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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성폭력·성차별로부터 모두가 안전한 학교 어떻게 만들까

스승의 날인 5월 15일을 앞뒀던 지난 11일, 청소년페미니즘모임은 합정역에서 '그것은 교권이 아니다'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청페모 스태프이자 발제자로 나섰던 나윤 학생이 마이크를 잡고 있다.

스승의 날인 5월 15일을 앞뒀던 지난 11일, 청소년페미니즘모임은 합정역에서 '그것은 교권이 아니다'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청페모 스태프이자 발제자로 나섰던 나윤 학생이 마이크를 잡고 있다.

청소년페미니즘모임은 행사 개최 전달인 지난 4월부터 SNS 플랫폼 등을 통해 '감사하지 않습니다' 콘셉트의 편지를 받았다. 11일 행사 날에는 한쪽 벽면에 미리 받은 편지들을 인쇄해 붙여 참가자들과 공유했다.

청소년페미니즘모임은 행사 개최 전달인 지난 4월부터 SNS 플랫폼 등을 통해 '감사하지 않습니다' 콘셉트의 편지를 받았다. 11일 행사 날에는 한쪽 벽면에 미리 받은 편지들을 인쇄해 붙여 참가자들과 공유했다.

5월 15일은 스승의 날입니다.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날로 지금 선생님뿐 아니라 졸업한 옛 은사를 찾아가기도 하죠. 하지만 스승의 날, 선생님에 대한 좋은 기억이 아닌 나쁜 기억에 상처받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스승의 날을 앞뒀던 지난 11일 서울 합정 인근 한 카페에 모였죠. '스쿨미투' 이후 1년을 돌아보기 위해 지난 3월 말부터 청소년페미니즘모임(이하 '청페모')에서 기획·준비한 '스승의 날 맞이 토크콘서트-그것은 교권이 아니다'입니다. 청페모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학교 구성원과 얘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죠. 총 3부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1부 청소년 발제, 2부 교사와 토크 콘서트, 3부 스승에게 감사하지 않다는 편지를 현장에서 읽고 우체통에 넣는 퍼포먼스로 꾸렸습니다.

 
서지현 검사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여성폭력근절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미투1년 지금까지의 변화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 좌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9.1.29/뉴스1

서지현 검사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여성폭력근절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미투1년 지금까지의 변화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 좌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9.1.29/뉴스1

이 날 행사에는 학생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현직 교사도 참여해 스쿨미투 이후 학교 문화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공유했다.

이 날 행사에는 학생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현직 교사도 참여해 스쿨미투 이후 학교 문화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공유했다.

스쿨미투(School Me too·교내 성폭력 고발)는 2018년 1월 서지현 검사가 자신이 당한 강제추행을 폭로하면서 들불처럼 퍼진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에서 파생된 용어예요. 교육 현장에서도 피해자의 증언은 봇물 터지듯 쏟아졌죠. 학생들은 학교 선생님 등의 공공연한 성추행 사실을 '페이스북 대신 전해드립니다' 등 SNS·대자보 등을 통해 공개했죠. 11일 행사는 청페모가 이후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연 것이기도 해요. 스쿨미투가 퍼진지 1년이지만 실질적 해결은 답보 상태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거든요.
 
청소년페미니즘모임 소속 10대들과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선생님들이 '스쿨미투' 1년간 학교에서 겪은 각자의 이야기를 나눴다.

청소년페미니즘모임 소속 10대들과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선생님들이 '스쿨미투' 1년간 학교에서 겪은 각자의 이야기를 나눴다.

청소년페미니즘모임 유경 양은 이번 행사를 총괄 기획하는 역할을 했다.

청소년페미니즘모임 유경 양은 이번 행사를 총괄 기획하는 역할을 했다.

이번 행사를 꾸린 스태프는 유경(19)·토은(17)·수현(16)·부엉이(16)·화현(18)·나윤(18) 등 10대 학생이 주를 이뤘죠. 이들은 이날 행사서 자신들이 느낀 교내 성차별 문화, 학교 안에서 페미니스트로 살아가는 것 등에 대해 다뤘는데요. 현재 중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이 모 선생님, 주 모 선생님도 참석해 교사로서 학교 내 성차별을 대하는 시각도 다뤘습니다.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일부를 공개할게요. 읽은 후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지 소년중앙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려주세요.
 
