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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하노이 최선희 뒤통수 친건, 비건 기습 질문 '트리튬'

이용호 북한 외무상(오른쪽)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3월 1일 새벽 하노이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미 협상 결렬이 미국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용호 북한 외무상(오른쪽)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3월 1일 새벽 하노이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미 협상 결렬이 미국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에 수소폭탄 제조를 위한 트리튬(tritium) 시설의 폐쇄도 요구했던 것으로 27일 파악됐다. 트리튬은 삼중수소를 뜻하며, 수소폭탄 제조의 주요 원료다. 북한은 2017년 9월 3일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뒤 ‘중대 보도’ 방송을 통해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정부와 가까운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트리튬 시설 폐쇄 요구는 2월 28일 확대회담 말미에 회담 결렬이 굳어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이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회담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당신은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는 요지의 말을 전했고, 회담장 밖으로 나가려 했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북미 정상 '하노이 작별' 장면. [연합뉴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북미 정상 '하노이 작별' 장면. [연합뉴스]

 
이때 회담장에 배석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후 제1부상으로 승진)이 뒤따라 나오며 “영변은 전부 폐기하겠다”는 입장을 알렸다고 한다. 그러자 확대회담 때 미 측 배석자였던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최 부상에게 “트리튬 시설도 포함하겠는가”라는 취지의 질문을 했다. 이에 최 부상은 아무런 답을 내놓지 못했다고 이들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이 하노이 회담에서 트리튬 시설을 거론했다는 점은 미국은 그간 알려져 있는 영변 내 고농축 우라늄 추출과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만이 아니라 핵시설 전반의 폐기를 목표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임했음을 방증한다.  
 
북 기밀 트리튬시설, 김정은 등 일부만 알아… 최선희 몰랐을 수도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당일 이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은 심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영변 핵시설의 전부 폐기를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미국은 국무부 고위 당국자발로 “북한은 말장난을 하고 있다”며 “북한은 영변의 일부 폐쇄를 제안하면서 모든 제재를 해제하라고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미국 측 주장을 되짚어 보면 당시 북한은 트리튬을 비롯한 다른 시설의 폐쇄는 언급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미국 내에선 이미 북핵 위협 중 하나가 트리튬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게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은 하노이 회담 결렬 후 38노스에 ‘영변의 폐쇄는 얼마나 중요한가’라는 기고문에서 “트리튬은 우라늄·플루토늄과 함께 북한 핵의 불확실성을 구성한다”고 강조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도 “영변의 핵물질 생산시설을 폐쇄한다고 해도 트리튬 시설이 존재할 경우 미국이 느낄 위협은 동일할 것”이라며 “북한의 다른 비공개 핵물질 생산시설에서 우라늄·플루토늄을 생산한 뒤 트리튬 시설에서 수소탄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자탄이 터질 때 막대한 에너지가 방출되는데, 그때 트리튬을 만나면 엄청난 핵융합이 발생하면서 수소폭탄이 된다”며 “트리튬은 핵융합의 원료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최선희 부상이 트리튬 시설 폐쇄 여부에 대해 답변하지 못한 것을 놓곤 여러 해석이 제기된다. 한 소식통은 “트리튬 시설은 북한에선 최고 지도자와 관련 과학자들만이 알고 있는 기밀이었을 수 있다”며 최 부상이 하노이 당시엔 관련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엔 5개의 핵시설이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은 그중 1~2개만 없애길 원하길래 내가 ‘다른 3개는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고 공개했다. ‘다른 3개’에 트리튬 시설이 포함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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