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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모에 다 큰 자녀도 부양…노인 빈곤층 될까 걱정


[앵커]

우리나라 국민이 낸 병원비 중에 65살 이상인 노인의 진료비가 지난해 처음으로 40%를 넘었습니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진료비 77조 6000억 원 가운데 31조 6000억 원가량이 노인 진료에 들어간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18년 전보다 비율은 2배, 액수는 무려 15배 늘었습니다. 고령 사회의 한 단면이지요. 당장 이들을 부양하고 있는 중장년층의 부담이 큽니다. 간단히 말하면 자기 부모도 돌봐야하고, 다 큰 미혼 자녀까지 함께 먹여살리다 보니까 정작 자기 노후를 준비할 여력이 없습니다. 이들이 나중에 빈곤 노인층으로 전락해서 다시 사회의 부담이 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배양진 기자입니다.

[기자]

49살 박가경 씨는 최근 개인연금을 모두 해지했습니다.

근처에서 모시고 있는 친정 부모님이 갑자기 병원에 입원했기 때문입니다.

[박가경/울산 울주군 언양읍 : 그걸 다 정리해서 급한 불을 끄다 보니까 많이 소진된 상태죠. 지금은 국민연금밖에 없죠.]

대학에 다니는 큰아들과 곧 입학할 작은딸의 학비도 박씨의 몫입니다.

늘어날 일만 남은 병원비와 학비 부담에 박씨의 머릿속은 걱정 뿐입니다.

[박가경/울산 울주군 언양읍 : 연세가 있으시다 보니까 앞으로 병원 가실 일이 더 많잖아요. 불 보듯 뻔한 일이잖아요. 100% 닥칠 일이니까.]

박씨처럼 노부모와 25살 이상 성인 자녀를 이중으로 부양하고 있는 중장년층이 10명 중 4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부모나 미혼 자녀 중 한 쪽만 부양하는 사람도 37.8%였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45살에서 64살 사이 중장년층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입니다.

부모와 자녀를 모두 부양하는 중장년층 가구에서 1달에 쓰는 부양비는 평균 115만 원, 월 소득의 17%에 이릅니다.

이렇다보니 정작 본인의 은퇴 후를 위한 자금을 모을 시간이 없습니다.

[김유경/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 부양 부담을 계속 갖고, 노후 준비도 할 여력이 없다 보면 이들이 노인이 되면 빈곤층으로 전락할 요인이 되는 거죠.]

보건사회연구원은 중장년층에게 노후를 준비할 시간을 주려면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곽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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