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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자유자재로 움직인 라푼젤 머리카락 한 올 한 올 14만 가닥 그린 덕분이죠

애니메이션 영화 1초를 위해서는 그림 24컷이 필요하다. 김은비(맨 왼쪽) 해설사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정지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원통 체험을 설명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 1초를 위해서는 그림 24컷이 필요하다. 김은비(맨 왼쪽) 해설사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정지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원통 체험을 설명하고 있다.

"어서 와요!"
 
익숙한 주제가가 흘러나오고 곳곳에 캐릭터가 가득합니다. 어디냐고요. 지난 4월부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하고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이죠. 디즈니는 1923년 만화제작업체로 시작해 1955년 놀이동산 디즈니랜드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는 글로벌 회사로 자리 잡았는데요.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에서는 디즈니의 지난 작품들부터 최근에 개봉한 영화 '주먹왕 랄프2' 등의 관련 기록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죠. 디즈니 팬인 박채원·조온유 학생기자가 애니메이션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배울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한걸음에 나섰습니다. 김은비 해설사가 학생기자단을 인솔했죠.
 
(맨 왼쪽)김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는 조온유·박채원 학생기자. '인어공주'를 반가워한 이들이 본격적으로 열광한 건 디즈니의 비교적 최근작인 '라푼젤' 이후부터다.

(맨 왼쪽)김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는 조온유·박채원 학생기자. '인어공주'를 반가워한 이들이 본격적으로 열광한 건 디즈니의 비교적 최근작인 '라푼젤' 이후부터다.

ⓒDisney Enterprises, Inc <증기선 윌리> 1928년

ⓒDisney Enterprises, Inc <증기선 윌리> 1928년

ⓒDisney Enterprises, Inc <그 여름의 하와이> 1937년

ⓒDisney Enterprises, Inc <그 여름의 하와이> 1937년

전시장 안에서 흘러나오는 주제가에 두 학생기자는 입을 쩍 벌렸습니다. "저 이거 알아요!"(채원) "그래요. 백설공주 너무 예쁘죠? 당시 발레리나에게 백설공주 옷 입히고 애니메이터들이 그 앞에서 동작을 본떠 그린 거랍니다." 김 해설사가 답했어요. "1937년도에 그린 거네요?"(온유) "맞아요.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였어요. 디즈니는 그때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1959, 감독 데이비드 핸드)를 만들었죠. 최초의 장편 컬러 애니메이션이랍니다." 김 해설사에 따르면, 백설공주는 '누가 만화를 그렇게 길게 봐' 하는 편견을 깬 작품입니다. 백설공주가 죽는 장면에선 모두가 펑펑 울었다네요. 애니메이션이 어른에게도 큰 감동을 준다는 데 다들 놀랐다고 해요.
 
1951년에 나온 작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콘셉트 아트가 가득한 벽면. 그 안에 들어간 소중 학생기자단과 김 해설사(가운데)다.

1951년에 나온 작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콘셉트 아트가 가득한 벽면. 그 안에 들어간 소중 학생기자단과 김 해설사(가운데)다.

"이건 뭔지 알아요? 생각해봐요." 김 해설사가 가리킨 빙글뱅글 신기한 미로 속에 원피스를 입은 여러 소녀가 그려져 있습니다. "앨리스!"(채원) 맞아요. 우리가 아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탄생하기 전에 여러 가지 콘셉트 아트가 있었어요. 디즈니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1951, 감독 클라이드 제로니미·윌프레드 잭슨·해밀턴 러스크) 속 주인공은 푸른 드레스를 입었죠. 그걸 확정하기 전에 캐릭터에게 어떤 색이 어울릴지, 얼굴은 어떻게 그릴지 여러 버전의 캐릭터를 만드는 거예요. "애니메이션 1초를 위해 그림을 24장 그려요. 예전에는 복사기가 없어 애니메이터들이 손으로 모든 걸 그렸고요. 그걸 생각하면 엄청 많은 그림을 그리는 거죠." 김 해설사의 설명을 들은 학생기자단은 애니메이터들의 노고가 담긴 스케치, 헌 수첩 등을 보면서 놀랐죠.
 
