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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참교육으로 공감, 이젠 정치색 과해 교사도 외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에서 열린 전교조 결성 30주년 전국교사대회 참가자들이 법외노조 취소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에서 열린 전교조 결성 30주년 전국교사대회 참가자들이 법외노조 취소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28일로 출범 30주년을 맞는다. ‘참교육’의 기치 아래 권위주의적 학교문화를 개선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한편에선 정치투쟁에 앞장선 강경노조라는 비판도 나온다.  
 

출범 당시 두발·체벌 문제 공론화
DJ때 합법화, 조합원 10만명 육박
광우병·국보법·FTA 이슈에 개입
“교육현장 외면” 교사 탈퇴 이어져

특히 2013년 ‘법외노조’로 지정된 이후에는 교육 이슈를 선도하기보단 법적 지위 회복에 주력했다.
 
결성 30주년을 맞은 전교조는 6만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가장 큰 교원 노조다. 교원단체로 범위를 넓히면 18만 회원을 보유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최대 규모다.  
  
현직 교육감 17명 중 10명 배출 실세단체
 
1989년 5월 전교조 결성 당시 윤영규 초대 위원장이 기자회견 하는 모습. [중앙포토]

1989년 5월 전교조 결성 당시 윤영규 초대 위원장이 기자회견 하는 모습.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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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교조는 17개 시·도 교육감 중 10명을 배출할 만큼 영향력이 커 현 정부의 ‘실세 교육단체’로 불리기도 한다. 조희연(서울)·이재정(경기) 교육감 등도 전교조 출신은 아니지만 친(親)전교조 성향을 지녔다. 또 정진후·도종환 등 전·현직 국회의원을 배출하며 정치권에 대한 입김도 세다.
 
1989년 5월 전교조는 창립 선언문에서 “독재권력이 강요한 사이비 교육은 교원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렸고 스승은 지식 판매원과 입시 기술자로 내몰렸다. 누가 우리더러 스승이라 부르는가”라며 ‘참교육’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출범 당시 전교조는 촌지나 두발 규제, 체벌 등의 문제를 공론화했다.
 
그러나 정부는 불법 단체란 이유로 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대거 해직했다. 결성 1년 만에 1527명이 파면·해임 등으로 교단을 떠났다. 이후 전교조는 강경투쟁을 자제하며 교육환경 개선에 총력을 기울였다.  
 
같은 해 6월 전교조 집회에 참석하지 말라는 안내문. [중앙포토]

같은 해 6월 전교조 집회에 참석하지 말라는 안내문. [중앙포토]

하지만 1991년 명지대 학생 강경대씨가 시위 도중 경찰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가 이어졌고, 전교조도 가세했다. 전교조 교사 5000여 명이 시국선언에 참여하며 정부와의 갈등이 다시 표면화됐다.
 
전교조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 것은 김대중 정부 때부터다. 1999년 교원노조법이 제정되며 10년 만에 합법노조가 됐다. 2000년대 초반에는 조합원 수가 10만 명에 달하는 등 급격히 세가 불었다. 이후 전교조는 보수 성향의 교원단체인 한국교총과 함께 교육계 양대 단체로 성장했다. 정부는 교육정책 입안 시 전교조를 중요한 대화 파트너로 인식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엔 거의 모든 이슈에서 갈등을 빚었다. 학업성취도 평가, 국제중·자사고 확대 정책, 교원평가 등 대부분의 정부 정책에 반대했다. 특히 학업성취도 평가는 ‘일제고사’라 명명하며 전국적으로 시험 거부 운동에 들어갔다. 2013년 박근혜 정부 때는 ‘법외노조’로 지정되며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전교조가 권위주의적 학교문화를 바꾸는 데 큰 공을 세운 것은 맞지만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2007년 전교조를 탈퇴한 박제원 전주 완산고 교사는 “출범 당시 전교조가 주장했던 참교육이 교육현장에 어느 정도 정착이 됐는데, 전교조는 아직도 예전의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이제는 공교육 강화를 위해 힘써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도 “지금의 전교조가 내세우는 가치는 교육이나 교사의 이익과 직접 연관이 없어 공감이 안 된다”고 밝혔다.
  
전교조 위원장 “교사 목소리 대변하겠다”
 
1989년 9월 한 전교조 해직교사가 학교를 찾아 학생들을 만나며 울음을 터뜨렸다. [중앙포토]

1989년 9월 한 전교조 해직교사가 학교를 찾아 학생들을 만나며 울음을 터뜨렸다. [중앙포토]

‘학교를 정치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교조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광우병, 국가보안법 폐지, 세월호 사고 등 사회 이슈가 있을 때마다 학생을 대상으로 계기 수업을 해 왔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사는 “정치적 중립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진보적 시각을 주입하는 전교조의 행동을 지지하기 어렵다”며 “언제부턴가 전교조가 정치단체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 교사들의 탈퇴 움직임도 가속화됐다. 2003년 10만여 명에 육박했던 전교조 조합원 수는 현재 6만여 명으로 줄었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장은 “처음엔 학교 민주화와 교육혁신에 앞장섰기 때문에 대부분 교사가 전교조 가입을 희망했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 사이 조직이 변질되고 현장에서도 외면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내부에서도 전교조의 사회적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초 취임한 권정오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당선 기자회견에서 ‘교사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지역 고교에 재직하는 전교조 조합원인 이모 교사도 “전교조가 앞으로는 교육현장의 문제점을 찾아서 해결하는 데 더 초점을 맞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교조가 30주년을 맞아 교육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주길 기대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원노조는 노동조합과 교원단체의 역할을 균형 있게 해야 하는데, 현재는 교원단체로서의 정체성이 없어진 것 같아 안타깝다”며 “출범 당시 가치관에 부합한 활동을 얼마나 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윤서·전민희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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