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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통화 유출’ 외교관 파면 거론…강경화 책임론도 확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7일 서울 외교부에서 쪼틴쉐 미얀마 국가고문실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날 한·미 정상 통화기록 유출 의혹을 받는 K씨를 보안심사위에 소환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7일 서울 외교부에서 쪼틴쉐 미얀마 국가고문실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날 한·미 정상 통화기록 유출 의혹을 받는 K씨를 보안심사위에 소환했다. [연합뉴스]

외교부가 한·미 정상 간 통화기록 유출 당사자로 지목된 주미 한국대사관의 공사 참사관(3급) K씨(54)를 27일 보안심사위원회에 소환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날 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보안심사위 및 징계위원회 개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중대 규정 위반” 징계 수순
“강경화 리더십 안 통해” 지적 나와
김숙 “강효상, 후배 경력 망가뜨려”
중앙지검 공안1부서 강 의원 수사

K씨에 대한 징계 수위는 30일 징계위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K씨는 지난 8일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3급 기밀)을 열람한 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에게 알려준 의혹을 받고 있다. 해임 또는 파면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조 차관은 “기밀 관리에 대한 중대한 규정 위반 사안이라 징계위원회에 앞서 보안심사위원회를 거치게 됐다”고도 했다. 보안심사위는 외교부 내 보안 사고가 났을 때 거치는 내부 절차로 징계위에 앞서 보안심사위를 연 사례는 흔치 않다고 한다. 앞서 청와대는 징계 외에 외교상 기밀누설(형법 113조) 혐의로 K씨를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도 예고했다.
 
외교부는 충격에 빠졌다. K씨를 접했던 직원들은 “평소 진중한 성격이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K씨는 이날 보안심사위원회에 출석하며 “성실하게 답하겠다”고 취재진에 밝혔다.
 
일각에선 "강 장관의 리더십이 안 통한다”는 지적과 함께 책임론까지 나온다. 앞서 강 장관은 24일(현지시간) 파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스스로 리더십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구겨진 태극기’ 등 잦은 의전 실수에 강 장관은 그간 “외교 업무의 특성상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될 수 없다”고 경고하며 내부 기강 다지기에 집중했었다.
 
전직 외교관들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숙 전 유엔 대사는 이날 CBS 인터뷰에서 “기강해이, 보안의식 약화는 외교 안보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치명적인 잘못”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강 의원에 대해선 “정치인이 결과론적으로 후배의 경력을 완전히 망가뜨렸다”며 “정치권 공방을 벌일 일이 아니다. 잘못된 건 빨리 사과·시정하고 지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도 “한·미 정상 통화내용 공개는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을 상종하지 말아야 할 국가로 만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강효상. [연합뉴스]

강효상. [연합뉴스]

반면 야당 일각에선 K씨가 정부에 불리한 내용을 야당 국회의원에게 유출했다는 점에서 ‘괘씸죄’ 차원의 중징계를 검토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와 관련해 조세영 차관은 “추측과 해석이 난무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공무원의 본분은 개인적인 소신에 앞서 정부의 공식적인 지침이나 절차, 입장을 우선시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현직 외교관에 의해 외교 기밀이 유출된 사례는 2006년에도 있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록(3급 기밀)이 여당인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을 통해 공개됐다. 당시 유출자로 지목된 청와대 파견 외교통상부 이종헌 선임행정관(현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 총장)은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가 복직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27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4일 강효상 의원을 외교상기밀누설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공안1부(양중진 부장검사)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형법은 외교상 기밀을 누설한 사람뿐 아니라 누설할 목적으로 외교상 기밀을 탐지 또는 수집한 사람도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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