.2%로 나타났다.

특히 0~2기까지 대장암 진단 민감도는 89.1%(128명 중 114명에게서 반응)를 기록해 대장암 조기 진단의 유효성을 보였다.

 
대변으로 대장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지노믹트리의 체외 진단기 `얼리텍 대장암검사`

대변으로 대장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지노믹트리의 체외 진단기 `얼리텍 대장암검사`


간편한 대장암 검사 기기가 나왔다는 소식에 관련 문의가 쇄도한다.

지노믹트리 본부장 이용운 상무는 "최근 콜센터 문의량이 평소 대비 5배 이상 증가했으며, 병·의원에서도 얼리텍 대장암 검사 처방 프로세스에 대한 문의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검사를 어디서 받을 수 있는지다. 병·의원에는 임상적 결과와 처방을 받기 위한 방법을 물어보는 문의가 주를 이룬다.

얼리텍 대장암 검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 기기 3등급 제품으로 의료진의 처방이 필요하다. 현재 100여 곳의 병·의원에서 처방받을 수 있으며, 지노믹트리 콜센터로 문의하면 집 근처 병·의원을 안내해 준다. 또 홈페이지에 처방받을 수 있는 병·의원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가격은 20만원대다.

국내 임상을 진행한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 대장항문외과 김남규 교수는 "대장암은 조기에 진단하면 90% 이상 치료가 가능한데, 기존 검진의 낮은 민감도나 불편함 문제로 조기 검진율이 향상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대변 DNA를 활용한 얼리텍 대장암 검사로 조기 검진율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혈액으로 폐암·췌장암에 치매 진단도 
 
혈액으로 폐암을 진단하는 기기도 있다. 유전자 진단 기업인 파나진이 선보인 '파나뮤타이퍼 EGFR'는 암 환자의 혈액 내에 암 돌연변이 지표인 EGFR 유전자가 있는지 확인하는 폐암 진단 기기다. 0.1% 수준의 돌연변이를 검출할 수 있으며, 소량의 혈액만으로도 검사가 가능해 기존 조직 검사와 비교해 환자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다. 또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고, 3시간 내 검사가 가능하다.
 
혈액으로 폐암을 진단하는 파나진의 `파나뮤타이퍼 EGFR`

혈액으로 폐암을 진단하는 파나진의 `파나뮤타이퍼 EGFR`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진단기도 개발되고 있다.

JW홀딩스는 췌장암 초기와 말기 환자에게서 각각 발현되는 물질을 동시에 활용해 암 진행 단계별로 검사할 수 있는 ‘다중 바이오마커 진단 키트’ 원천 기술을 갖고 있다.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미국·유럽에 이어 최근 중국에서도 특허를 취득한 이 기술은 췌장암 말기 환자에게서 주로 반응이 일어나는 암 특이적 항원 ‘CA19-9’를 검사하는 지금까지 방법과 달리, 초기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CFB(보체인자B)’로 췌장암을 진단한다.

JW홀딩스의 자회사 JW바이오사이언스는 다중 바이오마커 진단 키트와 진단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 탐색적 임상 시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 기업인 영인프런티어도 혈액검사로 췌장암 진단의 정확성을 기존보다 10~30% 향상시키고, 기존 3·4기보다 빠른 1·2기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임상이 진행되며, 올해 말 제품 인허가 취득을 목표로 한다.

소량의 혈액으로 알츠하이머 치매를 조기에 파악하는 진단기도 개발되고 있다. 바이오 벤처 메디프론은 서울대 산학협력단으로부터 알츠하이머 진단기 상용화 기술을 이전받아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 기술은 알츠하이머 원인으로 꼽히는 혈액 내 베타아밀로이드를 포함한 복합 바이오마커 농도를 측정해 치매를 조기 선별한다. 대부분 치매 진단 기술이 증세가 뚜렷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면, 이 기술은 치매 증상이 발현되지 않은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도 구분한다.

이외에 소량의 혈액검사로 알레르기성 질환(천식·비염·아토피성 피부염 등)이나 면역 관련 질환 및 결핵 등을 진단할 수 있는 기기도 선보이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 부드러운 면봉류로 코안 및 인후 부위 검체를 채취해 평균 5분 내에 인플루엔자 A형·B형 바이러스를 감별하는 신속 진단기도 나왔다.

이용운 상무는 "현재 국내외에서 다양한 기업들이 보다 쉽고 간편하게 암 등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체외 진단 기기를 개발 및 연구하고 있다"며 "얼리텍 대장암 검사를 비롯해 서서히 상용화되는 추세다. 더 많은 진단법이 개발되면 조기 진단을 통해 예방이 가능한 암 등 질환도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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