청소년페미니즘모임 스태프 환희, 나윤 양은 행사 날 발제자로도 나섰다.

청소년페미니즘모임 스태프 환희, 나윤 양은 행사 날 발제자로도 나섰다.

청페모는 이 날 행사에서 학생, 선생님이 각자 느끼는 바가 어떤지 공유했다. 올바르지 못한 학교 내 문화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궁리하는 시간을 마련한 셈이다.

청페모는 이 날 행사에서 학생, 선생님이 각자 느끼는 바가 어떤지 공유했다. 올바르지 못한 학교 내 문화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궁리하는 시간을 마련한 셈이다.

진행자 학교에서 페미니스트로 사는 게 어떤 일인지 말해주세요.
화현 학교에서 페미니스트로 사는 건 매 순간 불편해요. 새 친구를 사귈 때 제가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게 어려워요. 나를 잘 몰라도 그 말 하나로 나를 판단할 거잖아요. 그래서 밝히지 않아요. 제가 페미니스트인 걸 아는 친구들도 혐오 발언을 할 때 제가 옆에 있으면 신경을 쓰긴 하지만 성찰하기보다는 가볍게 넘어가요. 무시하는 분위기죠. 불편해요.
진행자 학교에서 페미니즘 동아리를 운영하는 나윤님은 어떠세요.
나윤 불과 5일 전에 학교 익명 페이지에 우리 동아리를 조롱하는 글이 올라왔어요. 가계정을 여러 개 써서 우리 동아리를 조롱하는 거였죠. 페미니즘 동아리이기 때문에 아무도 나서지 않았어요. 민감한 주제이기 때문에 보호하지 않고 모두 다 그냥 지켜보는 상황이었죠. 그게 착잡했죠. 왜 아무도 안 나설까 슬프기도 했지만 우리 동아리 인원조차 나설 수 없어 착잡했죠. 학교에서 페미니즘 동아리 부원으로 사는 건 생각보다 많은 용기가 필요해요.
진행자 저도 페미니즘 동아리를 운영했는데 조용한 응원은 받아도 나서서 보호하는 일은 없더라고요. 교사 분들 생각은 어떤가요.
주 선생님 저는 작년부터 학교에서 페미니즘 동아리를 운영하는데요. 시작은 극적이었어요. 학생들이 화장실에 특정 글귀를 붙인 일이 있었죠. 이들을 찾아 동아리를 제안했고 '걸파워 GPW'를 만들었죠. 작년에 활동을 열심히 했어요. 스승의 날 '우리에게는 페미니스트 교사가 필요합니다' 내용을 만들어 교내 곳곳에 붙였고요. '무상생리대는 힘들지만 양심생리대'라는 개념으로 학교 예산을 확보해 화장실 특정칸에 배치해서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죠. 축제 때 여성환경연대 협찬받아 월경 용품 전시도 했고요. 동료 교사들에게 성평등 관련 개념도 계속 말했습니다. 그러니 성차별 발언할 때마다 저를 의식하더니 발언 빈도가 줄더군요.
이 선생님 저는 페미니스트로 살려고 노력하는 남성 교사입니다. 학교 안에서 남성 교사는 말할 수 있는 권력을 갖고 있죠. 거기서 페미니즘을 더 공부한다면 더 큰 권력을 가질 수 있죠. 자기 말이 옳다고 믿고 자기가 성평등을 지지·지원·실천하는 것 자체로 이미 권력을 가진 남성 교사가 더 큰 권력 가질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스스로 경계해야 합니다. 남성 교사가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건 스스로 경계하는 일이어야 하고 남성은 남성 교사, 남학생을 향해 목소리를 내야지 훈계한다고 쓸데없이 많은 말을 하는 건 안 됩니다. 학교에서 모두가 안전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글·사진=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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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