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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주류 정당에 등 돌리는 이유

김성탁 런던특파원

김성탁 런던특파원

23~26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의 결과는 중도 좌·우파 기성 정당의 몰락이 한두 나라의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중도를 표방한 최연소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당선된 2017년 프랑스 대선 등에서 뚜렷해진 이런 기류에서 영국은 그동안 비켜 있었다. 보수당과 노동당의 양당 구도가 굳건하고, 다른 나라에서 사회민주당 계열이 죽을 쓰는 동안에도 노동당이 총선에서 선전한 영향이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두 주류 정당 모두 나락으로 떨어졌다.
 
사퇴를 예고하긴 했지만, 현직인 테리사 메이 총리의 지역구에서조차 보수당은 3위에 그쳤다. 나이절 패라지가 급조한 브렉시트당과 유럽연합(EU) 잔류파인 자유민주당(LibDem)에 뒤졌다. 야당도 마찬가지여서 제러미 코빈 대표의 지역구에서 노동당이 자유민주당에 패했다.
 
영국에서는 EU를 탈퇴하는 브렉시트 찬반이 이번 선거의 주요 의제였다. 국민투표로 떠나기로 했는데, 집권 보수당이 극심한 내분을 보이며 이를 추진하지 못하자 브렉시트 찬성파는 패라지의 당으로 몰려갔다. 브렉시트 반대파는 제2 국민투표 실시에 확실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는 노동당을 외면했다. 하지만 의회민주주의의 산실로 꼽히는 영국 정치를 양분해온 두 정당의 몰락이 꼭 브렉시트 때문만은 아니었다.
 
글로벌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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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웨스트민스터구의 한 투표장에서 시민들을 만나봤다. 브렉시트 찬반은 엇갈렸지만, 주류 정치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공통적으로 높았다. 40대 여의사 비비안느는 “보수당과 노동당 정치인들은 선거 때마다 많은 약속을 했다”며 “하지만 의회에 들어간 뒤 국민을 잊어버렸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이 두 정당에 질린 것”이라고 표현했다. 회계사인 마크도 “정치인들이 유권자인 국민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다음 수순이 무엇인지 생각하지도 않은 채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행동한다”고 불만스러워 했다.
 
극장에서 일한다는 25살 알리(사진 오른쪽)는 양대 정당이 너무 많이 싸우는 게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당과 노동당이 싸움 구덩이에 빠져 있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이 ‘이제는 우리가 해보겠다’며 나서게 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좌·우파만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가진 정당에 투표할 기회가 생기는 것은 좋은 일이라는 얘기였다. 한국의 양대 정당도 서로 싸우기라면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이념과 지역 대결 구도가 지탱해주는 데다 대안이 마땅치 않아 그럴 것이다. 유권자가 언제 기득권 정당에 등을 돌릴지는 모를 일이다.
 
김성탁 런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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