ⓒDisney Enterprises, Inc <인어공주> 1989년

ⓒDisney Enterprises, Inc <인어공주> 1989년

학생기자단이 제일 먼저 반가워한 작품은 '인어공주'(1989, 감독 존 머스커·론 클레먼츠)예요. 김 해설사에 따르면, 인어공주 에리얼의 머리카락은 애니메이터들의 깊은 고민의 결과물입니다. 물속에서 자연스레 퍼지는 머리를 어떻게 고안할지 모델이 없어 고민했다는군요. "우연처럼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애니메이터 중 하나가 텔레비전을 보다가 우주의 무중력 상태를 본 거예요. 머리카락이 둥둥 뜨는 걸 보고 에리얼의 머리카락도 그렇게 그렸죠." 
 
ⓒDisney Enterprises, Inc <미녀와 야수> 1991년

ⓒDisney Enterprises, Inc <미녀와 야수> 1991년

다음은 '미녀와 야수'(1992, 감독 게리 트러스데일·커크 와이즈)예요. 여기,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여러분이 본 야수는 어떤 동물이었나요. "호랑이?" 온유 학생기자의 예측은 빗나갔습니다. "야수 갈퀴는 사자의 것이죠. 눈썹, 코는 고릴라고요. 송곳니는 멧돼지예요. 뿔은 물소, 몸은 곰이랍니다. 다리, 꼬리는 늑대예요. 여러 동물을 합쳐 야수 형상을 만든 거죠. 딱 한 군데만 사람의 것인데요. 눈입니다. 눈은 마음의 창이잖아요. 눈으로 통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기에 미녀와 야수가 서로 진심을 느낄 수 있게 사람의 눈으로 만든 거죠." 김 해설사의 설명에 온유 학생기자가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 "아니, 야수의 눈이 그래서 사람 눈을 땄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놀랄 일은 더 있죠. '라이온 킹'(1994, 감독 로저 알러스·롭 민코프)입니다. 주인공은 사자죠. 어떻게 동작을 그렸을까요. 당시 애니메이터들은 디즈니 스튜디오에 사자를 데려와 보고 그렸습니다. 살아있는 사자를 말이죠. 애니메이터들이 동물을 관찰해야 하니 케냐로 직접 향하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악역을 담당한 하이에나 관련해선 웃긴 얘기가 있죠. 당시 하이에나를 연구하는 박사들이 왜 하이에나를 나쁘게 그렸냐고 디즈니를 고소한 겁니다." 김 해설사의 설명에 학생기자단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어요.
 
 ©Disney Enterprises, Inc <라푼젤> 2010년

©Disney Enterprises, Inc <라푼젤> 2010년

이들의 표정이 오래 가진 않았습니다. 고대하던 '라푼젤'(2010, 감독 네이슨 그레노·바이론 하워드) 구역이 나왔거든요. "라푼젤이 성에서 탈출하는 장면 기억나나요.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리는 유명한 장면이죠." 김 해설사의 설명에 학생기자들이 전시장 안 화면의 영상에 집중했죠. "장면을 구현하기 위해 애니메이터들은 연필로 스케치를 해요. 다음은 컴퓨터 그래픽이죠. 머리카락의 형태를 본뜨는 거예요. 머리카락을 여러 형태로 나눠 움직임을 만들고 색을 입히고 사람의 팔 동작처럼 부드럽게 작업합니다. 여러 단계를 거쳐 완성하는 거죠. 머리카락만 10년 연구한 사람이 머리카락을 표현하는 데 착수했고요. 제일 긴 건 20m고요. 한 올 한 올 다 그렸습니다. 우리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리듯 만화 속 라푼젤의 머리카락도 그래야 하니까요. 14만 가닥이나 그렸습니다."
 
ⓒDisney Enterprises, Inc <겨울왕국> 2013년

ⓒDisney Enterprises, Inc <겨울왕국> 2013년

라푼젤까지 봤으니 여러분에게 떠오른 작품 하나가 있을 겁니다. 네. '겨울왕국'(2013, 감독 크리스 벅·제니퍼 리)이죠. 여러분은 겨울왕국 주인공 엘사가 원래 악역이었다는 걸 알고 있나요. 초안에서는 모든 걸 얼리는 마녀였죠. 안나는 '내 심장을 얼려달라'며 엘사를 찾아갔던 거고요. 하지만 엘사의 주제곡 '렛잇고(Let it Go)'를 들은 관계자들이 노래가 너무나 아름다워 고민에 빠지죠. '왜 엘사가 악역이어야 하느냐'는 목소리가 나온 거예요. 엘사와 안나가 친자매가 되고 여러분이 아는 내용이 된 건 이 때문입니다. 또, 디즈니 최초의 여왕이 탄생한 것도 이 덕분이고요. 노래 한 곡이 영화 줄거리 전체를 바꾼 셈이죠. "왜 채은이랑 온유는 겨울왕국이 좋아요?" 전시장에 들어온 이후 가장 기뻐하는 두 학생기자의 표정을 보고 김 해설사가 물었습니다. "내용이 재미있어요." (채은) 김 해설사가 물은 이유는 뭘까요. "애니메이터들이 정말 궁금해했거든요. 아이들이 빨리 커서 겨울왕국의 어떤 점이 좋았는지 설명했으면 바란다는 게 애니메이터들의 소망이에요."
 
