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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人]천연 화장품계 '보석' 김다해 보나쥬르 대표 "좋은 화장품은 왜 비싸야 하나요?"


최근 '착한 화장품'이 뷰티 업계 화두로 떠올랐다. 단순한 기능을 넘어 성분과 제조 과정까지 꼼꼼하게 따지는 소비자가 늘어난 덕분이다. 이들은 화학 약품 범벅인 화장품을 거부하고, 잔인한 동물 실험을 반대한다.

보나쥬르는 트렌드로 떠오른 착한 화장품 업계에서도 반짝반짝 빛나는 브랜드다. 총 50여 개에 달하는 유럽 비건 인증을 받으면서 단일 브랜드 중 최다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천연 화장품 브랜드 보나쥬르는 올해 스물여덟의 아가씨인 김다해 대표가 이끈다. 어리다고 쉽게 보면 큰코다친다. 어릴 때부터 천연 화장품을 찾아 산을 헤맸다. 각종 식물을 채취해 얼굴에 바르면서 피부도 깨끗해졌다. 20세 무렵에는 부친이 화장품 제조 공장을 열면서 좋은 화장품을 대중화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어찌 보면 착한 화장품을 만들어야 할 운명을 타고났다고 할 수 있다. 본지가 김다해 대표를 만나 보나쥬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젊고, 예쁘고, 당찼다. 하지만 생각은 성숙했다.





- 올해 스물여덟이다. 굉장히 이른 나이에 브랜드를 론칭했다.
"21세 때인 2011년 '보나쥬르'를 론칭했다. 공대생이었는데 다른 공부를 하고 싶어서 자퇴한 상황이었다. 평소 천연 화장품에 관심이 많았는데, 마침 그 무렵 부모님께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장을 시작했다. 화장품 제조와 최종 유통 과정을 더 속속들이 알게 되면서 어린 마음에 화가 나더라. 그리 좋지 않은 화장품이 너무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어린 마음에 내가 직접 좋은 퀄리티의 화장품을 만들어서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고 싶었다." 

- 화장품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10대 시절부터 피부가 정말 안 좋았다. 여드름이 많았다. 어릴 때 시골에서 살았는데 피부가 나아지고 싶어서 직접 천연 화장품을 만들었다. 몸에 좋은 식물을 직접 착즙해 얼굴에 바르는 식이었다. 지금의 내 피부는 시술 없이 오직 화장품으로 달라진 것이다. 시중에 있는 화장품은 나에게 잘 맞지 않았다. 천연 화장품도 알아봤지만 당시만 해도 브랜드가 한두 개밖에 없었고 효과도 잘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부모님이 OEM 사업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입문할 수 있는 배경이 만들어졌다."

- 가족이 OEM사를 운영하면, 화장품 업계를 속속들이 잘 알 것 같다.
"제조 라인에서 아르바이트도 했다. 정말 기본적인 것을 다 도왔다. 화장품이 무슨 원료로, 어떻게, 얼마에 만들어지는지 확인했다. 합리적 가격에 좋은 퀄리티의 화장품 브랜드를 내겠다는 생각과 정의감이 자연스럽게 드는 환경이었다.(웃음)"

 
사과에서 추출한 AHA 성분과 목화에서 추출한 천연 셀룰로스를 이용한 그린티 AHA 필링젤.

사과에서 추출한 AHA 성분과 목화에서 추출한 천연 셀룰로스를 이용한 그린티 AHA 필링젤.


 - 보나쥬르는 어떤 브랜드인가.
"내 경험을 담은 천연 화장품 브랜드다. 좋은 성분으로 가득 채웠지만, 가격은 대폭 낮췄다. 보나쥬르는 제품을 만들 때 원가 책정을 하지 않고 들어간다. 처음부터 원가를 결정하고 화장품을 만들면 좋은 성분을 추가하지 못하고 계속 빼고 수준을 낮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제품 퀄리티가 좋다. 다소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보나쥬르는 평균 원가가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두 배가량 높다. 하지만 판매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이런 제품을 늘 만들고 싶었고, 보나쥬르를 통해 자아실현을 했다."

- 원가는 비싼데 소비자 가격이 낮으면 돈은 언제 버나.
"그게 문제다.(웃음) 그래서 오프라인 유통망을 최소화하고, 온라인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보나쥬르가 론칭한 때만 해도 온라인 기반 화장품이 거의 없었다. 지금처럼 헬스앤드뷰티 스토어도 없었다. 온라인만 집중하면서 마진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할 수 있었다. 물론 우리 마진률은 안 좋다. 여기서 수수료 등을 내면서 오프라인 채널이나 홈쇼핑에 들어가면 더 힘들어진다. '유니콘 기업' 처럼 갑자기 훅 뜨지는 못하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안정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마니아도 늘어나는 추세다."

