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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한파' 속 급증한 직업 1위는? ‘작물재배종사자’ 6만명

지난해 전반적인 '고용 한파' 속에서 일자리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직업은 '작물재배종사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벼·보리 같은 곡식이나 채소·과수 등을 경작하는 대표적인 농업 직군으로 분류된다.  
 
중앙일보가 27일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의뢰해 지난해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 마이크로 데이터(통계원시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작물재배종사자는 5만9727명이나 늘었다. 153개 직업 소분류 가운데 취업자 수 증가 1위다. 단순 계산으로는 지난해 늘어난 전체 일자리(6만3782명)의 93.7%를 차지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사실 2016년까지 계속 감소하던 농업 관련 취업자 수가 지난해 급증한 것은 미스터리였다. 이번 마이크로데이터를 보면 실직자와 은퇴자 등의 '비자발적 귀농'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작물재배종사자 취업자 증가 인원 가운데 54.3%인 3만2430명은 '무급가족종사자'였다. 주당 18시간 이상 일하며 가족이나 친인척의 일손을 돕는 사람을 무급가족종사자라고 한다.
 
추경호 의원은 “쉽게 말해 일자리 사정이 나빠 집안 일손을 돕는 농촌 가구원이 늘어난 것으로 보면 된다”며 “이들은 고정적인 월급을 받지 않기 때문에 '질 좋은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제조업 일자리가 줄고, 이런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기업이 투자를 늘려 신규 일자리를 만드는 고용의 선순환 구조가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회계 및 경리 사무원(3만8321명)이 두 번째로 취업자 증가 폭이 컸고, 영업 종사자(3만6839명)·경영 관련 사무원(3만4159명)도 일자리가 많이 늘었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한 산업으로 분류되는 돌봄 및 보건 서비스 종사자(1만9829명)도 일자리가 많이 늘어난 직업 10위권에 들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반면 일자리가 줄어든 직업을 살펴보면 부동산 경기 침체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축 등으로 건설 관련 일자리가 크게 감소했다. 세 번째로 많은 4만8266명이 줄어든 '건설 및 광업 단순 종사자'를 비롯해, 건축·토목 공학 기술자 및 시험원(-2만86명)·건설 및 채굴기계 운전원(-1만1900명)·건축 마감 관련 기능 종사자(-9700명) 등도 감소했다.
 
자동차·조선업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운송차량 및 기계 관련 조립원(-3만322명)·제조 관련 단순 종사자(-1만4010명)등도 줄었다. 섬유 및 가죽 관련 기능 종사자(-1만1075명)·디자이너(-7927명)·섬유 제조 및 가공기계 조작원(-7435명) 등의 감소는 퇴조하는 한국 섬유 산업의 상황을 반영한다.  
 
최저임금 인상 충격의 직격탄을 받은 직업의 고용 부진도 두드러졌다. '매장 판매 종사자'가 두 번째로 많은 6만2628명이나 줄었고, 운전기사를 포함하는 '자동차 운전원'도 4만38명이나 감소했다. 식음료 서비스 종사자(-3만7810명)·음식 관련 단순 종사자(-3만955명)·가사 및 육아 도우미(-2만1399명) 등이 일자리가 많이 줄어든 직업 10위권에 들었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의도와 달리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줄이고, 소득 1분위(하위 20%)의 수입까지 감소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당초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고용감소가 우려됐던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과 경비원이 포함된 '건물 관리원 및 검표원'은 각각 1만7649명, 1만6758명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정확한 이유를 찾는데 통계청 자료만으로 한계가 있다”며 “현재로썬 정부가 펼친 노인 일자리 사업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회 트렌드의 변화도 일자리 증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컴퓨터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전문가(3만7328명), 전기·전자공학 기술자 및 시험원(1만8242명)이 많이 늘었다. 애견샵 등이 포함된 '기타 돌봄·보건 및 개인 생활 서비스 종사자'(1만3178명), 택배원·음식 배달원이 포함된 '배달원'(1만1467명) 등의 증가는 최근 1인 가구가 늘어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비혼(非婚) 확대와 자녀 수 감소로 학교 교사(-6919명)·혼례 및 장례 종사자(-3984명)·유치원 교사(-3975명) 등은 감소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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