'모아나' 포토월에 선 (맨 왼쪽)김 해설사, 조온유·박채원 학생기자.

'모아나' 포토월에 선 (맨 왼쪽)김 해설사, 조온유·박채원 학생기자.

ⓒDisney Enterprises, Inc <주먹왕 랄프2: 인터넷 속으로> 2018년

ⓒDisney Enterprises, Inc <주먹왕 랄프2: 인터넷 속으로> 2018년

'모아나'(2016, 감독 론 클레멘츠·존 머스커)는 디즈니에서 여성 영웅이 나올 때가 됐다는 생각으로 야심차게 내놓은 작품입니다. "남자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나라를 구하고 영웅이 되는 멋진 주인공으로 만들었어요. 초고에서 원래 모아나에게 오빠가 있었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없는 게 낫겠다는 판단으로 없앴습니다." 김 해설사의 말대로 모아나 초안 스케치에는 다양한 형태의 남자 스케치가 있었죠. 옆에 있는 '주먹왕 랄프'(2012, 감독 리치 무어)·'주먹왕 랄프2'(2018, 감독 필 존스턴·리치 무어) 구역에는 분홍색 과자집이 눈에 띄었죠. "애니메이터들이 작품을 구상한 후 그림을 그리기 전에 모델링한 걸 직접 만들어 봐요. '앞으로 그림을 이렇게 그려야지' 하는 지침인 셈이죠. 실제로 만들어 보면서 이게 현실에서 구현할 수 있는 건지 세세하게 확인합니다. 그래야 작품 속 모든 게 진짜처럼 자연스럽거든요."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 관람 안내
ⓒDisney Enterprises, Inc <주토피아> 2016년

ⓒDisney Enterprises, Inc <주토피아> 2016년

장소: 서울 중구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전시 기간: 8월 18일까지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8시 (금·토·일·공휴일은 오후 9시까지 관람 가능) 
입장료
일반(만 19~64세) 1만5000원, 청소년(만 13~18세)·1만3000원, 어린이(만 7~12세) 11000원, 미취학아동·만 65세 이상 6000원
문의: 02-325-1077
 
글=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디즈니, 동행취재=박채원(서울 한양초 6)·조온유(서울 대곡초 6) 학생기자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소중 학생기자단은 이날 설명을 들은 이후에도 네 번이나 전시회를 더 관람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다시 확인하고 싶다는 소중 학생기자단의 열정이 고스란히 드러난 일화인 셈이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이날 설명을 들은 이후에도 네 번이나 전시회를 더 관람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다시 확인하고 싶다는 소중 학생기자단의 열정이 고스란히 드러난 일화인 셈이다.

박채원(서울 한양초 6)학생기자
가장 재밌었고 기억에 남는 건 라푼젤·모아나·겨울왕국·주먹왕 랄프 시리즈였습니다. 내가 제일 즐겁게 본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디즈니 전시회 취재 전에는 단순히 재미로만 영화를 보았는데 제작과정에서 제작자들의 많은 노력과 땀이 들어간 것을 알고 나니 달리 보입니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는 걸 배웠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애니메이터들의 아이디어가 담긴 수첩 옆에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김 해설사에 따르면, 애니메이터들은 항상 수첩을 소지하고 다니며 떠오른 생각을 수시로 적는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애니메이터들의 아이디어가 담긴 수첩 옆에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김 해설사에 따르면, 애니메이터들은 항상 수첩을 소지하고 다니며 떠오른 생각을 수시로 적는다.

조온유(서울 대곡초 6)학생기자
저는 평소에 사람이 나오는 영화를 잘 보지 않습니다. 그러니 유일하게 보는 영화는 애니메이션 형태죠. 제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이유는 캐릭터들의 ‘부드러운 움직임’ 때문입니다. 이런 섬세한 작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약 600여 명의 애니메이터가 함께한다고 합니다. 동영상과 사진 등으로 제작 과정을 쉽게 이해했죠. 해설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개인적으로 미녀와 야수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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