- 벤치마킹한 브랜드나 모델이 있나.
"없다. 21세 무렵이어서 비지니스 경험이 없었고 벤치마킹할 생각도 못 했다. 그냥 단순하게 '내가 경험한 좋은 화장품을 저렴하게 만들어 보급하자'는 생각만 했다. 또 그때는 천연화장품의 개념도 약했다. 나는 다양한 식물을 직접 얼굴에 발라 보면서 피부 개선을 경험했다. 보나쥬르의 컨셉트인 식물 유래 성분·천연·착한·정직함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 보나쥬르 화장품 가격은 얼마에 형성돼 있나.
"에센스는 2만8000원, 토너는 1만6000원 선에서 판매한다. 대부분 2만원대 미만이다. 최고급 성분과 등급만 엄선해 만드는 보나쥬르 프리미엄 라인도 4만원 선에 구매 가능하다."

- 화장품 용기가 심플하다. 요즘 럭셔리 화장품들은 용기를 화려하게 만드는 추세다.
"그런 걸 원하면 새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보나쥬르는 '정직함과 효능'이 핵심이다. 용기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성분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용기 디자인에 아예 손댈 수가 없다. 기업 철학에도 맞지 않고, 우리 제품을 용기가 예뻐서 산다는 분은 없다. 나에게 화장품 용기란 과할 필요가 없고 기본적 성능만 해 주면 되는 분야다."

- 보나쥬르 성분은 어떤 면에서 좋다고 자부하나.
"원물의 함량이 다르다. 가령, 최근 '가지'를 컨셉트로 한 화장품이 인기였는데 루페올이라는 성분이 많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중에 진짜 루페올을 함유한 화장품은 별로 없다. 보나쥬르는 진짜 루페올이 함유된 가지 추출물을 넣는다. 소비자들이 추출물과 추출수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추출수는 농축액을 1%만 넣어서 섞어도 추출수가 된다. 추출물은 고형분이 4% 이상 들어간다. 추출물과 추출수는 성분 함유가 다른 개념이다. 요즘 이런저런 앱으로 화장품 성분을 확인할 수 있는데, 앱에서 보여 주는 결과에만 의존하지 말고 이런 부분도 소비자들이 잘 따졌으면 한다."

 

- 보나쥬르는 천연화장품 사이 비교적 단단한 소비자층을 가졌다. 비결은.
"우리는 화장품을 구매할 때마다 5종 샘플을 전달한다. 첫 구매자에게는 10종을 드린다. 모든 샘플은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좋아 보이기는 한데 나한테 맞을지 모르겠다'고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배려다. 우리가 테스트베드 매장이 많지 않기 때문에 샘플에 더 신경썼다. 사실 쉬운 과정은 아니다. 일일이 주문자 선택에 따라 수작업으로 샘플을 선택해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샘플로 나가는 가격도 상당하다."

- 요즘 화장품 브랜드 오너들 중에 인플루언서 출신이 많은데.
"나에게도 이따금 'SNS스타 출신이냐'고 묻는 분들이 있다. 아니다. 최근 SNS 팬에 의존해 화장품을 판매하는 사례가 이따금 있다. 나도 유튜브를 하지만, 사실 성분에 대한 설명 위주로 상업적 속성을 거의 배제했다. 인스타그램도 활발하게 하지 않는다. 나는 보수적인 사람이다. 회사 대표가 SNS를 활발하게 하면 좋지 않은 결과로 연결되는 경우가 더러 있더라. 늘 이 점을 걱정하고 조심한다. 다만, 과거 블로그는 열심히 했다. 한때 하루 방문이 2만명씩 됐다. 제품에 대해서 알리고 궁금한 것들에 응답하는 소통 창구다."
 
- 매출과 판매를 생각하면 SNS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장단점이 분명하다. 오너가 스타가 돼 브랜드를 키우면 좋긴 하지만, 그건 내가 그리는 그림이 아니다. 대표가 없어도 브랜드는 지속돼야 한다. 그것이 내 꿈이고. 또 대표 나이가 아직 어린데 미디어나 SNS에서 지나치게 스타가 되면 회사 구성원들이 의기소침해 질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유니콘 기업이나 스타트업 오너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들었다."

- 보나쥬르를 운영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경험이 있다면.
"우리 제품인 '그린티 워터밤'이 케이블 뷰티 프로그램인 '겟잇뷰티 뷰라벨'에 선정됐을 때다. 각 분야 전문가들과 소비자들이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최고의 제품을 뽑는 방식이다. 물론 보나쥬르는 어떤 협찬이나 광고도 없었다. 어느 날 우리 제품이 갑자기 많이 나가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겟잇뷰티 블라인드 테스트 1위에 선정됐더라. 본방도 못 보고 재방으로 다시 봤다. 자식 잘 키운 기분이 들었다. 겟잇뷰티를 통해 우리 제품이 재평가되는 계기를 얻었고, 터닝 포인트가 됐다."

- 그린티 워터밤은 어떤 제품인가.
"그린티 워터밤은 우리나라에 수분크림 개념이 대중에 막 퍼질 무렵 나왔다. 가격도 1만4800원으로 저렴하고, 미백 주름 기능성 팹타이드 성분이 들어갔다. 탄력, 주름에 신경 쓰는 분 중에 수분크림을 찾는다면 합리적 가격으로 접근 할 수 있는 제품이다. 그린티 워터밤은 꾸준하고 오래 잘 팔린다. 과거 수분크림이라고 하면 실리콘 성분을 넣어서 발림성이 좋게만 만들려는 경향이 있었다. 우리 제품은 착한 성분을 주로 넣다보니 이런 부분은 다소 부정 평가가 나올 수있다고 봤다. 그런데 소비자도 성분을 꼼꼼하게 따지더라."

- 실패의 경험은 없나.
"주로 너무 앞서 나간 제품이 실패했다. '스칼프'라고 두피 스크럽 제품을 과거 내놓았는데, 소비자들이 많이 선택하지 않더라. 우리 아버지가 탈모였는데 스칼프를 쓰고 효과를 봤다. 그런데 스칼프라는 개념이 대중에 뿌리 내리지 않았던 터라 일찍 접었다. 요즘 들어 미세먼지가 늘면서 스칼프가 다시 뜨고 있는데 우리가 유행을 너무 앞섰다 싶다."

- 보나쥬르가 국내에서 비건 인증을 가장 많이 받은 브랜드라고 들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까지 50개다. 국내 단일 브랜드로는 최다로 안다. 브랜드의 차별화를 위해 비건 인증을 받고 있다. 국내도 인증을 받을 수 있지만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은 터였다. 그래서 유럽 비건 인증을 선택했다. 과정과 절차가 까다롭고 성분 및 원료 제조 과정까지 입증 자료를 내야 한다. 총과정이 6개월 이상 걸리고 매년 갱신도 해야 한다. 최근 비건 인증이 트렌드가 됐지만 시간이 걸려서 빠르게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받은 비건 인증을 모두 합하면 액수도 적지 않다. 그래도 비건 인증을 꾸준하게 받고 있다."

- 비건 인증이 정확히 뭔가.
"비건 화장품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천연 화장품이나 식물성 원료를 쓴 것이라고만 나온다. 그러나 비건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원료의 교차 오염이나 동물로 분류되는 생물 실험을 해선 안된다. 또 유전자 변형 생물 등도 사용하면 안된다. 콜라겐 성분이 들어갔다면 이것이 동물 유래인지 식물 유래인지 따져야 한다. 이런 과정이 어려워서 기존 제품으로 비건 인증을 받지 못하고 아예 제품을 새로 만드는 케이스도 적지 않다고 들었다."

- 보나쥬르의 향후 방향은.
"정직하고 효능이 좋지만, 저렴한 화장품이라는 컨셉을 꾸준하게 이어 가고 싶다. 고객층과 판로를 해외까지 열어서 롱런하고 싶다. 믿고 쓰는 기업의 철학을 밀고 나가서 '천연 화장품' 하면 보나쥬르를 떠올리게 하고 싶다. 매출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유통망을 통해 무조건 볼륨을 키우는 방식으로 가진 않을 것 같다."

- 기초 말고 색조 라인 론칭은.
"현재 보나쥬르는 제품 라인이 70~80개 정도 된다. 스킨·로션·에센스가 대부분이다. 앞으로 색조도 계획 중이다. 현재 이를 위해 공장도 더 짓고 있다."

- 꿈이 무엇인가.
"교육 사업이다. 뜬금없을 수도 있겠다.(웃음) 성장하면서 많은 분들의 지원과 사랑을 받았다. 보나쥬르도 그렇다. 돈을 많이 벌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 사업을 해 보답하고 싶다. 내 이름이 한글이다. '다 해내리라'는 의미에서 다해가 됐다. 이름대로 살고 싶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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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